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릴레이 1인시위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지난 7월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3일부터 여객기 참사 1주년 전날인 12월 28일까지 대통령실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한다. ⓒ 이정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원인을 조사 중인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가 내달 중간조사 결과 발표 성격의 공청회를 예고한 가운데, 유가족 측이 "'셀프수사'와 독단적 공청회 강행을 중단하라"며 즉각 반발했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는 19일 입장문을 내고 "국토부 소속 항철위의 독단적 공청회 강행을 강력히 규탄하며 일체의 조사 활동 전면 중단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유가협은 "항철위가 사전 정보 공개 없이 공청회 일정, 내용, 참석자 등에 대해 유가족과 협의조차 하지 않은 채 공청회를 강행하는 것은 지금까지 제기된 모든 문제의 결정판"이라며 "항철위는 조사 대상인 국토부 산하 기관으로 국토부에 예속된 상태에서 조사의 중립성을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항철위는 조사 역량 부실, 인력 및 예산 부족 등 전문성이 현저히 부족한 상태이고 부실한 중간 발표를 통해 명확한 근거 없는 확정적 언론 보고를 강행했다"며 "나아가 정보 비공개, 일방적인 절차 진행, 비행기 잔해 증거물 방치, 현장 사진 촬영 금지 등 공정성 측면에서도 피해 당사자를 철저히 배제해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청회는 충분한 정보가 공개되고 참석자들이 의견을 준비할 합리적인 기회가 보장돼야만 취지를 달성할 수 있지만 항철위는 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으면서 형식적인 공청회를 강행하려 한다"면서 "이는 제주항공참사특별법 상 유가족들이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를 무시하는 심각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참사 당일 '음성 기록' 공개 예정... 유족 "편향적 공청회, 조사 전면 중단하라"
유가협은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공청회 및 사고 조사의 중단을 요구하며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진실 규명 ▲ 국토부의 '셀프수사' 중단 ▲ '항공·철도 사고조사법' 개정 및 독립적인 사고조사위원회 설립 ▲ 투명한 조사 정보 공개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앞서 이날 항철위는 내달 4·5일 서울 종로구 글로벌센터에서 공청회를 열어 참사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조류 충돌, 방위각시설, 기체(엔진), 운항 4가지 쟁점으로 나눠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참사 규명의 핵심 증거인 비행기록장치(FDR)과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 분석자료 등도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 5월 11일 오후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제주항공 참사의 '진상 규명 촉구를 위한 시민 서명운동'을 받기 위해 서울역 광장을 찾았다. ⓒ 유지영
김유진 유가협 대표는 19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공청회에서 공개될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도 유가족은 그간 열람하지 못하는 등 배제돼왔다"며 "지난 7월 설명회에서 참사 원인을 '조종사 과실'이라고 밝힌 것처럼 전문을 누락하고 항철위 입장을 뒷받침하는 기록만 편집해 공청회에서 공개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한 "항철위는 국토부 소속으로 중립성이 문제될 뿐더러 복합적이고 복잡한 참사 진상규명을 조사관 8명이 조사할 정도로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항철위는 그간 국토부 산하 기관이라는 점에서 이해충돌 우려와 '셀프 조사' 논란이 제기돼왔다. 지난 7월 무안공항에서 열린 '합동 엔진 정밀 조사 결과' 설명회에서는 국토부 규제 대상으로 그간 참사 원인으로 지목돼온 '콘크리트 둔덕' 등의 문제를 빼고 사고 원인을 '조종사 과실'로 설명해 유가족이 반발한 바 있다. 유가족들은 항철위를 국토부에서 독립시켜 국무총리실 산하로 이관하는 '항공·철도 사고조사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98일째를 맞은 5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2층에 유가족 텐트가 일부 남아 있다. 20여 유가족은 참사 현장인 공항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2025. 4. 5 ⓒ 김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