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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들이 있을까.'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손이 가는 건 휴대폰이다. 습관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아침 첫 스크롤은 하루를 여는 작은 의식 같다. 특히 오마이뉴스 '사는 이야기'는 눈뜨자마자 가장 먼저 들어가는 곳이다. 시민기자로 글을 쓰기 시작한 뒤 부터는 더 그렇다. 남들이 쓴 이야기들이 내 마음을 두드리기도 하고, 내가 써 내려간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날도 평소처럼 익숙하게 스크롤을 올리고 있었는데 '오마이뉴스 창간 25주년 다큐, 오연호 대표가 큰절을 한 이유'가 눈에 들어왔다. 궁금해서 자연스럽게 기사를 눌렀다. 그 안에는 오랜 시간 버텨온 매체의 열정과 자부심, 초창기 기자들의 표정, 시민기자의 도전을 응원하는 문장들이 느껴졌다. 다 읽고 나니 궁금증 하나가 더 생겼다. '다큐가 보고 싶다'

그 길로 바로 유튜브 앱을 열었다. 검색창에 '오마이뉴스 TV '를 넣어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았다. 이상했다. 분명 기사에는 있었다고 느꼈는데, 예상 외로 찾기 힘들었다. 그런데 음악을 듣기위해 텔레비전으로 유튜브를 켰는데 첫 줄 화면 끝에 그 다큐 제목이 자리 잡고 있었다. '오마이, 마이 오마이 25주년 다큐멘터리' 순간 떨렸다. 왜 떨렸는지 그때는 알 수 없었다. 숨을 고르고 재생 버튼을 눌렀다.


다큐가 시작되자마자 마음이 묵직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25년 전, 오마이뉴스가 첫걸음을 내딛던 순간들이 화면 속에서 지나가는데, 내가 알지 못했던 사람들의 진심과 열정이 눈앞에 선명하게 드러났다. 새천년, 시대를 앞선 사람들이 변화를 갈망하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들을 보면서 마음이 계속 뭉클했다. 시민기자들의 인터뷰 장면에서는 가슴 한편 조용히 종이 울리고 있었다.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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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와 스토리가 주는 감동은 언제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누구나 글을 쓰는 이유는 다르지만 결국 사람에 대한 애정과 진심이 그 바탕에 있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중간중간에는 웃음이 나기도 했다. '저들도 사람이구나'... 너무 열정적이거나 너무 솔직해서 혹은 너무 인간적이어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또 어떤 장면에서는 기쁘기도 했다. 지금까지 잘 버텨온 시간들 그 과정에서 서로 기대고 응원하며 이어온 이야기들이 새삼 고마웠다. 그리고 내가 이 공동체의 한 사람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22년 1월, 내가 처음 시민기자가 되었을 때는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좋으면서도 가볍게 들렸었다. 인터넷 매체니까 쉽게 생각했다. 쉽게 삭제를 요청하고, 시간이 한참 지난 기사의 수정을 쉽게 요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시민기자'라는 말속에 담긴 무거운 책임을 안다. 한 줄 한 줄 쓸 때마다 독자에게 닿는 힘을 알기 때문이다. 50여 분의 다큐는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흘러갔다. 아쉽게도 내가 좋아하는 사는 이야기 편집자분들 모습은 끝까지 보이지 않았다.

다큐를 보고 난 뒤 한동안 마음이 묵묵했다. 막연히 '좋았다'라고 하기엔 감정이 너무 많았다. 뭉클함, 기쁨, 감사함, 무거움, 부끄러움, 그리고 한 가지 마음이 더 올라왔다. '기부해야겠다'. 정기후원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한 번쯤은 기부를 해봤으면 했는데 이렇게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살면서 무언가를 '지켜야겠다'는 마음이 든 순간은 많지 않았고, 어딘가에 기부를 한 적도 없다. 하지만 이 매체는 내가 글을 쓰는 문장을 통해 숨을 쉬고, 나 같은 시민기자들이 모여 하나의 큰 이야기를 만들며, 또 그 이야기를 읽는 사람들을 통해 살아가는 곳이다. 그곳이 오래 존재했으면 했다. 단지 독자로서가 아니라, 글을 쓰는 한 사람으로서.

내가 써 내려가는 사소한 이야기 하나가 오마이뉴스라는 큰 나무의 잎사귀라면, 그 나무가 단단히 뿌리내리고 오래 서 있길 바랐다. 다큐 하나가 이렇게 마음을 움직일줄은 예상못했지만 마음속에서 자연스럽게 내려진 결정이다. '기부하자.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를 오래 하기 위해서라도.' 그 마음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의무도 아니었다. 그냥 다큐가 나에게 건넨 '다음 문장'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언제든 내가 이야기를 쓰고 싶어질 때 오마이뉴스라는 공간이 나를 기다리고 있어 주길 바라는 마음도 함께였다.

다큐 마지막 부분에서 오연호 대표기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이렇게 애쓰면서 오마이 뉴스를 통해서 언론을 통해서 뭔가 바꿔보려고 하고 있는데 세상은 진짜로 바뀌고 있는 것인가,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더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오마이뉴스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여덟 글자 '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토다."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내가 가진 작은 목소리도 이곳에서는 의미가 있고, 그것이 쌓여 세상을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적은 금액일지라도, 내가 쓰는 문장의 미래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냥 좋은 날 축하하는 마음으로 부담없는 일시후원을 했다. 일종의 축의금이다.

친구의 특별한 날을 축하하듯 오마이뉴스 25주년을 축하하고 앞으로 25년 후도 그곳에 있기를 기대한다. 일간지가 아닌 '초간지'라는 말처럼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는 다큐의 힘을 생각하면 결코 가볍지 않은 시민기자의 자리다.

#오마이#마이오마이25년다큐#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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