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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다크투어에서 도슨트로 참여해 1년 전 비상계엄 당시 국회 담장을 넘었던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다크투어에서 도슨트로 참여해 1년 전 비상계엄 당시 국회 담장을 넘었던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 복건우

통제 속 국회담 넘는 우원식 국회의장 3일 오후 11시경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경찰이 통제 중인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담을 넘어 본청으로 향하고 있다. 2024.12.4 [국회의장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통제 속 국회담 넘는 우원식 국회의장3일 오후 11시경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경찰이 통제 중인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담을 넘어 본청으로 향하고 있다. 2024.12.4 [국회의장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연합뉴스

"어디로 담을 넘을까 하다가 발 디딜 데가 있는 여기로 넘어간 거죠."

'그날 밤' 국회 진입을 위해 넘었던 담장을 우원식 국회의장이 1년 뒤 다시 찾아 말했다. 우 의장은 지난해 12월 3일 불법계엄 해제 표결을 위해 1m 남짓한 이 담장을 넘어 본회의장에 들어간 일화를 소개했다. '우원식 도슨트(해설사)'를 만나러 온 시민들도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1년 전 그날만큼 추운 날씨에도 그날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1년 뒤 시민들은 담장, 본회의장, 운동장 등 국회의 풍경을 하나하나 눈에 담았다.

국회가 12·3 불법계엄 1년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국회 정문~담장(우 의장 월담 장소)~국회운동장~국회의사당~독립기억광장을 걷는 '다크투어(비극적 역사 현장을 돌아보며 교훈을 되새기는 여행)'를 진행했다. 이날 시민 50명(계엄 당시 국회를 지킨 시민 20명 포함)이 참여했고 <오마이뉴스>도 다크투어에 신청해 함께했다. 영하 12도 한파로 목도리를 두르거나 패딩을 껴입은 시민들은 이날 우 의장을 따라 2시간 동안 국회를 걸었다.

'계엄군 침탈' 현장 앞에서 "유리조각 하나 안 치웠다"

다크투어 도슨트로 나선 우원식 국회의장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해제 1주년 기억행사' 다크투어에서 도슨트로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 계엄군이 들이닥쳤던 국회 1문을 돌아보고 있다.
다크투어 도슨트로 나선 우원식 국회의장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해제 1주년 기억행사' 다크투어에서 도슨트로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 계엄군이 들이닥쳤던 국회 1문을 돌아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다크투어는 국회 1문(정문)에서 시작됐다. 계엄 선포 당시 국회는 경찰에 의해 출입이 통제됐기에 국회의원과 보좌진들은 출입문 대신 담장을 넘어 경내로 진입해야 했다. 국회 1문을 가리키며 우 의장은 "비상계엄이 시작된 문"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당시 "1문·2문·3문이 차례로 다 막혔고 국회를 지키라고 보낸 국회경비대가 국회의원을 막았다"라고 설명했다.

국회 다크투어 도슨트로 나선 우원식 국회의장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그날 12.3 다크투어’에서 직접 도슨트로 나서 시민들에게 월담한 곳을 안내하고 있다.
국회 다크투어 도슨트로 나선 우원식 국회의장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그날 12.3 다크투어’에서 직접 도슨트로 나서 시민들에게 월담한 곳을 안내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해제 1주년 기억행사' 다크투어에서 도슨트로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 국회운동장 헬기 착륙 지점을 돌아보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해제 1주년 기억행사' 다크투어에서 도슨트로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 국회운동장 헬기 착륙 지점을 돌아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국회 3문 인근 '국회의장이 비상계엄 해제를 위해 담 넘어간 곳'이라고 적힌 월담 장소를 지나 시민들은 1년 전 계엄군 헬기가 착륙했던 국회 뒤편 운동장으로 이동했다. 당시 국회는 계엄 해제 이후에도 2차 계엄에 대비해 운동장에 헬기가 내려앉을 만한 곳마다 차를 주차시켜 착륙을 막았다. 송서영 당시 국회 방호과장은 "8차례에 걸쳐 3대씩 헬기 24대가 운동장에 왔다"라며 "(본관으로 들어오는 계엄군을) 직원들이 몸으로 막아냈다"라고 말했다.

다음 장소는 국회의사당 로텐더홀과 본회의장이었다. 당시 국회의원들은 국회에 투입된 경찰 저지를 뚫고 담장을 넘어 본회의장에 들어갔고, 국회는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했다. 이날 본회의장 방청석에서 의장석을 바라보며 우 의장은 "그날 의원이 과반 가까이 모여서 저도 본회의장에 들어와 (계엄 해제를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라고 떠올렸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해제 1주년 기억행사' 다크투어에서 도슨트로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 계엄 해제 표결을 이뤄낸 본회의장을 돌아보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해제 1주년 기억행사' 다크투어에서 도슨트로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 계엄 해제 표결을 이뤄낸 본회의장을 돌아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해제 1주년 기억행사' 다크투어에서 도슨트로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 계엄군이 들이닥쳤던 본관 233호 외부를 돌아보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해제 1주년 기억행사' 다크투어에서 도슨트로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 계엄군이 들이닥쳤던 본관 233호 외부를 돌아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국회의사당을 나와 바라본 2층 현관엔 계엄군이 유리창을 깨고 진입한 흔적이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1년 전 계엄군은 헬기를 통해 국회 경내에 도착한 뒤 국회의사당 2층 사무실 유리창을 깨며 국회로 진입했다(관련 기사: 국회 사무총장 "계엄 관련 국방부·군인·경찰 전면 출입 금지"). 이곳에서 우 의장은 "유리 조각 하나 치우지 않았다"라며 "(계엄군이) 유리창을 깬 건 본회의 시각을 새벽 1시 30분에서 1시로 당기게 된 이유였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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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다크투어는 독립기억광장에서 마무리됐다. 무명 독립군을 기억하기 위해 조성된 이곳과 12·3 비상계엄의 연결고리를 우 의장이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14일 탄핵 소추가 가결된 날 여의도에 온 국민들을 보고 싶어서 의원회관 옥상에 올라갔는데, 너무 감동스럽고 가슴이 터질 것 같더라고요. 국회의장이나 의원들의 이름은 어딘가 남는데 응원봉을 들고 여의도를 가득 메운 국민들의 이름은 남지 않아요. 그래서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기리려면 이름도 없이 쓰러져 간 무명 의병·독립군·광복군을 기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민주주의의 역사는 그때부터 시작한 것이니까요."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그날 12.3 다크투어’에서 직접 도슨트로 나서 시민들에게 국회 상징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그날 12.3 다크투어’에서 직접 도슨트로 나서 시민들에게 국회 상징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계엄 당시 주요 현장들을 돌아보며 시민들도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오마이뉴스>와 만난 다크투어 참여자 전지훈(42)씨는 "뉴스로만 접했던 곳들을 한 군데씩 돌아다니면서 그날 현장에 있었던 분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다시 볼 수 있는 기회였다"라며 "유리창이 깨진 곳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위해가 직접적으로 가해졌다는 걸 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계엄 당시 경북 경산에서 렌터카를 빌려 국회로 올라왔다는 예비교사 한일환(26)씨는 "그날 국회를 같이 지켰던 시민들과 이 자리에 함께 있다는 데 동질감을 느꼈다"라며 "국회의장이 국회 곳곳을 설명해 주시는 게 많이 와닿았다. 당시 현장을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다크투어 외에도 이날 국회 곳곳에선 계엄 1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앞서 오후 4시엔 국회의사당 2층 정문(정현관)에서 의장단과 각 정당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글새김 제막식'이 있었다. 오후 9시엔 계엄 해제 당시 기억을 되새기는 '미디어 파사드'가 국회의사당 전면에서 약 20분간 상영될 예정이다.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선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기록기념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과 함께 이날 오후 7시부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을 하고 있다.

#우원식#다크투어#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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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복건우입니다.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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