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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1.28 09:26최종 업데이트 25.11.28 09:26

수원시 영통구청의 '갤러리 영통' 에서 열리는 민화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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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토박이로 오래 살고 있는 곳은 수원시 영통구의 매탄3동이다. 집근처엔 영통구청도 있으며, 구청 2층엔 <갤러리 영통>이라는 공간이 있다. 말 그대로 작은 예술전시공간이며 지역 주민들을 위해 예술 작품을 감상하거나 혹은 내보일 수 있는 장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2층에 갤러리가 있고, 늘 그곳에서 다양한 전시가 열린다는걸 알고 있었지만 매 전시마다 챙겨보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한동한 함께 민화모임에서 지도해주셨던 선생님께서 그곳에서 민화전시회가 열리니 구경가는 것도 좋겠다는 정보를 전해주셨다. 마침 2년 가까이 이어오던 민화모임이 없어져서 요즘 좌충우돌하며 혼자 민화를 그리고 있던 참이라 반갑기 그지 없었다.

영통구청의 갤러리 영통 11/4-12/4 민화전시
영통구청의 갤러리 영통11/4-12/4 민화전시 ⓒ 전명원

그저 민화 전시려니 하고 갔더니 그곳은 용인시 상현1동과 신봉동 주민자치센터 수강생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중이었다. 특히나 신봉동이라니 반가웠다. 나는 마침 신봉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에세이 쓰는 시간'이라는 이름의 강좌를 열고 있다. 그래서였을까. 민화 그리고 신봉동이라는 두 가지 교집합이 생기며 내적 친밀감이 샘솟아서 한껏 기대를 갖고 들어섰다.

막상 전시관의 작품들은 놀라웠다. 단순히 주민센터 수강생들의 작품이라고 한 마디로 뭉뚱그려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색감이며 조화가 뛰어났나. 이제 2년 정도 민화의 맛을 본 내가 오래 그림을 그려온 분들을 감히 평가할 수는 없으니 나는 그저 감탄의 눈길로 하나하나 들여다봤다. 내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색감과 붓 터치를 확인하니 절로 기가 죽었다.

갤러리 영통 11/4-12/4 민화전시
갤러리 영통11/4-12/4 민화전시 ⓒ 전명원

민화라고 하면 사람들은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 심지어 '무당 그림'이라고 폄하하는 이들도 보았다. 나 역시 민화의 세계를 모를 때에는 그런 오해를 한 적도 있다. 하지만 민화를 배우면서 선생님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책도 접했다. 그리고 나니 이제는 민화의 심오한 세계가 놀랍다. 민화의 그림 하나하나는 일종의 기호다. 저마다 의미하는 바가 있다. 다산, 성공, 축원 등 그림 하나하나에 담긴 그 의미를 생각하면 민화란 그저 '그림'이라는 범주를 넘어선다는 느낌이다.

갤러리 영통 11/4-12/4 민화전시
갤러리 영통11/4-12/4 민화전시 ⓒ 전명원

민화 모임을 함께 하는 이들의 사정으로 더 이상 모임을 할 수 없게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혼자서 민화를 그리고 있다. 민화에서의 기법중 하나는 '바림' 혹은 '발림'이라고도 하는 일종의 그러데이션이다. 색을 옅게, 부드럽게 퍼지듯 자연스럽게 채워간다. 얼마나 자연스럽게 색이 표현되는가 그것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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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영통에서 열리는 전시 <손끝에서 피어난 과정의 미학_상현 1동. 신봉동 주민자치 수강생>의 여러 작품을 꼼꼼히 감상하며, 나는 그 바림의 자연스러움과 색채의 은은함에 감탄했다. 일월오봉도, 초충도 같은 익히 알려진 작품도 있었지만, 글자를 응용하거나 북어를 응용한 그림도 있어서 신선했다.

민화는 분명 전통적인 그림이지만 요즘 다시 보아도 전혀 지금의 감각에 뒤지지 않는 세련됨이 있다. 그건 요즘 변형된 민화뿐 아니라 전통적인 민화를 봐도 그렇다. 이런 것이 전통의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집 가까이 '갤러리 영통'처럼 쉽게 접할 수 있는 지역 주민을 위한 전시 공간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갤러리 영통이라는 공간 덕에 민화 전시회를 보게 되었고, 나의 민화 사랑에도 한 스푼의 에너지를 더 얹은 것 같은 기분이다. 모쪼록 민화를 유행에 뒤떨어진 옛것 정도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와서 감상하고, 우리의 민화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어떤 의미를 품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영통구청#갤러리영통#민화전시#신봉동주민자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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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원 (wantwon) 내방

책을 읽고, 여행을 하며, 글을 씁니다. 나름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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