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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12월 3일 저녁 윤석열씨가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민주당 박용진 전 의원이 출입이 통제된 국회 정문 앞에서 계엄 해제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년 12월 3일 저녁 윤석열씨가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민주당 박용진 전 의원이 출입이 통제된 국회 정문 앞에서 계엄 해제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1년 전 느닷없이 내란의 밤이 들이닥쳤다.

나는 무방비 상태였다. 저게 뭔 소리인지, 왜 저러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누구에게 물어 볼 길도 없었다. 오로지 혼자 판단하고 선택해야 했다.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윤석열의 계엄선포를 들으면서 나는 내가 이른 저녁 잠자리에 들어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가 다시 더듬어 봐야 했다.

정신을 가다듬고 국회의원을 그만두고 처음으로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판단, 최적의 행동을 결심했다. 누구에게 도달하게 될지 모르지만 나 혼자 내란에 맞서는 성명서를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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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글을 나는 '대통령이 미쳤다!'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대통령이 미쳤습니다.
미친자의 권한은 빼앗아 정지시켜야 합니다.
제정신 아닌 결정에 국민 모두가 반대하고 저항해야 합니다.
국민불복종운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여기까지 쓰고 나는 나름 국민들을 향해 그리고 세상을 향해 생각나는 대로 각자의 행동강령을 적어나갔다.

- 국민 모두는 이 반역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직장과 거리에서, 골목과 시장에서 항의하고 싸워야 합니다.
- 현 시간부로 정부 국무위원들 모두 물러나라. 현 정부는 더이상 국민의 정부가 아니다. 누구도 이 역사적 패륜에 가담하지 마라.
- 대한민국 국군 역시 누구도 이 잘못된 명령에 따르지 말라. 누구도 절대 움직이지 마라. 부모형제, 국민의 가슴에 총부리 겨누는 역사의 죄인이 되지 말라.
- 여당도 계엄폭거를 거부하고 저항하라. 눈꼽만큼의 양식이 있으면 동참할 수 없는 일임을 잘 알 것이다.

그리고 나의 행동지침을 또박또박 적었다.

"저는 지금 국회 앞으로 갑니다. 국민여러분 오늘밤 우리 모두 잠들어서는 안 됩니다!"

차를 몰아 전속력으로 국회를 향해 달려가다

쓰는 데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차를 몰아 전속력으로 국회를 향해 달려갔다. 국회 앞 상황이 어떤지 알 수 없었고,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아내에게 '아이들을 부탁한다' 한마디만 남기고 출발했다.

국회 앞에서 수많은 용기 있는 시민들을 만났고, 주저없이 달려온 영웅들을 만났다. 이분들 덕분에 국회의원들이 용기를 냈고, 내란은 그 밤을 넘기지 못했다. 국민이 영웅이었고 국민이 내란을 단 몇 시간만에 끝장냈다. 나는 그날 밤 나의 행동과 판단이 자랑스럽고 만에 하나 다시 이런 짓이 벌어진다 해도 주저함 없이 그날 밤처럼 행동하게 될 것이다. 아마 우리 국민들 대부분이 그러시리라 믿는다.

1년이 지났다. 우리는 가까스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반란진압은 마무리 되지 못했다. 반란세력의 정치적 둥지인 '국민의힘'은 아직도 내란을 옹호하며 악을 쓰고 있고 주동자들에 대한 법적 단죄는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나는 우리 국민들의 역량과 우리 민주주의의 제도적 힘을 믿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못하도록 법적 처벌과 제도적 쐐기를 박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호하고 또 단호해야 한다. 조금의 틈도 보여서는 안된다.

그래서, 내란 1년 다시 한 번 나홀로 성명서를 쓴다. 그 성명서는 이렇게 시작한다.

"오늘 우리 대한국민은 헌법1조를 짓밟으려 한 미친 자들에게 단 1그램의 자비도 허락하지 않는다!"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정민




#박용진#내란#계엄#윤석열#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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