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1심 판결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 논란이 2주가 지났음에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항소 포기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태도로 인해 민주당의 검찰 개혁 주장이 힘을 잃을 거란 주장도 나온다.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1심 판결에 대한 항소 포기 논란 전개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들어보고자 지난 21일 법률사무소 창덕의 이창민 변호사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이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연판장 돌린 검사들, 조직이기주의 발현"

▲이창민 변호사 ⓒ 이창민 제공
- 대장동 개발 비리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 논란이 계속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우선 논란이 되면 안 되는데 논란이 되고 있어요. 그만큼 검사들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방증이기도 한데요. 사실 검사는 법무부 외청의 공무원 신분일 뿐인데 검사가 이프로스 등에 글을 올리거나 연판장 돌리는 보도를 보면 무척 씁쓸합니다. 검찰이 항소하지 않은 것은 주요 피고인들이 검찰이 원하는 형량보다 더 높은 형량 선고받았기 때문인데요."
- 무죄가 나온 부분도 있어요.
"그렇죠. 그럼에도 항소할 실익은 크지 않다고 봅니다. 근데 재미있는 것은 해명을 요구했다는 검사장 18명은 담당 검사도 아닙니다. 즉 공무원이 본인 소관 업무가 아닌 것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는 건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검찰 조직 이기주의의 발현으로 보입니다. 본인 조직 때문에 언론 이용해서 정치를 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사실 경찰, 감사원 등 다른 사정기관 공무원이나 일반 행정직인 통계청 공무원이라고 생각해 보면 본인 소관 업무가 아닌데, 윗선의 해명을 요구하라는 것은 전혀 적절치 않습니다. 나아가 연판장을 돌리면서 서명하고 18명에 이르는 고위직들이 해명을 요구하라고 하는 것은 다른 공무원 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보고 듣지도 못했습니다."
- 국민적인 관심사가 큰 사건이라 그런 거 아닐까요?
"국민적 관심사 또는 정치적인 사건은 맞는데요. 그렇다고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되고 국민의 봉사자인 공무원이 그 상위 기관의 해명을 요구하는 연판장 돌리는 건 정치적 집단 행위 위반 소지가 크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습니다. 개별적으로 상위 기관인이나 상급자에게 적법 절차 통해서 해명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히 괜찮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고위 검사들이 연판장 돌리면서 서명하고 이것에 대해 해명하라고 집단적으로 몰려가서 하는 행위 자체는 우리 국가공무원법상 금지하는 공무원외 집단행동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항명인가요?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우선 국가공무원법상 집단 행위 금지 위반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본인들 소관 업무가 아닌 타인의 공무에 관해 불복하는 것이잖아요. 검사장 18명이 기소하고 공소 유지한 업무가 아니에요. 타인의 업무에 대해서 불복하여 집단 행위를 한 것입니다. 이의 제기 등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므로 일견 정치적 행위로 보여요."
- 중요한 건 명령이 있어야 항명도 될 수 있는 거죠?
"제 생각에는 항명죄로 민주당이 고발한 것이 아니라, 엄밀히 말해 국가공무원법상 집단 행위 금지 위반으로 고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치적 집단 행위를 한 것인데, 이게 곧바로 항명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총장 직무대행의 결정이 있었고, 이것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면서 연판장 돌리며 언론플레이한 걸 보면 윗선 결정에 대한 항명으로 볼 여지도 있겠네요."
- 안미현 검사도 항소 포기한 거 문제 있다고 했거든요. 안 검사를 친윤 혹은 정치 검사로 볼 수는 없지 않나요?
"검사 개인이 항소 포기가 부적절하다는 의견 표시하는 것 자체는 큰 문제는 없다고 보고 무조건 정치검사라고 할 수는 없어요. 정치적 집단 행위를 한 검사장 18명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인 거죠. 다만, 일개 검사의 의견 표명을 언론이 받아 보도하는 행태를 보면 씁쓸합니다. 그렇지만 발언의 내용은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 어떤 점에서 적절하지 않은가요?
"검찰이 대장동 수사 관련하여 위법 수사를 많이 했습니다. 증거 조작도 한 것으로 보이고요. 객관의무, 공정 의무가 있는 검사가 위법한 수사를 하면서까지 기소했고, 1심에서는 수사 때와는 달리 피고인들의 주요 진술들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즉 검사들이 제 역할을 공정하게 수행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고, 관련자들은 징계받아야 마땅합니다. 일부 죄목에 대해 억지로 기소한 면도 보이는데, 그 부분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무조건 항소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 쟁점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신중히 판단하라고 했다는 게 외압이냐 아니냐는 건데.
"그건 검찰청법상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 지휘할 수 있고 개입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검찰총장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 거죠. 외관상 그 지휘 방식이 중요합니다. 법무부 장관의 신중 판단 지휘 자체는 제가 볼 때는 전혀 문제없습니다. 그런데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통해서 하지 않았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는 거죠. 제가 볼 때 민주적 정당성이 있는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관해서 공무원인 검찰총장을 지휘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이 마련되어 있는 거죠. 즉 장관이 누구에게 지휘했느냐에 대해서는 문제의 소지가 있어요. 그런데 지휘권 발동하는 것 자체는 정당한 것입니다."
- 지휘권 발동하면 문제가 없지만 정 장관은 지휘권 발동 안 하고 의견 표명했다는 거거든요. 검찰의 주장은 항소를 하려는데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하니 사실상 하지 말라는 뜻으로 읽힌다는 거예요.
"맞아요. 법무부 장관이 신중하게 판단하는 건 사실은 항소하지 말라는 취지로 읽힐 수 있고요. 업무 수행하고 있는 일선 검사들에게 누구를 통해서든 그렇게 지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요. 다만 대장동 사건이 구체적 사건이니까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통해 '신중하게 판단해라'라는 걸 지휘권을 발동해서 했어야죠. 근데 그렇게 안 한 것으로 지금 보이거든요. 적절치 않아요. 지휘권 발동의 방식 자체는 정성호 장관이 실수한 것 같아요."
- 개발 이익에 대한 환수 문제도 뜨겁죠. 국민의힘은 항소 포기로 환수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민주당은 민사로 가능하다는 거거든요. 어느 주장이 맞을까요?
"민사를 통한 환수가 더욱 광범위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대장동 일당들의 부당이득 반환은 물론 손해배상 청구까지 가능하므로, 청구 금액, 즉 환수할 수 있는 금액이 더욱 큽니다. 그리고 판결 전 추징보전 해제로 인하여 대장동 피고인들이 재산을 처분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는데, 2070억 추징보전이 해제될 가능성은 사실 희박하므로, 우선 피고인들이 실제 재산 처분을 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즉, 실제 환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 그런데 검찰이 항소 포기하니 남욱 변호사가 검찰이 동결시킨 재산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잖아요.
"남욱 변호사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항소심이 아직 남았는데 검찰 측에서 항소를 포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추징 보전을 해제할 이유는 될 수가 없습니다. 즉 추징 보전 해제는 안 될 것으로 보여요. 검사가 항소하지 않은 것과 추징 보전 해제는 결이 완전히 다른 문제죠."
- 임은정 검사는항소를 꼭 해야 한다면 아무리 외압이 있어도 항소장 접수 시켜야지, 왜 그걸 하지 않고 반발하냐고 비판했어요.
"저는 그 부분이 좋은 지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정말 이 길만이 정의 구현과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서 무조건 항소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면 항소하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위법 수사 등으로 인하여 공정 및 객관의무를 위반했으니, 항소 및 항소 포기 둘 다 주저한 것입니다. 그런데 정성호 장관의 의견을 마치 외압인 것으로 왜곡하여, 실체 진실 규명을 하지 못한 것으로 프레임 짜고 있는 것입니다. 조만간 항소심이 진행되고, 그 항소심에서는 검찰의 위법 수사에 대한 법정 진술이 상당히 많이 나올 것입니다."
- 대장동 개발 비리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로 민주당의 검찰 개혁 주장이 힘을 잃을 거란 주장도 나옵니다.
"야당의 프레임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검사들의 정치적인 집단 행위로 인하여 검찰 개혁이 더 탄력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18명의 정치 검사에 대한 단죄도 분명 필요해 보입니다. 다른 공무원이었다면, 파면되었을 것입니다. 이토록 많은 특혜를 검사에게 줘서는 안 됩니다. 공직사회 기강을 위해서라도 이번 사태에 대해 검사들은 분명 책임져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