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인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빛의 혁명 1주년 대국민 특별성명'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5.12.3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은 3일 강조한 것은 다시는 누구도 꿈꾸지 못하도록 한 톨의 의혹도 남기지 않을 '완전한 내란 청산'이었다.
"몸속 깊숙하게 박힌 암을 치료하는 것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며 "나라의 근본에 관한 문제는 철저하게 진상규명을 하고 상응하는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를 위한 합당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또한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시는 이런 위험을 우리 스스로, 우리 후대들에게 겪게 해서는 안 된다"라며 "정의로운 통합은 봉합이 아니다"고 짚었다.
특히 내란수괴 혐의로 재판 중인 윤석열 등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사법적 판단과 진상 규명을 이유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2차 종합 특검에 대해서는 "국회가 판단할 일"이라고 답했다. 다만, "국민 여론에 따라서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입법부가 잘 행사할 것", "(내란 수사를) 이 정부가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엄청난 논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입장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빛의 혁명 1주년 대국민 특별성명' 발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내란전담재판부 등에 "국회, 국민 주권 의지 잘 받들 것이라 생각"
이 대통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대한 질문에 "국회는 국회가 할 일이 있고 행정부는 행정부가 할 일이 있다. 사법부 역시 사법부가 할 일이 있다"며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는 국회가 잘 판단해서 결정할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론에 따라서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입법부가 잘 행사할 것이라, 국민 주권 의지를 잘 받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2차 종합 특검에 대해서도 "국회가 적절히 잘 판단할 것"이라고 같은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다만 "내란 특검이 끝나더라도 이 상태에서 덮고 넘어가긴 어려워서 특별수사본부를 꾸려서 계속 조사해야 될 텐데 과연 이 정부가 (수사를) 하는 게 바람직할까? 엄청난 정치적 논란이 또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내란 관련 수사나 기소는 특검과 같은 독립기구에서 진행하는 게 낫다는 취지였다.
이 대통령은 "(내란 청산이) 최대한 빨리 끝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제가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독립기구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국회 이쪽 역할이 현재는 더 중요한 것 같다. 제가 수사기관을 구체적으로 지휘하기도 어렵고 객관적으로도 쉽지 않은 것을 잘 아시지 않냐"라고 했다.
"조금 지치더라도 치료는 깨끗하게 해야... 통합 악용하는 경우 많았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날 "몸속 깊숙이 박힌 치명적인 암을 제거하는 것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며 "내란 사태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을 진압 중으로 봐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란 청산 과정이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여론도 있다'는 취지의 질문에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을 할 수 있게 질문 주셨다. 감사하다"라며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개혁은 원래 가죽을 벗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더 나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통이 수반된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라며 내란 청산 작업을 암 수술 치료 과정에 비유했다. 이어 "조금 길고 조금 지치더라도 치료를 깨끗하게 해야 한다"며 "가담자들이 깊이 반성하고 (내란이) 재발할 여지가 없다면 용서하고 화합해야 겠지만 숨겨놓고 적당히 넘어갈 수는 없다"고 밝혔다.
특별성명을 통해 밝힌 "정의로운 통합"에 대해서도 "통합은 봉합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국가 구성원들 사이의 충돌과 갈등을 조정하고 하나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게 대통령의 가장 큰 역할인데 이 통합을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공통의 지향점을 가지고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함께 가자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삼가했다.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관련 질문엔 "제가 특별한 의견을 드리는 것이 부적절한 것 같다. 국민께서 상식과 원칙에 따라 판단하실 것이고 그 결과도 결국은 상식과 법률에 맞춰서 나올 것"이라고 했다.
또한 "어젯밤, 국민의힘 야당 측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합의처리해 주신 점에 대해서 감사드린다"며 "그게 정치의 일면이 아닐까 싶다. 치열하게 싸우더라도 할 일을 한다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가장 아름답고 정의롭게 승리한 역사적 경험, '빛의 혁명이 시작된 날'로 기념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인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빛의 혁명 1주년 대국민 특별성명'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2025.12.3 ⓒ 연합뉴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불의를 함께 극복한 역사적 경험을 후대와 함께 향유하기 위해 12월 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지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관련 질문에 "대한민국은 불의에 저항해서 국민들이 나라를 제대로 세웠던 많은 역사적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성공했을 때도 있었고 실패했을 때도 있었지만 (12월 3일은) 국민들이 가장 아름답고 평화롭게, 또 정의롭게 법적절차에 따라서 승리한 경험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역사적 경험을 후대들도 영원히 기억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빛의 혁명이 시작된 날', '국민주권이 진정으로 실현된 날'로 기념일을 정하고 법정공휴일로 정해서 국민들이 최소한 1년에 한 번쯤은 회상하고 다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이 역시 행정부가 일방으로 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 국회 입법 과정을 거쳐야 된다"라며 "그 과정에서 많은 논쟁들이 벌어지겠지만 결국 최종적으론 국민들의 의사에 따라서 가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엄을 저지한 국민들이 노별평화상을 수상할 자격이 있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저는 그런 의견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 역시 국민들의 의사, 세계 시민들의 의사가 중요하지 않겠나"라며 "제가 이 말씀을 드린 것을 계기로 타당성 여부, 또 현실 가능성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날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례적으로 국회 앞에서 열리는 '12.3 내란외환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에 참석키로 한 데 대해서는 "제가 그 역사적 현장에, 그 역사적 순간에 참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저 역시도 (작년 12월 3일) 그날 밤에 그 끔찍한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진 않다"며 "고통스럽긴 하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저 스스로를 다잡기 위해서, 저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조용히 참석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