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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시민신문

"사진을 찍어주겠다던 약속, 너무 늦어 미안해."

한 번도 전하지 못한 말이 사진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 오는 12월 8일부터 31일까지 화성시나래울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리는 홍성표 작가의 개인전 '늦은 약속'에는 뷰파인더 뒤에 감춰진 가슴 뭉클한 사연이 담겨있다.

고등학교 3학년 1학기 무렵, 작가에게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이라는 시련이 찾아왔다. 지적장애(다운증후군)로 인해 언어 표현이 서툴렀던 그에게 고된 항암 치료와 학업 중단은 감당하기 벅찬 무게였다. 병상에 누워 어머니의 입을 빌려 세상과 소통해야 했던 그 시절, 유일한 숨구멍은 면역 수치가 좋은 날 잠깐 들렀던 전곡항의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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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의 카메라를 빌려 뷰파인더를 들여다본 순간, 작가는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말이 아닌 '빛'으로 기록하는 세상은 그에게 자유를 선물했다.

그의 열정을 눈여겨본 병원 사회복지사와 '메이크어위시(Make-A-Wish)' 재단의 도움으로 작가는 자신만의 카메라를 선물 받았다. 그리고 다짐했다. 힘든 항암 치료를 함께 견디던 병동의 동생을 가장 예쁘게 찍어주겠노라고. 하지만 야속한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셔터를 누르기도 전에 동생은 먼저 세상을 떠났고, 그 약속은 지키지 못한 부채감이 돼 가슴에 남았다.

이번 전시 '늦은 약속'은 그때 미처 지키지 못한 약속을 향한 뒤늦은 고백이자, 새롭게 '삶을 기록하겠다'는 다짐의 결과물이다. 작가가 포착한 풍경들은 단순한 피사체가 아니라, 먼저 떠난 이들에게 보내는 안부이자 힘든 시간을 건너온 자신에게 건네는 위로다.

장애와 투병이라는 이중의 고난 속에서도, 카메라를 통해 주체적인 삶의 희망을 쏘아 올린 홍성표 작가. 그의 사진전은 오는 12월 10일(수) 오전 11시 개전식을 시작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차가운 겨울, 작가의 따뜻한 시선은 우리에게 "당신이 잊고 지낸 소중한 약속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전시 개요]

전시명: 홍성표 개인전 '늦은 약속'
기간: 2025. 12. 8.(월) ~ 12. 31.(수)
장소: 화성시나래울종합사회복지관
개전식: 2025. 12. 10.(수) 오전 11시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서성윤#사진전시회#홍성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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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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