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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2.03 11:04최종 업데이트 25.12.03 14:01

[사진] 비상계엄 1년, 침묵을 거부한 카메라

비주류사진관 선언, 기록은 오늘의 증언이자 내일의 책임이다

 비상계엄 1주기, 비주류사진관 선언문
비상계엄 1주기, 비주류사진관 선언문 ⓒ 비주류사진관

비주류사진관이 비상계엄 1주기를 맞아 다시 한 번 '기록의 신념'을 세상에 드러냈다. 2025년 12월 2일 발표된 선언문은 "말의 온기가 사라지고, 눈빛에 경계가 스며든 시대"라는 문장으로 오늘의 사회를 규정한다. 1년 전 국가 비상사태가 남긴 상흔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며, 선언은 그 균열의 한복판에서 사진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는다.

선언문은 거리의 장기투쟁 노동자, 재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서민들, 불안정한 내일을 견디는 얼굴들을 기록의 대상이 아닌 '시대의 중심'으로 호명한다. 비주류사진관은 노동자의 터실한 얼굴과 밀려나는 일상 속 존엄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밝힌다. 이는 단순한 현실 묘사가 아닌, 사회 구조가 만들어낸 불평등과 침묵의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선언은 "사진은 묻고 증언하는 기록이며, 침묵은 공범이 된다"고 명확히 천명한다. 기록의 중단은 곧 책임의 포기이며, 무관심은 폭력의 다른 이름이라는 메시지다. 비주류사진관은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지운 채 앞으로 가지 않겠다", "인간의 존엄을 뒤로 미루지 않겠다", "기록을 멈추지 않겠다"는 세 가지 원칙을 통해, 사진 행위가 곧 사회적 실천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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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문은 또한 도시의 불빛을 은유로 삼는다. 누구를 비추고 누구를 지우는지 알 수 없는 빛 아래에서 삶은 흔들리고, 평범한 일상조차 위태로워진다. 비주류사진관은 바로 그 불안의 현장, 버티는 몸과 흔들리는 삶의 경계에서 카메라를 든다고 말한다. 희미하지만 끝내 꺼지지 않는 빛을 향해 렌즈를 고정하겠다는 다짐은, 예술이 곧 윤리이자 저항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선언은 과거 사건에 대한 추모를 넘어서 오늘의 사회를 향한 질문이자, 미래를 향한 약속이다. 기록은 단순한 저장이 아니라 증언이며, 사진은 현실에 개입하는 또 하나의 언어임을 다시 한 번 환기한다. 비주류사진관의 이번 선언은 '사진의 사회적 역할'이라는 오래된 화두를 비상계엄 1주기라는 구체적인 시간 위에 다시 세워놓았다.

 비주류사진관 2025년 송년회 포스터
비주류사진관 2025년 송년회 포스터 ⓒ 비주류사진관

한편 비주류사진관은 오는 12월 20일 부산 영도에서 송년회를 열고 한 해의 기록 활동을 돌아본다. 이번 송년회는 소속 정회원들 및 동네 이웃은 물론 현재 진행중인 봉래동 골목사진전 관람객들과 소박한 식사와 교류를 중심으로 작고 소박한 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다.

#비주류사진관#비상계엄1주년#골목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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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실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로서, 드러나지 않은 삶과 소외된 이들의 희망을 세상에 전하고자 합니다. 사실 속에서 진실을 찾아가는 그 긴 여정에 함께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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