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예견된 비극이었지만, 추모 1주기를 앞둔 현재까지 방관과 무관심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고 있습니다. 12월 1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에 두 번 연재되는 여덟 편의 추모 시를 통해 책임자들에게는 제대로 된 반성과 처벌을 요구하고, 유가족들에게는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덟 편의 시는 한국작가회의 시분과위원회에서 기획한 추모 시집 <보고 싶다는 말>(안온북스)에 수록된 작품입니다.

▲1월 3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에 충돌한 제주항공 여객기 엔진 인양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연합뉴스
왜 새떼들에게 책임을 돌리나요
- 송경동
멈춰요
왜 죄 없는 새 떼들에게 책임을 돌리나요
왜 고단했던 조종사에게 책임을 돌리나요
왜 말단 공무원,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나요
멈춰요
이윤보다 생명과 안전이 중심이면 안 되나요
활주로는 2,800미터보다 훨씬 길면 안 되나요
새 떼들의 서식지를 뺏어 굳이 공항을 세워야 하나요
관제사와 안전요원과 장비는 더더더 충분하면 안 되나요
항공기와 항공사는 충분히 쉬면서 일하게 하면 안 되나요
항공기 제작 시 안전을 위한 비상수단이 더 많아지면 안되나요
멈춰요
KTX로 두 시간이면 전 국토가 연결되는
이 조그만 땅에 공항이 15개, 그중 유령공항이 11개
그런데 신규 건설 계획이 또 10개군요
모두의 안전과 필요는 뒷전
정치꾼들과 건설토호들의 이윤만 앞전이군요
그 뒷전에서 또 누가 죽어가든 상관없군요
멈춰요
진정한 추모와 애도가 중심이 아닌
진정한 반성과 되돌림이 아닌
적당한 진상규명과 립서비스
179명의 억울한 죽음을 어서 빨리 덮으려는
또 다른 참사를 당장 멈춰요
시인_송경동: 2002년 <내일을 여는 작가>와 <실천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꿀잠>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꿈꾸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내일 다시 쓰겠습니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