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1일 경주에서 열린 중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교도/연합뉴스
중일 갈등이 심상치 않다. 발단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때문이다. 지난 7일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하원)에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 위기 사태'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며 발언을 철회하라고 요구했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발언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갈등 상황은 점차 번지고 있는 추세다.
중국은 재개한 일본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고, 주 오사카 중국 총영사는 다카이치 총리를 겨냥한 듯한 "더러운 목을 베어버릴 수밖에 없다"라는 글을 엑스(옛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일본 여행, 유학 자제령을 내리면서 중국발 일본행 항공편 중 상당수가 운항이 취소된 상태다.
격화되는 중일 갈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 보고자, 지난 24일 중국통인 박종철 경상국립대학교 교수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박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심각한 것 같은데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세요?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직후 11월 7일 중의원에서 '(대만 유사시) 집단적 자위권을 포함해 대응 가능하다'고 말한 것은, 법령을 동원해서 아베 노선을 승계하겠다는 선언이에요. 1972년 중일 국교 정상화 당시 사토 에이사쿠 총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서 타이완과는 비공식적 교류를 지속했어요. 즉 '중국이 중화인민공화국의 유일한 합법정부이고, 타이완은 중국 영토'라는 중국의 주장을 존중한다는 거죠.
2000년대 이후에는 일본 정부는 하나의 중국 입장을 존중하되, 무력에 의한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하며, 양안 관계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해 왔습니다. 다카이치 총리 발언의 군사적 개입 발언은 이례적이며 안보 노선의 전환을 의미하는지 논쟁이 되고 있죠
첫째, 국내적으로 극우층 결집을 넘어서 확장을 추구하고 있어 보입니다. 둘째, 일본의 안보 노선의 전환, 미일 안보 노선의 대전환인지는 현재까지 모호한 측면이 있습니다. 셋째, 시진핑 정부의 격렬한 대응을 체계적으로 예측하고 준비한 발언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현재 양국의 국내 상황과 주변국들은 종일 갈등을 봉합하기보다는 부추기고 있습니다."
- 그러면 이 갈등이 중국과 일본 모두 국내 여론을 의식한 '국내용'이라고 봐야 할까요?
" 국제 정세에 따라서 정치인들이 대응하는 국내 정책을 만드는 시대가 아니라, 국내 정책을 선거와 지지율에 이용하고 이러한 색깔에 기반한 정책이 각국의 외교·안보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외부의 적은 국내적 단결을 유도하는 원동력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중일 양 측 모두 국내적 지지율 제고 위한 결집과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국가안보 보다는 정권 안보라는 유사한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일종의 강대강의 대결 통한 적대적 공생 하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10월에 성립된 다카이치 내각은 7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고, 텔레비전과 언론의 보도량이 매우 많습니다. 장기 집권 플랜이 작동하며, 외부의 적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초기에 일본에 인기 있는 한국 때리기나 북한 때리기도 시도해 본 것 같은데, 중의원에서 대만 유사시 집단자위권 발언으로 중일 간에 외교 충돌이 시작되면, 다른 현안은 뒤로 밀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일본의 현재 국력으로 감당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고 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 당분간 출구전략 찾기 어려울 것"
- 해당 발언 이후 다카이치 총리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데, 더욱 강경하게 중일 갈등을 유도할까요?
"외교무대에서 한번 내놓은 강경 발언은 국내 정치적 요인으로 인해 철회하기 힘든 측면도 있고, 발언을 변경하거나 철회하면 상대국에 오히려 더욱 심한 공격을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다카이치 총리가 소프트랜딩 하는 출구전략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짧아도 몇 달간은 충돌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악수하는 극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일본 내 평가는 어떤가요? '극우'적 성향이라고들 말하던데.
"일부 일본인들은 (다카이치에 대해) 국가 경영 능력이 부족하고 전략적 사고가 부족하다는 의미로 일본판 트럼프 혹은, 일본판 윤석열이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한쪽에서는 '극우'에 가깝다고 평가하기도 하고요. 다자주의적이거나 혹은 동맹에 입각한 국제 협력 노선보다는 확실히 일본 우선주의적 사고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적으로는 정치자금과 같은 부패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취하고, 전쟁 억제 평화주의적인 공명당과 26년간의 연립을 고의로 파기하고, 극우 정치를 추동한 유신회와 연정을 맺고 있습니다. 아베 전 총리가 다카이치 총리를 직접 후계자로 양성했고, 일본 최대 보수우익 네트워크인 일본 의회가 후견하고 있기도 합니다."
- 중국에서는 다카이치 총리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기본적으로 외교관계에 있어서 실용주의적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시진핑 이후 '대국굴기'를 하면서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미국과 충돌하는 면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1945년 미국의 세운 미국 주도의 다자주의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세계질서를 존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는 일관되게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강경합니다. 하지만 복잡한 역사 문제를 당장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역사 문제에 대해서 강하게 거론하지 않는다면 일단 서랍 속에 넣어두고 천천히 기다려 보자는 식입니다.
그러나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렸다'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근대화 과정에서 일본의 침략으로 주변국들이 고통을 겪었는데, 최근 일본은 반성하지 않고 전쟁하는 국가로 변모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최근 일본 지도자나 다카이치 총리가 과거 동아시아의 악몽을 기억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의 왜곡된 역사관에 대하여 중국이 벼른 측면이 있습니다."
- 다카이치 총리가 발언을 철회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다카이치 총리의 타이완 발언에 대한 지지율은 약 50% 정도로, 평균 지지율 70%에는 미치지 못합니다만 해당 발언이 잘못되었다는 여론은 25% 정도입니다. 이러한 상황으로 볼 때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에 굴복해서 발언을 철회하는 것보다는 밀고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군사 관련 제한을 마구 풀고 있습니다. 전후 일본의 가진 자위의 개념을 넘어서 공격적이고 또한 방산 수출 규제도 풀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와 더불어 일본 국력이 쇠락하고 일본 경제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 일본 경제가 세계 2위일 때 추억과 비교하면, 일본 국민 전체가 강한 일본을 기억하고 그리워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러한 허한 마음을 달래준 것이 아베 총리이고, 다카이치 총리입니다. 외교적 손실이나 관광객이나 항공 취소 등 막대한 취소가 진행되고 있고, 향후 수산물 수입 규제도 예상되고, 2010년대와 같은 희토류 수출 금지도 전망됩니다. 이러한 다양한 산업과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 향후 몇 달간은 이러한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어느 편에 선명하게 서지 말고 대한민국 국익만 기준으로 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다음 방문지인 튀르키예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순방 기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11.24 ⓒ 연합뉴스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일 정상과 통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트럼프와 푸틴 역시 자기 이익에 충실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트럼프와 다카이치 통화를 보면, 중국보다 동맹인 일본이 미국에서 많은 이득을 취했다며 일본 편을 들지 않습니다. 더욱이 내년 4월 중국 방문하겠다고 하면서, 다카이치와 일본 국민들을 곤란하게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중일 충돌과정에서 중국에 대두를 더 많이 팔고, 동맹 일본으로부터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는 셈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푸틴은 전쟁 중에 유일하게 러시아에 중공업 제품 판매하는 중국을 지지하면서 이익을 취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일본으로 가는 항공편이 900여 편 넘게 취소되었습니다. 대한민국과 동남아 등지도 반사이익을 보고 있지만, 러시아 역시 눈을 구경하려는 중국 남방의 부유한 관광객을 대규모로 유치하고 있습니다. 불난 집을 불 구경하면서 각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국제질서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과거와 같이 동맹으로 편을 든다는가 혹은 이념과 역사, 정의에 기반하여 다자 협력의 정신을 돌아가자는 논리보다는 실용적인 태도에 입각하여 각자의 국익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결국 싸우는 행위자들만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 타이완은 일본 편을 드는 거 같은데, 왜 그럴까요?
"타이완이 일본 편을 들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현재 라이칭더 총통이 다카이치 총리의 편을 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두 정치인의 개인적 친분도 작동하는 것 같고, 라이칭더는 타이완 독립 세력을 좀 더 확장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중일 대립을 이용하려는 것 같습니다. 단기적으로 민진당이나 타이완 독립 세력이 이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현재의 군사적 대립이 격화되어 타이완 해협이 봉쇄되는 위기 상황이 되면 중일 충돌에 기름을 붓는 행위에 대하여 비판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장기적으로 라이칭더 총통이나 다카이치 총리나 상당한 위험한 정치적 도박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타이완의 미래를 위해서 중일 협력 체제 속에서 경제발전을 하는 것이 더욱 이익으로 보입니다."
- 중요한 건 우리죠. 중일 갈등으로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늘었다고 해요.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이익이라고 볼 수 있는데, 장기적으로도 그럴까요?
"단기적으로 우리나라와 같은 주변국들이 관광, 산업, 경제 등 다양한 반사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중국, 일본 모두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타이완과 한반도 주변에 불안정성이 증가하면, 우리나라의 산업, 경제만이 아니라 안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따라서 중일 갈등에 개입하지 않고 양측의 입장을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시진핑 주석도 이재명 대통령의 조기 방중을 위하여 노력할 것으로 보이고, 다카이치 총리 역시 이재명 대통령과 셔틀 외교 복원을 조기에 추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일본은 북한에 대한 개별 제재 완화 혹은 희토류 등에 관심을 기울 것으로 보입니다.
23일 이재명 대통령은 순방 중 튀르키예로 향하던 기내 간담회에서 '남북 관계의 연결선이 모두 끊겼고 완전히 단절됐다'며 '바늘구멍이라고 뚫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마도 북미 대화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중국이 중재하는 남북 교류 방안도 강구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됩니다. 최근 통일부, 총리실, 외교부 등 여러 외교·안보 부처와 중국과의 협력 또는 대화를 하려는 분위기도 읽힙니다. 내년 4월 트럼프의 방중 때도 시진핑을 중재하여 북미 대화의 가능성이 있는데, 아무래도 이재명 대통령은 그 이전에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일 대립으로 중국과 일본은 주변국에 다양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이재명 정부는 한반도 평화를 위하여 시진핑의 중재 외교를 수락할 가능성이 높아져 보입니다. 물론 김정은 위원장의 수락 여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 (중일 갈등이 한국에겐) 좋은 것이네요?
"장기적으로 안보 불안에 시달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는 일본이라는 동맹 편을 들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질서가 부재한 이러한 격랑의 시기에 국익을 중심으로 하는 실용적 관점에서 접근해서, 우리에게 유리한 국면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다카이치도 시진핑도 대한민국의 지지를 요구할 것인데, 어느 쪽의 편을 선명하게 서기보다는 실용적 입장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현재 중국, 일본과 첨단산업, 경제 등 많은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는데, 이런 기회에 협력사업의 폭을 넓히는 것도 상호 이익이 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또한 트럼프 김정은 접촉이 어려워지는 국면에서 시진핑 주석이 북한의 한국, 미국 접근의 하나의 창구역할을 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2025년 상반기는 베이징을 중심으로 많은 국제적인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 그러면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중일 갈등이 단기적으로는 중국과 일본, 또 타이완 각국의 국내에 있어서 극우 정치인들이 힘을 발휘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각국의 외교·안보라든가 산업 통상 면에 있어서는 손해를 볼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각국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또 대한민국과 같이 통상으로 먹고사는 나라에도 상당히 단기적으로는 반사 이익, 장기적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세계가 만들기 때문에 좋지 않습니다. 더불어 중국이 한반도의 지지를 요구할 때 우리는 반대급부로서 남북 대화의 창구 역할 해달라는 요구 하고 또 시진핑 주석이 초청한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서도 적극적으로 우리 대통령이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보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