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과 윤석열 전 대통령 자택 인근에 마련된 채해병특검 사무실. 정식 명칭은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 이정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현 국방부 조사단장 차장 직무대리) '입막음' 의혹에 휩싸인 체포·구속영장 청구서에 대해 채해병 특검팀(이명현 특검) 중 일부가 "(청구서 내용은) 허위가 아니"라며 책임자 불기소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이 문제 때문에 휴일인 전날(16일) 특검보들을 소집해 긴급 회의를 진행했다. 반면 박 전 단장 변호인단은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 등 박 전 단장 체포·구속영장 청구 책임자들의 처벌을 촉구하는 고발장을 17일 오전 특검팀에 접수했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박 전 단장 항명수사를 주도했던 국방부 검찰단(아래 군검찰)이 2023년 8월 11일 박 전 단장의 수사외압 폭로 이후 사실과 다르게 무리한 표현을 써가며 두 차례 체포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당했다고 보도했다. 군검찰은 특검팀에 제출한 수사기록에서 박 전 단장의 체포영장을 군사법원에 청구했다는 사실을 누락시켰다. 특검은 사실상 그의 입을 막으려 신병 확보를 시도한 게 아닌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관련기사 : [단독] 수사외압 폭로 사흘 뒤 "박정훈 거짓 유포" 체포영장... 특검 '입막음' 의심 https://omn.kr/2g0s3)
특검팀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에 "필요하면 주중과 주말 모두 특검보들이 모여서 회의를 한다"며 "다만 구체적인 회의 내용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박정훈 변호인단 "기각된 체포영장 청구서, 무죄 입증 주요 증거... 엄벌해야"

▲해병대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이 지난 7월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채상병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 이정민
17일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 수사관 중 일부는 지난주 박 전 단장 체포·구속영장 청구서를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의심받는 염아무개 군검사에 대해 불기소 결정문을 작성하자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들은 '염 군검사가 사실상 체포·구속영장 청구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면서 불기소 방침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같은 주장은 이명현 특검이 긴급 소집한 특검보 회의에서 뒤집혔다. 박 전 단장 구속영장에는 VIP 격노설 등에 대해 "피의자(박 전 단장)의 주장은 모두 허위이고 망상에 불과하다"는 등 허위사실로 밝혀진 내용이 적시돼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회의를 통해 특검팀은 박 전 단장 체포·구속영장 청구서를 실제 누가 작성했는지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염 군검사의 상관인 김아무개 전 국방부 검찰단 보통검찰부장도 피의자로 입건되지 않은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사실상 박 전 단장에 대한 무리한 체포·구속영장 청구 과정에 관여했을 뿐만 아니라 항명 재판에도 핵심적으로 관여한 인사의 책임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박 전 단장 변호인단은 17일 오전 김동혁 전 국방부검찰단장, 김 전 보통검찰부장, 염 군검사에 대해 고발장(직무유기, 공용서류은닉,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위반)을 제출했다.
박 전 단장 변호인단은 고발장에서 "피의자(김동혁, 김아무개, 염아무개)들은 공익의 대표자 지위를 가지는 군검사로서 적법절차에 따라 수사를 하고 사건기록을 작성해 적정한 공소제기와 유지를 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유리한 증거와 불리한 증거를 불문하고 객관적으로 이를 수집·기록·제출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피의자들은 박 전 단장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 및 기각 사실이 알려질 경우 여론 악화로 이어져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을 두려워하고 이를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기각된 체포영장 청구서는 피의자들의 공소권 남용 여부와 박 전 단장의 무죄를 입증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면서 "그런데도 피의자들은 기각된 체포영장 청구서를 사건기록에 편철하지 않고 기록목록에도 기재하지 않았으며 국방부검찰단 청사 내 모처에 따로 은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법원의 재판권과 (박 전 단장의) 방어권이 심각하게 침해됐고 실체적 진실 발견 또한 저해됐다"라며 "국민의 사법절차에 대한 신뢰가 철저히 훼손됐다. 피의자들을 수사해 엄벌에 처해달라"고 적었다.
변호인단은 지난 14일 보도된 박 전 단장의 체포영장 청구서 내용을 다룬 <오마이뉴스> 보도를 증거로 제출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4일 일명 '박정훈 항명 수사'를 끌고 갔던 군검찰단이 "언론 접촉 금지를 지시하더라도 추가 항명 행위가 이뤄질 게 분명하다", "거짓을 언론에 유포"한다는 등의 이유로 두 차례 체포영장을 청구하며 박 전 단장의 신병을 확보하려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군검찰단은 박 전 단장 체포영장 청구서에 "폭주", "피해자 프레임", "거짓 주장", "사실 호도" 등 실제와 다른 내용을 포함해 무리한 표현까지 써 가면서 체포의 정당성을 주장했으며, 군검찰은 특검에 제출한 수사기록에서 박 전 단장의 체포영장을 군사법원에 청구했다는 사실을 누락했다고 보도했다.
군검찰은 박 전 단장이 2023년 8월 11일 KBS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수사외압을 폭로하자, 사흘 뒤인 8월 14일 1차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군사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또한 이른바 'VIP 격노설'이 보도된 뒤 "해병대사령관 지시 불복종" 등을 이유로 박 전 단장에 대해 2차 체포(8월 28일)와 구속을 시도했지만, 군사법원은 역시 이를 모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