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예견된 비극이었지만, 추모 1주기를 앞둔 현재까지 방관과 무관심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고 있습니다. 12월 1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에 두 번 연재되는 여덟 편의 추모 시를 통해 책임자들에게는 제대로 된 반성과 처벌을 요구하고, 유가족들에게는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덟 편의 시는 한국작가회의 시분과위원회에서 기획한 추모 시집 <보고 싶다는 말>(안온북스)에 수록된 작품입니다.

▲2024년 12월 30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유가족이 사고 여객기를 바라보며 슬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우리 곁으로 슬픔이 착륙한다
- 유병록
하늘 저편에서
네가 돌아오는 중이다
곧
고도를 낮추고
활주로 미끄러져서
떠났던 곳으로
우리 곁으로
네가 도착할 것이다
너는 짐을 챙겨서
부지런히 걸어서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여행 가방을 열면
우리를 위한 선물도
분명 들어 있을 것이다
선물이 비록 슬픔이어도
네가 주면 받아야지
기념품처럼 오래 간직해야지
고개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저편에서
네가 계속 돌아오는 중이다
우리 여기 이렇게 마중 나왔으니
곧
슬픔이 안전하게 착륙할 것이다
시인_유병록 : 201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목숨이 두근거릴 때마다>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