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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강좌 공식 사이트에 올라가 있는 어느 강사의 소개 화면. 이 사람은 대형학원 현직 강사다.
EBS 강좌 공식 사이트에 올라가 있는 어느 강사의 소개 화면. 이 사람은 대형학원 현직 강사다. ⓒ EBS
[기사 보강 : 28일 오후 7시 20분]

사교육비 절감을 내세우며 교육부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강좌를 협력해 온 EBS(한국교육방송공사)의 수능 홈페이지에 "대치동 1타강사"와 같은 학원 연상 홍보 글이 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방송이 고3 학생들을 상대로 한 수능 강좌의 강사로 현직 학원강사들을 대거 뽑으면서 벌어진 일이다.

교육부는 지난 2023년 교육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학원 임직원 강의 금지' 공문을 보낸 상태이기 때문에, "EBS가 교육부 지침과 달리 사교육 강사 홍보기관 노릇을 하는 것 아니냐"란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대형학원 강사 겸 EBS 강사, EBS 사이트에 "대치동 대형 강의"라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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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마이뉴스>는 EBS 수능 사이트를 살펴봤다. 수학 강좌만 살펴봐도 전체 25명의 강사 가운데 36%인 9명이 대형 학원의 현직 강사였다. 같은 학원에서 일하는 강사도 여러 명이었다.

특히 한 강사의 경우 EBS 홈페이지 강좌 소개란에 "대치동 대형 강의", "1타강사"라고 적어놓았다. 자신이 대치동에서 일하는 대형 학원 강사라는 점을 내세우고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공영방송인 EBS 홈페이지가 대형학원 홍보 기관이 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는 EBS가 초중고 강사 지원 자격으로 '교사 경력 2년 이상'은 물론 '학원 경력 3년 이상'인 자도 가능하도록 사교육에 문을 열어놨기 때문이다.

사교육 강사들은 EBS 강의를 병행하는 사실을 자신의 경력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EBS 강사를 하는 일부 학교 교사의 경우, 대형 학원에 스카우트 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EBS의 사교육 문호 개방은 교육부 지침의 취지를 벗어난 것이다. 교육부는 2023년 11월 10일, 17개 시도교육청과 17개 지방정부에 보낸 공문에서 "일부 시도교육청 등에서 사교육업체 임원이 참여하는 입학설명회, 토크콘서트 등을 개최하여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는 사례가 있다"라면서 "이에 사교육 이권 카르텔 근절을 위해 각 기관에서는 입시설명회 등 행사 개최 시 사교육업체 임직원을 초청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협조해 주기 바란다"라고 요구했다.

 교육부가 지난 2023년 11월 10일, 17개 시도교육청과 17개 지방정부에 보낸 공문.
교육부가 지난 2023년 11월 10일, 17개 시도교육청과 17개 지방정부에 보낸 공문. ⓒ 교육부

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 박고형준 상임활동가는 <오마이뉴스>에 "EBS는 현직 사교육 강사들을 자신들의 수능 강사로 뽑고, 그나마 EBS 강사로 뽑힌 현직 교사도 사교육업계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면서 "EBS를 매개로 한 이러한 사교육 강사들의 모습은 수험생들의 사교육 의존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당초 EBS는 사교육 절감을 위해 수능 강좌를 시작했는데, 이런 목적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BS 강좌가 사교육 가교역할, 무책임한 모습"

이어 박 상임활동가는 "EBS는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중요한 책무를 지닌 공영방송국"이라면서 "이러한 EBS의 사교육 가교역할은 공영방송에 어울리지 않은 무책임한 모습으로 볼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의 박은경 대표도 <오마이뉴스>에 "교육부 공문 내용으로 봤을 때, EBS가 사교육 업체 강사들을 자신들의 방송을 통해 전국 수능생 앞에 세우는 것을 학부모로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라면서 "EBS는 지금부터라도 현직 학원강사의 수능 강의를 중단해야 하며, 현직 교사가 학원으로 전직했을 땐 EBS 수능 강사에서 해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오마이뉴스>는 EBS의 설명을 듣기 위해 EBS 강사 채용 담당자와 대표전화 응대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고, '현직 학원 강사를 EBS 강사로 채용한 문제'에 대해 물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BS#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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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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