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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1.21 16:44최종 업데이트 25.11.21 17:40

[주장] 파주시는 시민에게 단수 피해를 선제적으로 보상하라

2025년 11월 14일, 파주시민 41만 명이 예고 없는 단수라는 초유의 재난을 겪었다는 사실은 단순한 사고를 넘어 행정과 공기업의 책임 구조를 되짚어 보게 한다. 고양시 덕이동에서 한국수자원공사가 추진한 '한강 하류권 4차 급수체계 조정' 공사 중 광역 송수관(직경 1000mm)이 파손되었고, 한국수자원공사는 파주시와 사전 협의 없이 인근 밸브를 차단했다. 사고 직후에도 정작 파주시에 대한 공식 통보는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파주시는 한강유역환경청을 통해서야 사고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고 이 과정에서 골든타임이 허비되었다.

파주시는 사고를 인지하자마자 배수지에 최소한의 물을 채운 뒤 복구 공사를 진행해 달라는 이른바 '선 충수, 후 복구'를 요청했으나, 한국수자원공사의 협조를 얻지 못했다. 파주시 핵심 생활권 전역이 물 한 방울 쓸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재난문자는 사고 발생 6시간이 지난 정오가 되어서야 발송되었고, 시는 오후 3시 38분이 되어서야 생수 배부 거점을 설치해 긴급 대응에 나설 수 있었다. 단수 기간동안 파주시민은 화장실 사용조차 어려운, 기본적인 위생과 건강이 위협받는 일상 붕괴를 온몸으로 견뎌야 했다.

김장철을 맞아 배추를 절여 놓았던 가정은 상수도 한 줄기에 의존하던 모든 준비가 무력화되는 경험을 했다. 편의점과 마트에서는 생수가 동나 시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야 했고, 이미 생수와 생필품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추가 지출을 감당해야 했다. 식당과 카페, 미용실, 세탁소 등 물 사용이 필수적인 자영업자는 영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곧바로 매출 하락과 임대료·인건비 부담으로 이어졌다. 학교와 어린이집 등 공공시설도 정상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돌봄 공백과 교육 차질이 발생했고, 취약계층일수록 재난 대응에서 더 많은 불편과 비용을 떠안아야 했다.

단수가 해소된 후 화요일(18일), 파주시는 한국수자원공사와 간담회를 열어 뒤늦게 사과를 했고, 피해 보상 기준과 범위, 대상, 접수 절차 등을 논의할 '보상협의체' 구성을 요청하고 있다. 한강유역환경청 주관으로 누수사고 규명 조사위원회가 구성되어 3주간 사고 조사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피해 보상 한도를 정하겠다고 한다. 생수 구입비, 정수기 필터와 수도꼭지 필터 교체비, 저수조 청소와 수질검사 비용, 영업 중단에 따른 매출 감소 등은 이미 시민들의 가계부와 사업장 장부에 찍힌 현실의 숫자다. 협의체의 구성과 조사위의 결론을 이유로 보상을 미루지 않아도 된다.

 파주시 홈페이지에 있는 보상협의체 구성 관련 안내
파주시 홈페이지에 있는 보상협의체 구성 관련 안내 ⓒ 파주시

다른 지자체의 사례를 보면, 파주시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훨씬 선명해진다. 2021년 춘천시 역시 대규모 단수 사고를 겪었지만, 사고 직후 '수돗물 피해보상심의위원회'를 구성해 피해 신청을 접수하고 심의하여 보상했다. 저수조 청소비와 수질검사 비용, 생수 구입비, 가정용 필터 구입비, 일부 영업손실까지 실제 지출 증빙에 기반해 보상이 이뤄졌고, 시민 입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지원이 되었다. 인천과 광주, 서울 등에서도 수질 사고·단수 사고 시 저수조 청소비와 필터 교체비, 급수관 세척비, 영업손실 등에 대해 신청을 받아 심의 후 신속히 지급하는 체계를 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의 방향이 드러난다.

 춘천시 수돗물 단수사고 피해 보상 공고 중 일부
춘천시 수돗물 단수사고 피해 보상 공고 중 일부 ⓒ 춘천시청

특히 춘천시는 재정 운용 면에서도 시민 보호를 최우선에 두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2021년 당초예산 단계에서 상수도사업특별회계에 대한 일반회계 전출금은 100억 원이었으나, 같은 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에서 40억 원을 추가 전출해 총 140억 원으로 늘렸다. 이는 일반회계에서 상수도사업특별회계로 전입(전출) 규모를 과감히 늘려 피해 보상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춘천시 세출 예산사업 명세서(2021년도 추경 2회 일반회계 전체)
춘천시 세출 예산사업 명세서(2021년도 추경 2회 일반회계 전체) ⓒ 춘천시

반면 파주시는 2021년 침전물 사고, 2023년 탁수·혼탁수 사고, 2025년 1월 관말부 침전물 사고에 이어 이번 광역 송수관 파손까지 반복된 상수도 사고 앞에서 시민의 신뢰를 회복할 만한 선제 조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파주시가 "한국수자원공사의 보상협의체가 구성되면 그때부터 보상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태도에 머무는 한, 행정은 시민에게 다시 한번 '기다림의 책임'을 떠넘기는 셈이다. 그러나 주민에게 가장 가까운 행정주체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아니라 바로 파주시이며, 재난 상황에서 시민이 가장 먼저 찾고 의지하는 곳 역시 파주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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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파주시는 결단해야 한다. 첫째, 춘천시 사례처럼 예비비와 추경 편성, 일반회계에서 상수도사업특별회계로의 전입금 증액 등을 통해 즉각적인 보상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한강유역환경청 조사위원회의 결과를 기다리지 말고, 생수 구입비·정수기 및 수도꼭지 필터 교체비·저수조 청소 및 수질검사비·영업 손실 등 실제 피해에 대한 신청을 받아 선집행 방식으로 보상을 시작해야 한다. 셋째, 보상 기준과 증빙 요건, 접수 절차를 명확히 하는 '파주시 수돗물 피해보상심의위원회(가칭)'를 서둘러 구성해 피해 유형과 보상 상한을 투명하게 결정해야 한다. 넷째, 한국수자원공사와의 정산과 구상권 청구는 시민 보상 이후에 차분하게 진행하면 된다. 행정이 먼저 시민을 보호하고, 그다음에 원인 기관에 책임을 묻는 것이 상식에 부합하는 순서다.

46시간의 단수는 끝났지만, 시민들의 고통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영업 중단으로 매출 손실을 만회하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있다. 예기치 못한 지출로 생활비가 흔들린 가정, 특히 노인·장애인·아동·이주민 등 취약계층은 정보와 자원 접근성의 차이만큼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또 한 번의 사과나 절차 안내가 아니라, 실질적 보상과 행정의 책임 있는 행동이다.

책임은 나중에 물어도 된다. 그러나 보상은 지금 당장 이뤄져야 한다. 이번 단수 사태에 대한 선제적·전면적 보상은 파주시가 '시민 중심 행정'으로 나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정의당 파주시위원회 위원장입니다.


#단수#보상#파주시#선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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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우 (cksdn103) 내방

파주에 살고 있습니다. 정의당에서 파주를 책임지고 싶습니다. 함께 잘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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