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전까지 기준으로 올해 들어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10월 27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성동ㆍ광진 등 아파트 단지. ⓒ 연합뉴스
10·1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지만 해당 대책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가장 큰 쟁점은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것으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이에 대한 행정소송까지 제기했다.
그렇다면 시장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까? 지난 19일 서울 종각역 근처에서 이성영 동천 주거공익법센터 연구원을 만났다. 다음은 이 연구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 한 달이 넘었어요. 현재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10·15 대책이 거래를 중단시키는 수준의 센 정책이긴 하거든요.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실거주자만 거래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는거라 다주택자는 사기가 어렵고, 1주택 갭투자도 어러워서 이게 거래를 굉장히 위축시키는 거긴 하거든요. 그래서 확실히 거래량이 급감한 것 같더라고요."
- 거래량 급감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일단 거래량은 급감했지만, 강남 3구는 신고가가 나타나긴 해요. 자기 돈으로 거래할 수는 있거든요. 대출을 많이 막은 거니까요. 10.15 대책이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고 세금을 더 많이 내게 한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 내가 대출은 받지 못하지만, 여전히 가격은 오를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는 것 같아요."
- 그럼, 지금은 관망하는 건가요?
"대출을 못 받으니, 돈 없는 사람들은 강제로 관망할 수밖에요. 근데 여전히 강남 3구 쪽에서는 앞으로도 오를 거라고 생각이 있으니까, 현금 동원이 가능한 부자들은 전고점보다 더 높게 해서 거래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강남 3구니 마포 등은 신고가가 형성되고 있죠. 그럼, 앞으로 계속 오를 거냐, 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하기에는 일단 거래량이 너무 줄었어요. 거래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몇 개씩 신고가가 찍히는 거라, 이걸로 앞으로 계속 집값이 오를 거다거나 말거다로 평가하긴 어렵죠."
- 10.15 부동산 대책 효과를 말하기엔 아직 이른가요?
"주식시장에서도 주가가 급등락하면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잖아요. 10.15 부동산 대책은 집값을 하락시키겠다는 것보다, 시장이 너무 과열돼 있으니까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 지역까지 토지 거래 허가 구역으로 묶어 거래를 어렵게 만들어 잠시 멈추도록 한 거죠."
- 일각에선 서울 전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것을 비판해요.
"불만이 있죠. 사실 노원, 도봉, 강북은 엄청 가격이 오르지도 않는데 같이 묶어버린 거거든요. 문재인 정부에서 2019년 12·16 대책 나왔을 때 핀셋 정책이라고 오른 지역 묶으니 바로 옆으로 풍선 효과가 나타났잖아요. (그걸 반면교사 삼아) 이번 정부는 묶을 때 풍선 효과가 안 일어나도록 굉장히 넓게 묶은 거죠."
- 앞서 대책 발표 이후에도 강남에선 신고가가 나왔다고 했잖아요. 매물이 없어서인가요?
"사실 강남 3구는 올해 3월에도 토지거래허가구역이었잖아요. 이미 지정되었던 곳이고, 6·27대책에서도 6억 이상 대출을 다 막았잖아요. 즉, 강남은 10.15대책 전에도 이미 규제가 상당히 들어갔어요. 근데 그때보다 지금 조금 더 들어간 건데, 강남은 경우 15억 이하 주택은 6억까지 대출해 주고 15억에서 25억은 4억 대출, 25억 원 이상은 2억 대출 이런 식으로 한 거거든요. 사실 강남은 가격대 자체가 현금 부자들이 들어가는 시장이거든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한테는 10·15 대책이 큰 영향은 아닌 거예요. 10·15 대책 후 거래는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주택 전망 지수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를 보면 여전히 집값은 상승할 거라는 생각이 있어요. 그러면 현금 부자들은 지방 부동산 다 팔고 강남에 하나 사놓자는 생각으로 가격을 조금 더 높여서 거래하는 거죠."
- 그럼, 강남 불패는 여전한가요?
"강남 불패는 여전하죠. 10·15 대책이 거래를 굉장히 어렵게 만든 거지, 갖고 있던 사람들이 매물 내놓게 만든 건 아니거든요. 갖고 있던 사람들이 매물 내놓으려면... 예를 들어 '내년까지는 양도소득세 엄청 낮춰줄 테니 빨리 팔아'라는 식으로 당근 주든지 아니면 '내년부터 보유세를 실효세율 1% 0.5% 갈 거야'라고 한다면 내놓을 유인인 건데... 지금까지 그런 정책은 내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강남 가격이 떨어질 거라고 보긴 어렵죠."

▲이성영 동천 주거공익법센터 연구원 ⓒ 이영광
- 정부는 부동산에 투기하는 자금을 주식으로 돌리려고 해요. 그러나 주식으로 가도 수익 보면 다시 부동산으로 갈 거란 전망이 많던데.
"정부가 세금 혜택 같은 걸 굉장히 완화시켜서 돈이 주식으로 갈 수 있도록 해놨지만, 여전히 부동산에서 미는 힘은 없는 거거든요. 돈이 주식시장으로 갔다가 안 돌아오게 하려면 부동산에서 미는 힘이 있어야 하죠. 그 미는 힘이 저는 보유세 등 세금으로 봐요. 보유 부담이 높아져야지 주식으로 번 돈이 다시 부동산으로 안 가죠. 여전히 (부동삼) 보유 부담이 너무 낮아요. 이 정도면 앞으로도 주식에서 어느 정도 벌어서 부동산으로 돌아가겠죠. 그래서 부동산에서 미는 힘이 필요한 거죠."
- 근데 현 정부는 보유세 올릴 생각 안 하는 것 같거든요.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세금으로 집값 안 잡겠다고 했잖아요.
"그때(이재명 대통령 후보 시절)는 집값이 조금 안정돼 있고 안 오르니까 그렇게 말할 수 있는데 집권하고 나서 가격이 엄청 오르잖아요. 그러면서 정책실장도 그렇고 김윤덕 (국토부)장관도 그렇고 '우리가 세제를 안 쓰겠다는 게 아니다 상황이 되면 세제도 쓸 수 있다'라고 한 거거든요. 만약에 여기서 한 번 더 가격이 뛴다면 부동산 때문에 또 정권 뺏길 수도 있는 거고 그럴 바에는 차라리 (세금 카드를) 쓰는 거죠."
- 주택 공급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와요.
"지금 수도권은 계속 수요가 있으니까, 사람들이 몰리고 집값 더 오를 거라는 두려움도 있죠. 수도권에 3기 신도시를 좀 더 적극적으로 진행해서 공급할 필요는 있어요. 근데 이게 양날의 검입니다. 앞으로 우리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잖아요. 지금 합계출산율 0.7명이 지속된다면 한 세대가 지나면 대한민국 인구가 4000만 명 이하로 떨어져요. 수도권에 이렇게 다 지어놓으며 30년 뒤에 이걸 감당할 수 있을까란 걱정이 있긴 해요. 대규모 주택 공급이 (인구가) 수도권으로 더 쏠리게 하는 요인이 아닐까라는 걱정도 있죠."
- 근본적으로 지역을 발전시켜서 지역으로 가게 해야지 않나요?
"그렇죠. 마강래 교수님이 정확하게 잘 지적해 주시고 방향성을 제시해 주셨는데, 100% 공감합니다. 단순히 수요 억제, 공급 확대 이 차원이 아니라 수요를 분산해야죠. 지금 수도권 집값이 오르는 이유도 지방에서 자산들을 정리해서 올라오는 게 많거든요. 근데 그 수요들이 지방으로 갈 수 있도록 해줘야 되죠. 그러려면 결국 양질의 일자리든가 아니면 마강래 교수님이 제안하시는 베이비부머 시니어들이 지방 가서 일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정책들이 많이 나와야 될 것 같아요."
- 10·15 대책으로 전세물 감소로 가격이 오른 것 같던데 맞나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실거주자만 거래가 가능하니까 다주택자, 갭투자 1주택자는 거래를 못하죠. 다주택자든 갭투자든 산 집을 전세로 내놓으니까 전세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긴 하죠. 근데 그런 것들이 다 금지되니까 전세 공급 물량은 줄어들긴 하죠. 전세 물량은 줄어들고 전세 거주자들이 이사를 하려고 할 때 전세 물량이 거의 없으니까, 아무래도 전세 수요자들은 협상력이 떨어지겠죠. 그러면 전세가격이 올라가든지, 월세로 가든가 하는 건데요. 근본적인 대책은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하고 정부가 공공임대를 많이 공급하는 것이 필요하죠."
- 10.15 대책 발표 후 고위 공직자들은 다 집 사놓고 다른 사람은 못 사게 한 거라는 비판도 나왔어요.
"그렇죠. 그렇다고 해도 집값이 폭등하는 건 어떻게든 막아야죠. 가만히 있으면 집값이 더 폭등할텐데 그럼 더 집사기가 어려워지거든요. 폭등세를 일단 멈추게 할 필요는 있죠. 이번에 고위관료들이 주택을 여러 채 가지고 있는 게 구설수에 올랐는데요. 구설수에 오르면 사퇴하거나 급하게 집을 처분하거나 하는 게 아니라 실수요임을 입증하지 못하는 부동산을 백지신탁하도록 하는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고위 관료들이 실거주 목적 외에 주택을 여러채 가지고 있으면 정책의 공신력이 생기기 쉽지 않습니다. 문재인정부에서도 고위 관료들이 주택을 여러채 가지고 있어서 정책 공신력이 훼손된 경험이 있습니다. 정책의 공신력을 높이고, 쓸데없는 정쟁 소모를 줄이기 위해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2년 대선 후보 시절 공약했던 내용이기도 하고, 부동산정책은 타이밍이 생명인데 부동산정책을 총괄하는 고위관료가 중요한 시기에 바뀌면 정책속도가 상당히 느려지니 이참에 고위공직자부동산백지신탁제도를 도입하는 게 좋겠습니다."
- 그러면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이재명 정부가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게 사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내년에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 인하할 거라는 전망이 많았어요. 왜냐하면 올해 경제 성장도 되게 안 좋았고 미국 연준도 금리 인하할 것 같은 분위기이고 하니까 한국은행도 내년에 기준금리도 낮추지 않을까란 전망이 있었어요. 그런데 최근에 시장금리가 상당히 올라가고 있어요. 3/4분기 한국경제성장률이 생각보다 잘 나오기도 했고, 환율도 너무 올라 한국은행이 내년에 금리인하를 하지 않을 것 같다는 걸 넘어서 인상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금리에 반영된 거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근데 금리가 올라가면 주택가격 상승 동력이 생기기 어렵습니다. 만약 내년에 금리 인상이 된다고 하면 이재명 정부가 시간을 번 건 있겠죠. 그래서 금리 요인 등이 내년 주택가격 향방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보유세 강화를 지방선거 전에든, 후에든 해야해요. 하지만 보유세 강화에 대한 시그널은 지방선거 전에도 정부가 계속 흘려야 해요. '우리가 지금 타이밍을 재고 있는 거지 안 하려고 하는 게 아니야'라는 걸 계속 흘려야 주택 매수 수요를 낮출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수도권 수요 분산을 위해 적극적인 지역 활성화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저출산과 지방소멸은 맞물려 있는 요인이라 균형발전을 통한 지역 활성화는 부동산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의 존망이 걸린 문제라고 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