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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자고 일어나니 끝나 있더라", "출근하는 데 별문제 없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을 맞아 주변에서 종종 들려오는 반응입니다. 개중에는 "그냥 정치적인 쇼 아니었냐", "실제로는 별로 위험하지 않았다"며 그날의 공포를 가볍게 여기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습니다. 그날 밤, 대한민국은 단순히 잠을 설친 것이 아니라 '내란'의 문턱을 넘나들었습니다. 시민들이 편안하게 잠든 사이, 서울 한복판에서는 실탄과 총기를 휴대한 군대가 출동했고, 군 통수권자의 입에서는 "총을 쏴서라도", "도끼로 부수고"라는 섬뜩한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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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 명령이 현장에서 단 하나라도 실행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2024년 12월 3일 밤은 현대사의 가장 비극적인 '피의 화요일'로 기록되었을 것입니다.

아직도 그날이 '별거 아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여기, 살기(殺氣)가 등등했던 그날 밤 6시간의 기록을 다시 꺼내 봅니다. 이 기록을 보고도 과연 '별일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 묻고 싶습니다.

[타임라인] 12.3 비상계엄 윤석열 발언 및 지시

2024년 12월 3일 22:23 - <긴급담화문 발표, 비상계엄 선포> 윤석열 전 대통령은 1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종북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22:53경 - <국정원 대상 지시> 윤 전 대통령은 홍장원 국정원 1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봤지? 비상계엄 발표하는 거.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라며 사실상의 '숙청'을 지시했습니다.

23:23경 - <계엄사령부 포고령 발령> 박안수 계엄사령관(육군참모총장) 명의로 포고령 제1호가 발령됐습니다. 정치활동 금지, 언론 통제 등 민주주의의 숨통을 조이는 조치들이 즉각 시행됐습니다.

23:30 ~ <경찰청장 대상 체포 지시> 윤 전 대통령은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총 6차례 전화를 걸어 "국회 들어가려는 국회의원들 다 체포해. 잡아들여. 불법이야. 국회의원들 다 포고령 위반이야. 체포해"라며 입법부 무력화를 시도했습니다.

2024년 12월 4일 00:20경 - <특전사령관 대상 진입 재촉> 윤 전 대통령은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에게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 다 끄집어내라", "아직 국회 내에 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으니 빨리 국회 안으로 들어가서 의사당 안에 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나와라"고 명령했습니다.

00:30 ~ 01:00경 - <수방사령관 대상 국회 진입 압박> 윤 전 대통령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에게 "아직도 못 들어갔어?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둘러업고 나오라고 해"라고 1차 지시를 내렸습니다. 이후 의결정족수가 임박하자 "아직도 못 갔냐. 뭐 하고 있냐. 문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며 초헌법적 발포 명령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01:03 - <국회 계엄 해제 결의 및 대통령의 지속 의지> 국회 가결 직후 윤 전 대통령은 이진우 사령관에게 "해제됐다 하더라도 내가 두 번, 세 번 계엄령을 선포하면 되니 계속 진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헌법을 완전히 무시한 폭주였습니다.

~ 01:47 - <합참벙커 회의 및 국방장관 질책> 윤 전 대통령은 김용현 국방장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과 머물며 "국회에 1천명은 보냈어야지"라며 군 투입 규모가 적었음을 질책했습니다.

04:26 - <비상계엄 해제 선언> 국회의 해제 요구를 수용하는 형식으로 2차 담화를 발표하며 계엄 해제를 선언했습니다.

"싹 다 잡아들여"... 정적 제거를 위한 '인간 사냥'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발언과 지시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발언과 지시 ⓒ 임병도

타임라인 속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발언에는 민주적 절차에 대한 고민은커녕, 오직 '제압'과 '척결'이라는 단어만 가득했습니다.

특히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체포 지시는 헌법 수호가 아닌 '인간 사냥'에 가까웠습니다. 계엄 해제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들의 국회 진입을 막기 위해 경찰과 군을 동원해 체포를 명한 것은, 민주공화국의 헌정 질서를 물리력으로 파괴하려는 명백한 내란 행위였습니다. "이번 기회에 싹 다 정리해"라는 국정원을 향한 지시는 그가 이 상황을 정적 제거의 기회로 삼으려 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1년이 지난 지금 다시 봐도 소름 끼치는 대목입니다.

"총을 쏴서라도"... 국회는 '전쟁터'가 될 뻔했다

가장 위험했던 순간은 바로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는 지시가 내려진 때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위협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국회에는 총기를 휴대한 계엄군이 진입해 있었고, 유리창을 깨고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 중이었습니다.

만약 현장 지휘관이 이 광기 어린 명령에 복종하여 방아쇠를 당겼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국회의사당은 유혈이 낭자한 끔찍한 전쟁터가 되었을 것이고, 대한민국은 1980년 5월 광주 이후 다시금 군인이 자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비극을 맞이했을 겁니다. "국회에 1천 명은 보냈어야지"라는 질책은 그가 국회를 제압하기 위해 얼마나 압도적인 무력을 동원하고 싶어 했는지, 그 위험한 욕망을 증명합니다.

"두 번, 세 번 선포하면 된다"... 멈추지 않았던 폭주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저녁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국회 주변에 등장한 무장한 계엄군에게 시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저녁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국회 주변에 등장한 무장한 계엄군에게 시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 권우성

국회가 헌법에 따라 계엄 해제를 의결했음에도 윤 전 대통령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해제됐다 하더라도 내가 두 번, 세 번 계엄령을 선포하면 되니 계속 진행하라."

이 발언은 그가 법치주의를 유린하고서라도 권력을 놓지 않으려 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입니다. 헌법 기관의 결정조차 '재선포'라는 꼼수로 무력화하려 했던 그의 집착은, 대한민국 헌정사가 독재의 나락으로 떨어질 뻔했던 순간이 얼마나 아찔했는지를 웅변합니다.

2024년 12월 4일, 우리가 평소와 다름없는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목숨의 위협에도 국회 담을 넘어 본회의장에 진입한 국회의원들, 계엄군의 국회 본청 진입을 맨몸으로 막아섰던 시민들, 그리고 차마 국민을 향해 총을 겨누지 못했던 양심 있는 군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1년 전 12월 3일, 우리는 단순히 불편한 밤을 보낸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민주주의가 죽고, 국민이 피 흘릴 수도 있었던 '내란의 밤'을 힘겹게 통과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광기가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는 그날을 명백한 '내란'으로 기억해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123비상계엄#윤석열지시#국회#계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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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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