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예견된 비극이었지만, 추모 1주기를 앞둔 현재까지 방관과 무관심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고 있습니다. 12월 1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에 두 번 연재되는 여덟 편의 추모 시를 통해 책임자들에게는 제대로 된 반성과 처벌을 요구하고, 유가족들에게는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덟 편의 시는 한국작가회의 시분과위원회에서 기획한 추모 시집 <보고 싶다는 말>(안온북스)에 수록된 작품입니다.

▲2024년 12월 31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인 전남 무안군 무안공제공항 활주로 주변에 고인을 애도하는 꽃과 글이 놓여 있다. ⓒ 소중한
보고 싶다는 말
- 권민경
우리의 짝사랑은 언제 끝날까
나는 보고 싶다는 말을 버릇처럼 중얼거리다가
입을 다문다
침묵은 아니다 정체 모를 기관에서 자꾸 솟아나는
말하자면 애를 쓰고 있지 않아도 솟아나는 호르몬이나
내 몸을 돌고 도는 피의 흐름
막을 수 없이 일어나는 일들
몸의 작용보다 속도가 빠른 마음 작용
어쩔 수 없는 시간의 흐름
하루가 오고 가는 속도
누군가는 순리라 부르는 자연스러움
그런데 난 왜 자꾸 어지러울까
소용돌이 속에서 헤엄치는 것처럼
사람은 잊어야 살 수 있다는데
솟아나는 감정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라
오늘도 아무렇지 않게 해가 지고
모두가 사는 집에 작은 불이 켜지고
매일 켜지는 불을 순리라 하진 않겠지만
삶이라 부를 순 있을 것
자연스러운 슬픔처럼
시인_권민경 :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 <꿈을 꾸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되었다> <온갖 열망이 온갖 실수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