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재연 부산고검장이 지난 2021년 10월 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전·대구·부산·광주 고등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0-08 ⓒ 공동취재사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이화영 회유'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수원지검장 출신 조재연 변호사는 2일 오후 21분 47초 동안 이어진 통화가 종료될 때까지도 <오마이뉴스>가 던진 두 개의 질문에 끝내 답하지 않았다.
- 왜 이화영을 만났는가?
- 어떻게 이화영을 수원지검에서 반복적으로 접견했나?
조재연 변호사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기자가 질문할 자유가 있듯 나도 필요할 때 답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며 "지금 단계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게 되면 여러 의혹이 확대 재생산되고 불필요한 보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그는 이어 "차후에 답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며 "지금 서울고검에서 감찰과 수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 보자고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거기서 충실히 설명하겠다"라고 말했다.
이화영 만난 조재연 "회유 증거는 이화영 주장일 뿐"
지난달 28일 <오마이뉴스>는 법무부 '연어·술파티 의혹 조사결과' 문건을 바탕으로 수원지검 박상용 검사가 검사장 출신 조재연 변호사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면담을 주선한 사실을 법무부 특별점검팀이 공식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조 변호사는 지난 1일 검찰기자단에 입장문을 보냈다. 그는 "일부 언론이 법무부의 특별점검팀 조사결과 요약보고서를 불법적으로 입수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며 아래와 같이 밝혔다.
"특별점검팀 보고서 어디에도 제가 이화영을 검찰청에서 몇 차례 만났다는 것이 인정된다는 것이지 이화영을 회유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기재되지 않았다. 저는 지금까지 그동안 이화영을 몇 차례 만난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도 않았다."
조 변호사는 "이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해 보면 조사대상 교도관들은 저를 검찰청에서 한두번 보았다는 것이지 이화영을 회유하는 것을 듣거나 목격하였다는 진술은 없다"며 "결국 이 사건에서 이화영을 회유했다는 증거는 이화영의 주장밖에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입장문에서 '왜 이화영을 만났는지'에 대한 답변은 끝내 내놓지 않았다. 법무부 보고서에는 "변호사 선임이 안 된 조재연 변호사"라는 표현이 담겼다.
"변호사 선임이 안 된 조재연 변호사, 유OO 변호사 등이 이화영을 면회하도록 하는 등 외부인이 공범들을 1313호 검사실에서 면회하도록 박상용 검사가 자리를 만든 것에 대해 당시 계호 교도관들이 항의를 하였다."
조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에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변호인으로) 선임됐고, 선임계도 들어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일단 변호인 선임이 안 돼도 선임을 위한 접견을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의문은 여전하다. 어떻게 조 변호사는 수원지검 1313호 박상용 검사의 방에서 이화영을 만났을까? 조 변호사는 김 전 회장 변호인으로 선임됐다고 주장하지만, 법무부 보고서에는 '선임되지 않았다'고 명시돼 있다.
법무부 조사 반발... "국가권력과 언론이 나를 공격한다"

▲지난 10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질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가 발언대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답변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법무부는 해당 보고서에서 퇴직교도관의 진술을 바탕으로 "조재연 변호사가 대북송금사건과 관련해 김성태, 방용철, 안부수의 말을 맞춘 '스케줄'을 짰다"고 했다. 수원지검이 조 변호사를 투입해 이 전 부지사 회유를 넘어 김성태·방용철·안부수 등의 진술 방향까지 사전에 조율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조 변호사는 해당 교도관을 "소설 쓴 사람"이라 칭하며 명예훼손 및 무고,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 등으로 1일 서울경찰청에 고소했다. 그는 법무부 조사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어떤 사실 결과를 내놓으려면 그 사실을 조사할 만한 위치에 있는 기관에서 해야 되는 거다. 교정본부에서 해야될 게 아니라 검찰 직원들도 관련이 있으니 법무부 감찰본부에서 해야 한다. 당사자의 이야기도 들어봐야 한다. 근데 그런 거 없이 결론을 내렸다. 이렇게 중대한 이해관계가 있고 말이 엇갈리는 사건에서 공공기관이 일방적으로 그렇게 결론을 내면 이걸 어떻게 국민들이 합리적인 생각을 하겠냐."
조 변호사는 "국가 권력과 언론이 나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 변호사가 이런 답을 내놓을수록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물을 수밖에 없다. 조 변호사는 왜, 어떻게 이화영을 접견한 것일까?
조재연, 수원구치소에서 이화영 3번 접견... 검찰에서 몇 번 만났나?
의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조 변호사는 수원지검 말고도 수원구치소에서도 공식적으로 이화영 전 부지사를 3회 만난 것으로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확인됐다.
- 수원구치소 이화영 / 2022-11-03(접견일) 09:19~09:47 / 2022-10-31(접수일) / OOO(접견인)
- 수원구치소 이화영 / 2023-06-19(접견일) 09:44~10:02 / 2023-06-16(접수일) / OOO(접견인)
- 수원구치소 이화영 / 2023-06-29(접견일) 14:12~15:28 / 2023-06-28(접수일) / OOO(접견인)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조 변호사가 마지막으로 이화영을 만난 2023년 6월 29일이다. 그날 76분간 접견이 이뤄졌고, 다음 날 이화영은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법무부 보고서에는 "조재연 변호사가 수원지검 검사 사적공간에서 이화영 전 부지사를 단독 면담하며, '검찰에 협조하면 고위층과 이야기가 돼 있으니 구형을 낮춰줄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적혔다.
이 전 부지사가 밝힌 협조의 주된 내용은 '쌍방울이 대북 송금한 정황을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에게 보고하고, 이를 이재명도 알고 있다는 것. 그래야 이재명 지사가 주범이 되고, 자신(이 전 부지사)이 종범이 되어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조 변호사는 입장문 말미에 "사실관계와 자료가 정리되고 확인되는 대로 언론을 통해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하여 저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반드시 추가적인 민형사상 법적조치를 하겠다. 여기에는 누구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가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 대신 법적조치만 강조하는 사이, 의구심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김성태 1심 집행유예 "착잡하다"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경기 수원시 수원지방법원에서 진행된 뇌물공여 및 정치자금법위반, 외국환거래법위반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착잡하다"고 말했다. 2024-07-12 ⓒ 이정민
한편, 조 변호사는 김성태 전 회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는 검찰 내에서 금융·증권범죄 수사에 정통한 특수통으로 꼽혔는데, 특히 김 전 회장이 2014년 5월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될 당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으로 수사를 지휘했다. 이후 김 전 회장의 주가조작 등 사법리스크가 발생할 때마다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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