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5일, 교원단체들이 국회 소통관에서 고교학점제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전교조
올해 첫 시작과 함께 찬반 논란에 휘말린 고교학점제에 대해, 중도진보 교육단체에서 '유지'와 '폐지'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교학점제에 대한 교육단체의 생각이 공식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폐지 쪽 "극단적 선택, 입시 과목 편식" Vs 유지 쪽 "경쟁교육 완화 위한 정책적 장치"
2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참교육연구소가 지난 25일 펴낸 '경쟁교육 완화를 위한 범국가적 교육거버넌스 구축 방안' 보고서를 봤더니, 이 연구소는 14개의 중도·진보 교육단체가 참여한 '고교학점제에 대한 입장' 조사 등을 진행했다.
고교학점제에 대해 '완전 폐지' 입장을 가진 단체는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전교조, 실천교육교사모임, 대학무상화·평준화국민운동본부 등 4곳이었다. '조건부 폐지'는 교육희망네트워크 1곳이었다. 5개 단체가 고교학점제 폐지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폐지 입장'에 대한 이유는 "고교학점제는 극단적 선택 중심 교육과정이며, 현재의 대학 입시 조건에서는 입시 과목 중심으로 편식 된 교과목 선택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라는 것이었다.
'완전 유지' 입장을 나타낸 단체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3곳이었다. '조건부 유지'는 미래교육자치연구소,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 좋은교사운동 등 4곳이었다. 7개 단체가 고교학점제 유지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유지 입장'에 대한 이유는 "고교학점제는 경쟁교육 완화를 위해 교육 내적 변화를 이끄는 정책적 장치이며, 이 제도의 취지가 학생들의 성장을 위한 교육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경기교육미래포럼과 전국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등 2개 단체는 판단을 유보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단체들은 '고교학점제 찬반 입장과 별도로 현행 고교학점제의 문제점'(복수 응답)에 대해 '교원 수급 정책'(9곳)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지역과 학교 간 격차 심화'(8곳), '소인수 교과 기피 등 입시 문제와 연동'(6곳) 등의 순이었다.
참교육연구소 "윤석열 정부 고교학점제 준비 실책 뼈아프다"
이런 결과에 대해 참교육연구소는 "'고교학점제가 현 상태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다. 다만, 진보교육 진영 한쪽에서는 '이미 도입된 고교학점제가 중단 없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입장도 만만찮다"라면서 "이전 정부인 윤석열 정부의 실책이 뼈아프다. 정책적 준비가 너무 미흡했던 것이 사태의 악화를 불러왔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교원 수급 정책의 난맥상, 지역과 학교 간 격차 심화에 대한 대안 부재, 교사의 행정업무 부담 증가, 학생의 선택 역량 부족, 입시 문제와 연동된 소인수 교과 기피 현상 등 어느 것 하나 고교학점제를 대비할 제대로 된 정책 추진이 없었다"라고 짚었다.
한편, 국가교육위원회는 내년 1월까지 '고교학점제 변경안'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지난 9월 26일, '학점 이수 기준 완화에 대한 2개의 방안'을 국가교육위에 보낸 상태다. 앞으로 국가교육위는 교육부가 요청한 2개 방안을 바탕으로 고교학점제 변경안을 심의·의결하게 될 것으로 보여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고교학점제는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