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에서 열린 내란 혐의 28차 공판에서 윤석열씨가 말하고 있는 모습 ⓒ 서울중앙지법 중계 영상 갈무리
"정부 부처에 들어가 자료 등 현황을 점검하거나 확인하는 건 계엄 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아느냐?" (윤석열)
"절차에 맞게 적법하게 해야지 그냥 떼오라고 지시하면 안 된다." (방첩사 유재원 대령)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에서 열린 내란 혐의 28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유재원 방첩사 사이버보안실장과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씨는 치열한 공방을 벌였습니다.
유 대령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당일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으로부터 출동 명령을 받았다며 당시 정 준장이 "이 계엄은 적법한 절차이기 때문에 너희가 따르지 않으면 항명에 처한다"라며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지시를 전달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정 준장이 "선관위 사무국과 여론조사 꽃의 전산실을 확보하는 게 임무"라고 말하면서 "만약 안 되면 하드디스크를 떼오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당시 유 대령은 "저희 사이버보안실에 수사관 자격이 있는가 (의문이었고), 둘째는 (하드디스크가) 전산장비이다 보니 그냥 가져오면 고장이 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며 "절차를 맞추지 않으면 위법수집증거로 증거가 왜곡될 수 있어서 가져오면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윤씨는 "계엄이란 건 유사 군정과 비슷해서 계엄 당국이 입법부를 제외하고는 행정·사무를 관장할 수 있다는 걸 아나"라며 "정부 부처에 들어가 자료 등 현황을 점검하거나 확인하는 건 계엄 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아느냐"라며 유 대령을 추궁했습니다.
이에 유 대령은 "절차에 맞게 적법하게 해야지 그냥 떼오라고 지시하면 안 된다"라고 반박했고, 윤씨는 "떼오는 게 아니라, 가서 점검하는 것"이었다며 자신의 지시가 정당했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재판 막바지, 지귀연 부장 판사는 유 대령에게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느냐고 물었고, 유 대령은 "12.3 계엄의 주범으로 꼽히는 방첩사지만 방첩사 내부에도 저항하는 세력이 있었다는 걸 꼭 기록에 남겨 달라"고 간곡히 당부했습니다.
방첩사 군인 "저희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계엄령 선포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된 계엄군이 선관위 시스템 서버를 촬영하는 모습. ⓒ 국회 행안위 제공 CCTV 영상 갈무리
이날 오전에는 12.3 내란 사태 당시 과천 중앙선관위 서버 확보를 위한 출동 지시를 받았던 양아무개 방첩사 경호경비부대장(중령)도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양 중령은 "선관위 출동 지시를 받은 뒤 정당성을 따져 봤을 때 정당하지 않다는 게 결론이었고, 출동 자체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고 증언했습니다. 다만, "항명죄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출동은 안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법무 검토를 기다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윤석열씨는 "여러분에게 강압적이거나 일방적으로 명령을 이행하라고 내려온 적이 없지 않나"라며 "여러분도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법적 검토를 하고 일단 출동하자고 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양아무개 중령은 "자유스러운 분위기, 편안한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앞서 지난 8월 열렸던 김용현 전 국방장관 등의 내란주요임무종사 혐의 16차 공판에서 김 전 장관 측 이하상 변호사는 양 중령에게 "장관실에서 임무수행하라고 내려왔는데 예하 부대에서 법무검토 했으니까 명령에 따르지 말아야겠다는 의사결정이 군대에서 가능한가"라고 압박했습니다.
이에 양 중령은 "저희는 단편적인 내용이 아니고 헌법부터 계엄까지…"라고 말했고 이 변호사는 "당신이 왜 헌법을 보냐고"라며 윽박 질렀습니다. 그러자 양 중령은 "저희도 대한민국 국민이다"라고 항변했습니다(관련 기사:
'복종기계' 취급에 반박한 방첩사 간부 "저희도 대한민국 국민").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