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천시 서포면 비토섬에 있는 비아굴 특화거리. ⓒ 김숙귀
지난 8일, 제철을 맞은 굴을 사러 경남 사천시 서포면에 있는 비토섬에 갔다.
'토끼가 날아오른 섬'이라는 뜻의 비토섬은 서포면 끝자락에 토끼 꼬리처럼 붙어있는 섬이다. 서포면과 다리로 연결되어 있으며 별주부전 전설이 전해오는 곳이다. "어데 가도 이리 맛난 굴은 먹기 어려울끼다." 비토섬 사람들의 굴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개펄에 꽂힌 나무기둥 너머로 삼천포대교가 보인다. ⓒ 김숙귀
비토리는 개펄이 발달해 일찍부터 지주식 굴양식이 발달했다. 개펄에 나무기둥을 세우고 굴포자를 붙인 패각을 메달아 기른다. 물속에 매달아 키우는 수하식과 달리 비토굴은 물이 빠지면 긴 시간 햇볕을 쬐고 공기에 노출되어 육질이 단단하고 향이 짙다. 몇 년 전, 사천에 갔다가 우연히 비토굴을 알게 된 뒤부터 굴철이 되면 제법 거리가 먼 데도 서포에 가서 굴을 사온다.

▲칸칸이 구분된 공간에서 비토섬 주민들이 굴을 까고 있다. ⓒ 김숙귀
비토섬 가는 길. 바다를 곁에 두고 달리는 해안도로가 아름답다. 굴특화거리에 도착하니 칸칸이 구분된 공간 안에서 굴을 까는 작업이 한창이다. 할머니 한 분이 굴을 사러 오라고 부르신다. 굴 1kg을 샀다. 눈 앞에서 까고 있는 굴이라 싱싱함은 보장되는 셈이다. 굴전도 구워먹고 된장찌개나 떡국에도 넣어 먹으리라.

▲하봉마을 국민여가켐핑장에 있는 별주부전 관련 조형물과 토끼 사육장. ⓒ 김숙귀
굴을 산 뒤 하봉마을에 있는 국민여가캠핑장으로 갔다. 한쪽에 별주부전 설화의 내용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서 있고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토끼도 있다. 귀여운 토끼를 잠시 보고난 뒤 월등도쪽으로 걸었다. 월등도로 들어가는 길 입구에 별주부전 설화의 내용을 적어놓았다.

▲월등도 가는 길에 별주부전 전설을 기록해 두었다. ⓒ 김숙귀
'꾀많은 토끼부부가 행복하게 살아가던 중, 남편토끼가 별주부(거북)의 감언이설에 속아 용궁으로 잡혀가서 용왕을 위해 간을 내놓아야 할 위험에 빠졌다. 토끼가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고 거북의 등에 타고 육지로 향하던 중 월등도 앞바다에 이르러 달빛에 반사된 육지를 보고 뛰어내리다가 바닷물에 빠져죽었다(토끼섬). 용궁에 돌아가지 못하게 된 별주부는 그 자리에서 거북모양의 섬이 되었다 (거북섬). 부인토끼는 남편을 애타게 기다리다가 바위끝에서 떨어져 죽어 돌끝 앞에 있는 섬(목섬)이 되었다.'
슬픈 이야기다. 월등도 앞에 가니 마침 밀물 때라 들어갈 수가 없었다. 캠핑장과 펜션이 있는 월등도는 유인도지만 하루에 두 번, 물이 빠질 때만 들어갈 수가 있다. 이야기와 아름다운 바다 그리고 맛있는 굴이 있는 곳으로의 여행은 즐거웠다.

▲월등도로 가는 길. 별주부와 토끼가 맞아준다. ⓒ 김숙귀

▲월등도, 하루에 두 번 썰물 때만 건너갈 수 있다. 월등도에서 거북섬, 토끼섬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고 한다. ⓒ 김숙귀

▲비토섬 가는 길, 해안도로에 만들어 놓은 거북이와 토끼 조형물. ⓒ 김숙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