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대준 쿠팡 대표가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의원 질의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두 번 세 번, (제가) 할 말이 없습니다."
"제 책임 하에 있기 때문에 제가 다시 한 번 사과 말씀을..."
"여러 우려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약 3300만 개 이상 계정의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국회에 불려간 쿠팡 박대준 대표이사는 오전 질의 내내 납작 엎드린 모습이었다.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한 그는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하..." 하고 한숨을 내쉬거나, 질타를 듣는 과정에서 고개를 숙이고 바닥만을 쳐다보는 등 위축된 태도로 사과했다.
이날 여야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의 심각성과 초동 대처 미진함 등을 질타했다. 박 대표는 "제가 한국 법인 대표로서 끝까지 책임을 지고 사태를 해결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다만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직접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지금 한국 법인에서 벌어진 일인 만큼 제 책임"이라며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여야가 반복적으로 지적한 부분은 쿠팡이 이번 사태를 알리며 고객들에게 보낸 사과문에서 개인정보 '유출' 대신 '노출'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박 대표는 "생각이 부족했다", "책임을 모면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라며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개인정보 유출이냐 노출이냐'라는 한민수 민주당 의원 질의에도 "(개인정보) 유출이다"라며 '개인정보 유출'이 맞다고 재차 확인했다.
한 의원은 '이미 6월 24일에 개인정보가 유출됐는데 왜 (지금까지) 몰랐느냐'고 물었다. 박 대표는 "지금 조사 과정"이라고 했다가, '경찰 핑계 대지 말라'는 지적을 받자 "그럴 생각이나 의도는 아니었다. (원인 관련한) 이 부분은 저희도 더 확인하고 보완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현재로서는 내부 외부를 가리지 않고 전부 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하고 있다. 내부에서 인증키를, 어떤 방식인지 모르지만 어쨌든 인증키를 유출해서 활용했을 것으로 유력하게 추정하고 있는 것뿐"라고 설명했다.
앞서 쿠팡은 자사 4536개 계정에서 고객명·이메일·주소 등 정보가 유출됐다고 신고했으나, 이후 유출 규모가 무려 3379만개 계정에 달한다는 점이 확인돼 논란이 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19일 쿠팡으로부터 침해사고 신고를 최초 접수한 뒤, 지난달 30일 긴급 관계 부처 장관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렸다.
이 대통령도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쿠팡 때문에 우리 국민의 걱정이 많다"며 사고 원인을 조속하게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