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동규 출석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2월 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에 출석하고 있다. ⓒ 이정민
검찰이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피고인 전원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반면 피고인 측은 "공소시효가 이미 만료됐다"며 면소(공소권 소멸로 인한 재판 불가) 또는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주장했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정 회계사에게 각각 징역 2년과 약 14억 원의 추징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주지형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1팀장에게는 징역 1년, 민간사업자 정재창씨에게는 가장 높은 징역 2년 6개월과 약 14억 원의 추징을 구형했다.
이 사건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부 정보를 민간업자에게 유출해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핵심이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개발사업 일정과 사업 타당성 평가 보고서 등 내부 정보를 활용해 호반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도록 유도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사업이 완료된 후 발생한 418억 원 상당의 시행 이익 중 약 42억 3000만 원이 민간업자에게 돌아갔고, 169억 원 상당은 호반건설이 가져갔다고 판단했다.
검찰 "유동규, 죄책 가법지 않지만..."
다만 검찰은 유 전 본부장에 대해서는 지난 6월 대장동 본류사건 결심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공사의 본부장으로서 죄책이 가볍지 않다. 다만 수사와 공판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실체 파악의 단서를 제공한 점, 본부장으로서 실체적 영향력을 행사했으나 개발사업 관련 단독 결정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고 성남시 수뇌부가 결정하는 데 있어 중간관리자 역할만 담당한 점, 본건으로 직접 취득 이익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
반면 검찰은 남 변호사에 대해 "사실관계는 인정하나 범행을 주도한 점과 유 전 본부장과 뇌물을 공유해 거액의 유착관계를 형성한 점과 범행으로 얻은 이익이 수백억 원에 이르는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정 회계사에 대해서는 "주요 비밀에 해당하는 공모지침서를 주지형씨에 의해 본인이 맘대로 작성하게 하고 이로 인한 이익이 상당한 점, 대체로 시인하다가 범행에서 일부 부인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가장 높은 형을 구형받은 정채상씨에 대해서는 "범죄를 부인하며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민간업자 중에서 가장 큰 이익을 얻었다"고 이유를 댔다.
유동규 "범죄는 나와 이재명, 정진상의 욕심"

▲유동규 출석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2월 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에 출석하고 있다. ⓒ 이정민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최후 진술에서 "이재명 당시 시장이 했던 일들을 잘 진행해서 훌륭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었던 것들이 이렇게 부작용들로 나타나고 있다"며 "위례 추징 과정에서도 보시다시피 모든 행위가 이재명 시장 저, 그리고 정진상, 이 보고 체계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범죄는 저와 이재명, 정진상의 욕심에서 이뤄진 일이고, 저는 어떤 처벌이라도 달게 받을 것"이라며 "처벌로 죄를 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재명은 어떤 재판도 받고 있지 않다.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재판부도 한 축이 돼 용감한 결정을 내려달라"고 했다.
남 변호사는 "여러 사건으로 재판을 받으며 계속해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고 그로 인해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것도 알고 있다"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회계사는 "위례 사업은 2013년 부동산 경기가 장기간 침체된 상황에서 추진된 사업이었고 성남도개공 출범 후 첫 사업이라 자금을 마련하기가 어려웠다"며 "피고인 등은 대장동 사업에서 신뢰를 얻고자 위례 사업을 적극 도울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피고인 측 "공소시효 이미 만료... 면소 판결 내려야"
한편 피고인 측은 이날 결심공판에서 한 목소리로 공소시효 만료를 핵심 쟁점으로 제기했다. 공소시효가 7년인데, 이미 2020년에 만료되었으므로 면소 판결이 내려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소시효 시점은 재산상 이익을 취득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데, 검찰은 이들이 재산상의 이익이 취득한 시점이 2018년 1월경으로 보지만, 피고인 측은 2013년 12월 3일 재산상 이익이 취득됐다고 보고 있다.
앞서 대장동 사건에서 1심 재판부는 이해충돌방지법의 시효를 7년으로 보고 2015년 발생한 사건에 대해 법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번 사건에도 동일한 논리가 적용될 경우 피고인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또 검찰은 이들이 사업상 비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이용해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했다고 보지만, 피고인 측은 이미 일반에게 공개됐거나 보호할 가치가 없는 정보에 지나지 않아 기밀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28일 오후 1시 30분을 선고기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