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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를 타고 약속장소로 갑니다. 네이버로 검색한 맛집입니다. 배민으로 배달된 야식을 먹고, 쿠팡 새벽배송으로 받은 준비물로 아이 학교를 보냅니다. 구글로 다운받은 앱으로 결제를 하고 유튜브와 넷플릭스로 TV를 대신합니다. 이미 '네카쿠배(네이버·카카오·쿠팡·배민)'가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들 '플랫폼 기업'들은 막대한 고객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광고를 보여주고 클릭을 유도합니다. 알고리즘을 이용해 검색순위를 조작하고 경쟁회사에 불이익을 줘 시장에서 퇴출시킵니다. 처음엔 무료서비스로 시작하지만 시장이 점령되면 유료서비스로 바꾸고 다른 서비스를 끼워팝니다. 유럽연합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플랫폼법'을 만드는 이유입니다.

한국에도 '온라인 플랫폼법'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중소상인, 노동자, 소비자, 시민사회단체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이야기하고, 온라인 플랫폼법 필요성에대한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연속기고를 연재합니다.
 우리 생활은 어느새 플랫폼 위에 놓이게 됐다.
우리 생활은 어느새 플랫폼 위에 놓이게 됐다. ⓒ rami_alzayat on Unsplash

① 배달앱 쿠폰 쓰려고 보니 가격 올린 식당, 이런 배경이 있다
② 자영업자들의 절규… "우리는 플랫폼의 소작농이 됐다"
③ 숙박앱의 '할인쿠폰'에 숨겨진 불공정행위

'외국 기업 겨냥 규제'라는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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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은 어느새 플랫폼 위에 놓이게 됐지만, 그 질서는 공적인 기준이 아니라 소수 기업의 내부 정책이 대신하고 있다. 플랫폼이 일상의 기반이 되면서 우리나라 플랫폼 시장도 지난 몇 년 사이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몇몇 기업은 생활 필수재와 다름없는 영향력을 갖게 되었다. 쇼핑·배달·숙박·교통 등 거의 모든 일상 영역에서 소비자가 무엇을 먼저 보고, 판매자가 어떤 수수료를 부담하며, 앱 개발자가 어떤 기준을 따라야 하는지까지 플랫폼이 결정한다. 그 결과 노출순위 조작, 자사우대, 과도한 수수료, 판매자와 소비자의 종속 심화 등 여러 폐해가 드러났고, 법과 제도를 정비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요구도 자연스럽게 커져왔다.

그런데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법을 둘러싼 국내 논의는 좀처럼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정부가 이 법이 미국 기업을 겨냥한 '차별 규제'라는 주장을 반복하고, 정부와 국회가 필요 이상으로 몸을 사리며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플랫폼 규제는 이미 글로벌 스탠다드이며, 우리나라는 그 흐름을 뒤따라가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1단계 : 투명성을 높이는 기본 규제

먼저 EU는 2019년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공정성 및 투명성 강화를 위한 2019년 EU 이사회 규칙'을 제정해 2020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불투명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최초의 제도라 할 수 있는데, 노출 순위의 결정 기준 공개, 약관 변경 시 사전 통지, 기본 거래조건 공개 등을 의무화했다. 일본도 2020년 '특정 디지털 플랫폼의 투명성 및 공정성 향상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아마존·라쿠텐·앱스토어·온라인 광고 플랫폼에 거래내역 공개, 약관 설명, 자기평가 보고 등 다양한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최소한의 운영 기준 공개와 투명성 확보를 의무화하고 있는 것이다.

2단계 : 시장을 좌우하는 거대 플랫폼 직접 규율

여기서 끝이 아니다. EU와 주요 국가들은 이러한 거래 투명성 강화라는 1단계 규제를 넘어, 시장을 실질적으로 장악한 거대 플랫폼을 직접 규율하는 강력한 사전 규제 체계를 본격 도입하고 있다. EU는 구글·애플·메타·아마존 등을 '게이트키퍼'로 지정하고, 자사우대 금지, 앱마켓 외부결제 허용, 데이터 결합 제한, 광고 투명성 강화 등 구체적이고 강제적인 의무를 부과하는 디지털시장법(DMA)을 2022년 제정해 2024년 3월부터 전면 시행 중이다.

DMA의 핵심은 문제가 터진 뒤 처벌하는 사후 제재가 아니라 독점적 지위 남용 가능성이 포착되는 단계에서 미리 제동을 거는 '사전적 규제'라는 점이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논의 중인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법과 정확히 같은 취지다.

독일도 2021년 경쟁법(GWB) 10차 개정을 통해 '시장 간 경쟁에 중대한 의미를 갖는 기업'(19a조) 제도를 도입해, 거대 플랫폼이 시장지배력을 남용할 가능성만 있어도 선제적으로 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이미 구글·메타·아마존·애플에 적용되어 검색·쇼핑·앱스토어 등 여러 분야에서의 불공정 관행을 제어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프랑스 역시 앱마켓과 온라인 광고 분야에서 구글과 애플의 불공정 약관, 과도한 수수료, 광고 노출 관행을 문제 삼아 반복적으로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해왔다.

미국도 인정한 플랫폼 규제 필요성

게다가 미국에서도 흐름은 다르지 않았다. 미 하원 반독점소위원회는 16개월 조사 끝에 2020년 '디지털 시장의 경쟁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며 구글·애플·아마존·메타의 독점적 지위와 불공정 행위를 폭넓게 지적했다. 이를 토대로 미 하원은 2021년 5개 반독점법 패키지를 발의했고, 미 상원도 앱마켓의 자사우대를 제한하는 '오픈 앱마켓법(OAMA)' 등을 추진했다.

실제 통과된 법안은 제한적이었지만, 애플·구글·아마존 등의 본국인 미국에서도 플랫폼 규제의 필요성이 공식적으로 제기되고 입법이 시도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플랫폼 규제가 특정 국가 기업을 겨냥한 차별 규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해외주요국은 국적이 아니라 '플랫폼의 지위와 시장 영향력'을 기준으로 규제 대상을 정하고 있다. 또한 플랫폼이 판매자와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사전적 감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플랫폼 규제를 '외국 기업 때리기'로만 보는 시각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혁신을 위한 안전장치, 더 늦기 전에 규제에 나서야

즉, 플랫폼 규제는 결코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논쟁이 아니다. 오히려 EU·독일·프랑스·일본 등은 이미 3~5년 앞서 관련 제도를 마련해 시행 중이며, 우리나라의 제도화 속도는 이들 국가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 해외의 규제는 특정 기업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과도하게 커진 플랫폼의 이른바 '판짜기 권력'을 통제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복원하며, 혁신이 싹틀 수 있는 시장 생태계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말하자면 규제는 혁신을 막는 것이 아니라 혁신이 자랄 수 있는 공간을 넓히는 작업에 가깝다.

우리나라 플랫폼 시장의 영향력이 이미 거대 공공재 수준으로 확대된 만큼, 독점과 불공정을 규제해 플랫폼의 힘이 시장과 이용자 위에 서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재차 강조하지만,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법은 세계적 흐름과 일치하는 방향이며 오히려 우리는 뒤늦게 최소한의 정비를 시도하는 단계에 있을 뿐이다. 자국 기업 차별이나 혁신 저해라는 프레임은 해외 사례가 이미 분명하게 반박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근거 없는 우려가 아니라, 세계적 흐름에 맞춘 책임 있는 입법과 집행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입니다.


#온플법#온라인플랫폼법#DSA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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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pspd1994) 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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