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는 11월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우두머리' 재판에서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을 직접 신문하며 '국회 봉쇄 지시를 한 적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지난해 12.3 내란 뒤 교육계에서는 새로운 화두가 떠올랐다. 바로 "윤석열과 같은 사람은 어떻게 길러졌는가?"라는 것이다.
김동춘 "시험 지배 교육이 윤석열과 같은 비뚤어진 승리자 만들어"
올해 3일 오후 4시, 비상시국교육원탁회의와 (사)미래교육희망이 주최한 '12.3 내란 1년, 교육대개혁의 방향과 과제' 토론회에서도 이런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미리 공개된 토론회 자료집을 살펴봤다.
이혁규 청주교육대학 전 총장은 토론문에서 "어떤 교육을 받아야 윤석열과 같은 사람이 길러지며, 어떤 제도적 조건에서 그런 사람이 대통령의 자리까지 차지할 수 있게 되는가?"라고 물으면서 "민주주의의 퇴행을 막기 위해서는 자존감 교육, 공감 교육, 민주시민과 공화주의 교육이라는 3단계의 교육이 충실히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윤석열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성공한 고위층들은 대부분 이 3단계의 교육에서 모두 실패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짚었다.
김동춘 좋은세상연구소 대표는 발제문에서 "12.3 계엄 이후 목격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에서 가장 학력, 학벌이 좋다고 평가받는 최고의 공부 선수, 즉 서울대 법대, 판검사, 사법 행정 고시 출신들의 반국가성, 반사회성, 현실에 대한 무지, 그리고 이중성과 도덕적 무책임성 이것은 한국 고등교육의 완전한 실패를 노정하는 것"이라면서 "대통령, 정치가, 기업가, 법률가, 학자 등 중요한 어른들로부터 배울 것이 없는 사회에서는 그 어떤 학교 교육도 성공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대표는 "시험이 지배하는 한국 교육은 주로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비뚤어진 엘리트를 학교 교육의 승리자로 만들었다"라면서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이 정치나 사회적 의제에 대한 높은 판단력을 갖는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이 12.3 계엄으로 드러났다"라고 짚었다. "교육의 중립성 강요는 교사와 학생을 무뇌아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라고도 우려했다.
이어 김 대표는 "뉴라이트 등이 20년 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한 여러 대안학교 운동, 리박스쿨 등으로 인한 10대 학생들의 비뚤어진 '우익 의식화' 교육을 수술해야 한다"라면서 "전국 거의 모든 지방에서 악성 민원에 의한 학생인권조례 폐지, 차별금지법 반대 등의 시도를 막을 수 있는 체계적인 대책이 우선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민주시민교육법의 통과를 통한 시민교육의 법적 근거 마련 작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주권적 시민과 공감 능력 있는 시민을 동시에 육성해야 한다. 소통 공감을 통해 타인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을 육성해야 할 필요성이 시급하다"라면서 "민주주의를 몸으로 실천할 수 있는 인간,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인간을 육성하는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해야 민주주의의 질적 전환을 위한 사회적 기초가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지역 중학생 신문인 '토끼풀'의 문성호 편집장(중학생)은 토론문에서 "심각한 극우화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교육이다. 작년 내란 이후로 '윤 어게인' 세력도 학교 안에 많이 침투했는데, 교육은 이러한 사상을 막는 데 아무 역할도 하지 못했다"라면서 "학교 안에서 가짜 정보를 필터링하는 방법을 배우고, 혐오 표현이 나쁘다는 것을 몸으로 익혔어야 하는 시기에 학교는 그러한 것들을 모두 '정치'라며 학교 밖으로 밀어냈다"라고 현실을 전했다.
'토끼풀' 편집장 "극우와 혐오에 학교는 손 놓아"
유은혜 전 교육부장관은 토론문에서 '12.3 내란 극복을 위해 민주시민교육 강화'를 강조했다. 유 전 장관은 "지극히 당연한 민주시민교육 내용마저도 학교 현장에서는 부담스러워하는 현실에서 민주시민교육 관련 법률 제정은 미뤄서는 안 되는 시급한 과제"라면서 "각종 허위 정보가 초등학생에게까지 무방비로 노출되는 현실에서 구체적인 민주시민교육의 복권과 활성화는 속도감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아울러 진정한 민주시민교육 실현을 위해서는 교원의 정치적 시민권 확보에 대한 논의도 병행되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