국민의힘 절대 다수인 경상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백수명)가 정부에서 추진하는 농어촌기본소득 관련 경남도비 예산을 전액 삭감해 논란이다. 경남에서 유일하게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남해군은 "소멸극복을 위한 마중물"이라며 예산원상 복구를 호소하고,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원안 복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산부는 공모 과정을 거쳐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으로 경남에서는 남해군을 선정했다. 이에 남해군을 비롯한 시범사업에 선정된 지역의 주민은 1인당 2026년, 2027년에 걸쳐 매월 15만원(연 180만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는다.
남해군 농어촌기본소득 사업 전체 예산은 국비 40%(280억 8000만원), 도비 18%(126억 3600만원), 군비 42%(294억 8400만원)로 전체 702억원(2026년)이다. 그런데 경남도의회 농해수위는 지난 3일, 내년도 경남도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관련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경남도의회 농해수위는 전체 의원 10명이고, 정당·지역 분포를 보면 국민의힘 9명은 고성, 함양, 합천, 함안 등이고, 더불어민주당 1명은 남해다. 경남도의회 예결특위는 전체 15명이고, 국민의힘 14명과 더불어민주당 1명이다. 상임위에서 삭감된 예산안은 예결위에서 복원할 수 있는데, 예결위 심사가 오는 9일 열린다.
장충남 남해군수 "원상 복구를 간곡하게 호소"

▲장충남 경남 남해군수, 5일 남해군청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관련 기자회견. ⓒ 남해군청
경남도의회 상임위에서 관련 예산안이 전액 삭감되자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5일 남해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소멸을 극복할 수 있는 국가 시범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도 예산 원상 복구를 간곡하게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장충남 군수는 "도의회 예산 삭감 소식 이후 군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이번 결정은 예산 심의 과정 중 하나일 뿐이며 아직 최종 결정이 아니다"라며 "남해군수로서 가진 모든 역량과 행정력을 총동원해 예산 복원에 나서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장 군수는 "남해군의회와 긴밀히 협력해 경남도의회를 직접 설득하고,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의 취지와 도비 지원의 당위성을 분명히 설명하겠다"라며 "예산은 예결특위와 본회의라는 절차가 남아 있다. 반드시 도비를 확보해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 군수는 "이 사안이 정치적 쟁점화로 비화되거나 특정 의원을 비난하는 등 갈등이 커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군민 여러분께서도 걱정이 크시겠지만, 지금은 감정적 대응보다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 남해군이 책임지고 설득하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국가 시범사업이 현실화 되기 위해서는 광역지자체의 재정적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경상남도가 농어촌의 위기에 공감해 도비 18% 지원을 결정해 준 만큼, 도의회에서도 시범사업의 가치를 다시 살펴볼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장충남 군수는 "남해군의 노력만으로는 이 사업을 완성할 수 없다"며 "군민의 참여와 관심, 경남도와 중앙정부의 정책적 지원, 경상남도의회와 남해군의회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경남도당 "반드시 원안대로 복원해야"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 허성무)은 별도로 낸 자료를 통해 경남도의회 농해수위의 예산안 삭감에 대해 '유감'을 나타내면서 "예결특위의 면밀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예산을 반드시 원안대로 복원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위장전입'이나 '빨대 효과'에 대한 우려는 새로운 정책적 전환의 관점에서 재해석되어야 한다"라며 "최근 남해군 인구가 다시 4만 명을 회복한 것은 이 시범사업이 유발한 정책 효과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단순히 인접 지역 인구를 흡수하는 부정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기보다는, 타 지역 향우들의 '건전한 귀향'을 유도하고, 직장 때문에 진주·사천 등에서 출퇴근하던 이들이 남해로 주소지를 옮기는 '실질적인 정주 인구 유입'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는 소멸 위기 지역에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찾아야 할, 사람이 돌아오게 만드는 '마중물 효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라고 설명했다.
재정부담 등 주장 관련해, 민주당 경남도당은 "'재정 부담' 및 '기존 사업 축소'가 아니라 '사람 중심의 투자'로 보아야 한다"라며 "물론 한정된 예산 안에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농어촌기본소득은 현금이 아닌 '지역화폐'로 지급되어, 지역 내 소상공인 매출 증대와 경제 활성화에 직결되는 '순환 경제 효과'를 창출한다. 이는 '퍼주기식 복지'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근간을 지탱하는 '지속 가능한 지역 경제 투자'다"라고 강조했다.
'형평성' 논란에 대해, 민주당 경남도당은 "이 사업은 2년으로 한정된 '시범사업'이다. 남해군이 선도적으로 이 시범사업을 통해 성과를 검증하고 문제점을 보완한다면, 그 경험은 장차 경남도 내 다른 소멸 위기 지역에 적용될 모델이 될 것이다. 남해군만의 특혜가 아닌, 경남 전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소중한 '정책 실험대'가 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경남도의회 예결특위가 단기적인 우려를 넘어,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이라는 절박한 현실 속에서 이 시범사업이 가지는 희망과 비전을 헤아려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 드린다"라고 밝혔다.
한편 끝내 도비 확보를 못하는 상황에 대해, 남해군청 관계자는 "국회에서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관련 예산을 통과시키면서 '지방비 확보가 되지 않으면 국비 배정을 보류한다'는 부대의견을 붙여 놓았다"라며 "기준이 확정된 게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도 관련 부처와 협의를 하는 등 대책 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