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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2.02 09:18최종 업데이트 25.12.02 09:18

시민기자 된 지 2개월, 일상의 태도가 달라졌어요

척박한 나의 삶에 훈기를 불어넣어 주는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처음에는 망설였다. <오마이뉴스> 사는 이야기를 하루에도 몇 번씩 들락거리며 기사들을 들여다 보았다. 어떤 글들이 실리는지도 열심히 확인하였다. 과연 나도 할 수 있을까! 나도 글이 쓰고 싶다.
두 마음 사이에서 갈등했다. 사는 이야기에 실린 다양한 기사들을 접하면 접할수록 가슴은 쿵쿵 뛰기를 멈추지 않았고 설렜다. 글이 쓰고 싶은 쪽으로 마음은 동했다.

오랫동안 잠에 빠져 있었던 적이 있었다. 마약진통제를 맞고 아무런 통증 없이 끝없이 잠에 빠져 있을 적에도 꿈은 꾸었다. 손발이 퉁퉁 부어 키보드를 제대로 누르지 못하던 때에도 마음 안은 소란스러웠다. 무엇이 되었든 글이 쓰고 싶었다. 정신이 조금만 맑았으면, 손의 붓기가 조금만 빠졌으면, 적어도 한 시간만 통증 없이 앉아 있을 수 있으면, 무엇을 제일 먼저 하고 싶을까? 생각해보면 글쓰기였다.

퉁퉁 부은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누르면 자판 두 개가 한꺼번에 입력 되 글자가 엉터리가 되기도 하였다. A4 1/2 장을 채우지 못하고 글쓰기를 그만두곤 하였지만, 이튿날이면 또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있곤 하였다. 수십 수백 차례 쓰다 말다를 반복하는 사이 퉁퉁 부은 손가락 붓기가 차츰차츰 빠지기 시작했다. 정신도 조금씩 맑아지고 있었다. 몸 속 약 기운이 점차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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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이 조금이라도 정상치에 가까워졌을 때 가장 먼저 <오마이뉴스> 회원가입을 하였다. 올 10월의 일이다. 수술하고 8개월 만에 조금이라도 정상 사람에 가까워졌다. 23년 4개월 만에 회사에서 잘린 김부장(나) 이야기, 어렸을 때 나를 두고 떠나버린 엄마 이야기, 오늘로 4년 6개월 26일 동안 세 번의 암 수술을 한 이야기, 척추 골절로 움직이지 못하고 림프부종으로 림프액을 몸 밖으로 줄줄 흘리며 사는 나를 기어이 정상에 가까운 사람으로 회복시켜 준 남편의 이야기를 글로 쓰고 싶었다.

내가 겪으며 살아낸 지난 시간들이 어떤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림프부종이라는 암 수술 이후 겪게 되는 후유증 관련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이렇게 될 줄 미리 알 수 있었더라면 수술 전 담당 의료진과의 상담을 달리 하였을 것이다. 지난 1년 4개월 21일에 대한 참혹함은 이루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그런 일들을 쓰고 싶었다. 혹시라도 사는 이야기에서 나의 글이 발견되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나는 행복할 것 같았다.

송정바다의 아침 사는게 바빠 가지못했던, 30년만에 다시 찾은 송정바다의 모습.
송정바다의 아침사는게 바빠 가지못했던, 30년만에 다시 찾은 송정바다의 모습. ⓒ 김민정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회원으로 가입한 후 하루를 시작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도통 사진을 찍고 찍히는 일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는데, 지금은 스스로 사진을 찍으려 하고 남편을 통해 사진을 얻어오기도 한다. 30년 만에 다시 찾은 송정바닷가에서의 사진을 찍거나 얻어오거나, 휴일 날 아이들에게 후라이드치킨을 만들어주고 고구마 맛탕을 만들고 난 후 남편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 부탁하기도 한다.

그리고 곰곰 생각한다. 사물을 바라볼 적에도 헛투로 그냥 멍하니 바라만 보지 않고, 무엇에 관해 쓰고 싶은지를 생각한다. 시민기자로 언제든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자연스러움이 척박한 나의 삶에 훈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지난 11월 <오마이뉴스> 내방에 쪽지 한 통이 도착해 있었다. 코로나와 암치료 때문에 찾아뵙지 못한 엄마를 6년 만에 찾아간 이야기가 기사로 채택되어 사는 이야기에 실렸는데, 그 글을 보고 방송국에서 취재차 연락이 왔다. 며칠 동안 설렘으로 밤잠을 설쳤다. 온 가족이 왁자지껄 신이 나 시끌 법석 하였다.

오마이뉴스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귀 기울여주지 않는 보잘 것 없는 나의 이야기가 채택되어 기사화 되는 바람에 생각지도 못한 영광을 누렸다. 글 한편이 기사가 되어 뉴스에 실리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는 파급력이 이런 것이구나 실감하였다.

때문에 허투로 글을 쓰면 큰일이 나겠구나 하는 경각심도 갖게 되었다. 끝내 방송 선정은 되지 못하였지만, 그 며칠이 두근두근 설레며 많이 웃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되고 이제 겨우 2개월이 지났다. 너무나 좋은 경험 하였고, 앞으로는 더 설레이며 글쓰기를 계속하고 싶다. 저처럼, 여러분들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에 동참하여 생각지도 못한 색다른 행복을 느끼셨으면 바람이다.

#사는이야기#기사채택#송정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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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daily365) 내방

글을 읽고 글을 쓰고, 사람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많이 쓰면서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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