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5.12.02 13:18최종 업데이트 25.12.02 13:18

보도연맹사건 희생자 홍성 유가족, 국가 상대로 승소

충남 홍성 보도연맹 희생자 유가족 80명 손해배상 승소

  • 본문듣기
 2일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앞. 한국전쟁 당시 보도연맹 사건에 연루되어 희생된 유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했다.
2일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앞. 한국전쟁 당시 보도연맹 사건에 연루되어 희생된 유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했다. ⓒ 이재환

"당연한 결과이다. 너무 오래 기다렸다."

보도연맹사건에 연루되어 희생된 충남 홍성지역 희생자 유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1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이들 유가족들은 상속비율(가족 관계 및 가족수 등)에 따라 적게는 140만 원에서 많게는 1억 2천만 원의 배상을 받게 된다.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제1민사부(재판장 나상훈 부장판사)는 2일 한국전쟁 당시 홍성에서 보도연맹사건으로 희생된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 선고 공판에서 "피고 대한민국은 원고(유가족)들에게 청구 금액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AD
앞서 지난 9월 10일 한국전쟁 직후 보도연맹 사건에 연루되어 희생된 충남 홍성지역 희생자 11명의 유가족(80명)들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섰다. 희생자들은 1950년 7월 예비검속을 통해 홍성경찰서에 구금되었다가 집단 희생됐다.

이날 법원에서 만난 유가족 최홍이(최원복 희생자 아들)씨는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이다. 아버지는 심지어 보도연맹원에 가입된 분도 아니었다. 일제시대에 학생운동을 하며 항일 독립운동을 하셨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김태성(김종호 희생자 아들)씨도 "아버지가 보도연맹에 연루되어 돌아가셨다. 이후, 나는 빨갱이로 낙인찍혔다. 서울에서 공업고등학교를 다녔는데, 그 당시에는 신원조회가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취업공고 게시판에 '(보도연맹, 공산당 연루 등) 신원조회 부격자는 지원 금지'라는 내용이 있었다. 취업을 하는 데도 불이익을 받았다"라고 호소했다.

"배상금액보다 국가 잘못 인정한 것이 의미 있는 일"

송영섭 변호사는 "홍성지역 보도연맹 희생자 유가족들이 국가 책임을 인정하라는 취지로 낸 소송이다. 총 11명의 희생자 중에 7명은 시신을 찾았다. 하지만 아직 4명의 시신조차 수습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은 단순히 국가 배상금을 받는 문제가 아니다. 희생자들의 시신을 추가 수습하는 문제와 희생자들에 대한 명예회복이 미완으로 남아 있다. 이번 승소가 그 발판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전쟁 당시 억울하게 희생당한 민간인 희생자 유가족들에게도 힘이 되는 판결이다. 이번 판결로 유가족들의 억울함이 조금이라도 덜어지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배상금액과 관련해서도 송 변호사는 "배상금액보다도 국가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것에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해당 1심 판결은 피고인 대한민국(주관·법무부 산하 검찰청, 실무·도경찰청 담당)이 항소를 포기할 경우 판결이 확정된다. 법원이 피고 대한민국에 판결문을 송달하고, 피고는 판결문이 송달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항소를 제기할 수 있다.

한편,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는 지난 2024년 5월 14일 홍성 보도연맹 희생 사건에 대한 결정문을 통해 '한국 전쟁 전후 불법적으로 이루어진 민간인 집단 사상·상해·실종 사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은 진화위의 결정문을 토대로 이루어졌다.

#보도연맹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1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