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검찰청대검찰청 ⓒ 이정민
지난 8일 검찰이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졌다. 검찰의 항소 포기에 대한 정치권 상황을 짚어 보고자 지난 13일 시사 평론가인 박영식씨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박씨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대장동 사건에 대해 검찰이 항소 포기한 걸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데 어떻게 보세요?
"일단 저는 이 항소와 관련된 논란이 너무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빠지고 있다고 봅니다. 이 사건의 본질은 첫 번째가 검사들이 피의자들의 진술 증언을 회유하고 압박했던 부분들이 드러난 거예요. 오늘(14일) 제가 봤던 <오마이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이 1차 때와 다르게 2차 수사팀에서 재판부에 제출한 게 나왔어요.
두 번째 이 사태를 바라보는 언론들의 모습도 함께 봐야 됩니다. 언론들은 원래 검찰 쪽에서 나오는 검사들의 워딩을 아무렇지 않게 따옴표 저널리즘으로 실행해 왔어요. 이번에도 항소 논란이 벌어졌을 때 대장동 2차 수사팀이 1심 선고에서 자신들이 구형한 그 이상의 선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통상적인 검찰 내부의 관행 언급하면서 항소 포기가 말 안 된다는 식의 주장하고 있는 거거든요."
- 만약에 이게 국민의힘 의원이었다면 민주당은 가만히 있을까요?
"그런 가정적인 질문 하실 수 있다고 보는데 그 자체가 성립 안 됩니다. 국민의힘에 있는 어떤 정치인이 이런 조작 수사(의혹)의 대상 됐던 적이 있었나요? 없죠. 그러니까 이재명이라는 정적을 제거하거나 대선에 못 나가게 하기 위해서, 혹은 대선에서 낙선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저는 이 수사가 이루어졌다고 보거든요."
- 남욱 변호사나 정영학 회계사가 말 바꾼 게 정권 교체 때문일 수 있지 않나요?
"저는 그런 지적 하실 수도 있다고 봐요. 하지만 저는 증거로서 얘기해야 한다고 주장해요. 대장동 2차 수사팀에서 녹취록을 얘기한 대로 쓴 게 아니고, 진술 단어들을 오묘하게 교체해서 재판부에 제출했다는 건 사실이잖아요. 그래서 이 사람들이 정권이 바뀌었기 때문에 입장을 두려워서 입장 달리하는 거 아니냐고 접근하는 건 저의 전제와 다른 접근인 것 같아요."
-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신중하게 처리하라고 했다잖아요, 듣는 입장에서는 '항소 하지 말라'는 뜻으로 들렸을 수도 있는데.
"물론 맞습니다. 아랫사람이 듣기에는 하지 말라는 식의 얘기로 들을 수도 있는 거 아니냐는 의문 제기잖아요. 그리고 여타 보도를 보면 법무부 쪽에서 세 가지 선택지를 줬는데 전부 다 항소 포기에 이르는 결론이었다고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도 얘기 하고 있고요.
만약에 법무부의 결정이 그러하다 하더라도 검사들은 늘 이런 문제가 있었을 때 과거 윤석열이 했던 것처럼 소신과 의지를 가지고 항소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거거든요. 근데 안 했잖아요. 만약에 항소가 이루어졌다고 하면 그때 법무부가 맞대응할 수가 있겠죠. 법무부가 수사 지휘를 할 수도 있는 것이고 업무 지침을 서면으로 내려보낼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사실상의 책임은 항소하지 않은 검찰총장과 중앙지검장에게 있는데 이걸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서 법무부 핑계를 대고 있고, 만약에 항소했다고 하면 그 이후에 법무부의 대응이 있을 수도 있는데 아무런 행위도 하지 않아놓고 법무부 탓을 한다는 게 본질이죠."

▲대장동 재판 1심 결과에 대한 항소 포기를 둘러싸고 검찰 일부에서 반발이 튀어 나오자 더민주부산혁신회의가 13일 부산지방검찰청 앞을 찾아 "쿠데타적 항명에 대한 즉각적인 감찰"을 촉구하고 나섰다. ⓒ 김보성
- 검찰은 바람이 불면 풀보다 먼저 눕는다고 하잖아요. 그게 이번에도 적용된 거 아닌가요?
"바람이 불기 전에 먼저 누워버린 풀들은 누구인가요? 노만석 총장 대행과 정진우 중앙지검장 아닌가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일선 검사들이 반발하는 건 늘 봤던 장면들이죠. 다만 윤석열 정부에서는 단 한 번도 18명의 검사장이나 초임 검사들 단위에서 이프로스에 항의하고 언론에 자기 이름을 공개하면서 항의하는 장면이 없었죠.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를 디올백 혐의에 대해 '무혐의'를 줬을 때 검사들이 달려들지 않았잖아요. 그런 모습을 봤을 때 지금 항의 성명 내고 분기탱천하는 일선 검찰 공무원들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상당하다고 보는 것이고요. 어차피 바람 불기 전에 눕는 정권의 푸들 같은 검사들은 늘 있었던 거니까 그마저도 신기하지 않고요. 하기 싫으면 그만두면 되죠. 근데 윤석열 정부 때는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이러는 이유를 저는 되묻고 싶은 겁니다."
- 개혁신당에서는 이게 채 상병 사망 수사 의혹 외압 사건과 판박이라고 하는데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과 다른 점은 무엇이냐면 해병대 수사팀장인 박정훈 대령이 수사 기록를 경찰에 이첩했잖아요. 근데 그 수사 기록이 가고 나서 대통령실에서 어떻게 했죠? (결국) 국방부가 그 수사 기록 다시 회수받아 오잖아요. 그게 바로 외압인 겁니다. 그건 외압이라는 행위가 실재했던 것이죠.
이번에는 어떤 외압이 있었습니까? 예를 들면 항소장이 실제로 중앙지검장이나 검찰총장이 항소장을 냈는데 대통령실에서 '그거 다시 가져오고 법무부 장관은 서면으로 검찰총장 지휘하세요'라는 지시가 실제 내려왔습니까? 없죠. 이게 사실이잖아요. 우리 눈에 보인 적도 없고 기사화된 적도 없죠. 근데 이 사건이 채 해병 수사 외압 의혹과 동일하다고 여기시는 분들은 이걸 침소봉대한다고 봐요. 즉 항소 논란을 고리로 한 언론 플레이에 놀아나고 있죠."
- '항소 안 함'으로 대장동 개발이익을 환수하기 어렵다는 것 같은데.
"<조선일보>가 검찰이 주장하는 논리를 100% 실어준 것 뿐입니다. 7800억 원은 대장동 전체 개발 이익 금액을 뜻하거든요. 그래서 7800억 원이라는 전체 개발 이익 중에 대장동 재판 1심 선고 내용을 보시면 법원이 잡은 금액은 1120억 원이에요. 그리고 그마저도 나머지 민사로 해결하고 있는 부분이 한 400억 원이 되는 것이고 나머지 대목에 대해서 대장동 재판이 다루고 있는 거거든요. 검찰 쪽이 개발 이익을 더 크게 잡아놓고 언론에 띄운 것이, 고스란히 레거시 언론들의 주류 어떤 정서가 되어 가고 있더라고요.
법리적으로 들어가 보면 개발이익 환수 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민간 개발업자들이 형을 몇 년만 살고 나오면 수천억 원대 부자가 된다는 식의 논리가 있는 거잖아요. 이렇게까지 확대해서 해석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항소 포기로 인해 상당히 많은 문제점이나 부작용들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기 위해서 하나의 프레임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아요."
- 오늘(14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보면 이 대통령에 대한 국정 수행 지지도가 4% 하락했는데 어떻게 보세요?
"지난주 갤럽 조사가 63%였고 4%p빠진 거잖아요. 누구한테 이게 도움이 됐습니까? 서초동에서 흐뭇하게 이 상황을 바라볼 정치 검사들이 '역시 우리가 실력 행사를 하니까 대통령 지지율도 끌어내렸구나'라고 생각할 것 같고요. 실제로 부정 여론을 보면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 사법 리스크를 다시 복귀시키거나 상기시키는 작용을 언론이 해줬기 때문에 지지도가 빠진 거라고 봐요.
그러면 대통령의 지지도가 63%까지 갔던 지난주의 사례를 비춰봤을 때 대부분 APEC 정상회의로 얻었던 이 상승 모멘텀이 이번 주 와서 끊겨버린 거잖아요. 이건 상당히 유감이고 아쉽고요. 전망 하자면 오늘(14일) 팩트 시트가 발표됐잖아요. 그러면 이재명의 외교 성과가 다시 또 부각될 거예요. 아마 언론에서는 팩트시트와 항소 논란의 프레임 싸움이 또 시작될 겁니다. 그래서 이 둘 중에 프레임 싸움에서 이긴 쪽이 아마 여론을 더 잠식하게 되겠지만 세부적인 여론조사로 들어가 보면 아마 대통령실은 자신감이 있을 것 같아요."
- 그럼, 팩트시트 발표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호재로 작용할 거로 보세요?
"일단 팩트시트 발표가 상당히 다른 국가에 비해서 시간이 걸리는 거에 대한 공격이 있었는데 오늘 직접 이재명 대통령이 기자회견에 등장해서 직접 발표하고 동의 구하면서 그런 우려가 일단 불식됐으니까,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제거됐고, 소거가 됐기 때문에 우리 경제나 외교의 어떤 안정성을 기하는 첫걸음이 됐다고 평가해요. 심지어 국민의힘도 불확실성 제거가 됐다는 측면에서는 동의하는 것 같더라고요. 발표가 된 거니까요.
그리고 두 번째는 내용이 중요한 것 같은데, 기존에 우리 정부가 지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어떤 내용들을 협의했는지를 공개한 바 있잖아요. 근데 그 내용들이 팩트시트에 대부분 다 반영이 됐다는 거죠. 그러니까 당연히 좋은 영향을 줄 것 같고요.
굉장히 신뢰를 주고 믿음을 줄 수 있는 외교 행정이었다는 평가가 아마 뒤를 이을 것이기 때문에 아마 다음 주 여론조사는 볼만할 것 같아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