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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페스타 현장]
청년들에게 김창옥이 전한 말 "오늘 여러분은 제 젊은 날입니다" https://omn.kr/2fzpq
"왜 기죽습니까" 김제동이 청년페스타에서 던진 말 https://omn.kr/2fzrh

"저는 어느 날 문득 깨달았어요. 경쟁 상대가 남이 아니구나. 결국 나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를 매니지먼트하고 있는 거구나. 비교의 기준을 남에게 두기보다 스스로에게 두면 좋겠어요. 중요한 건 내가 나를 잘 관리하고 있나, 내가 원했던 방향대로 가고 있는지를 보는 거예요."

배우 조인성이 청년페스타 강연장에서 '남과의 비교로 힘들었던 적이 있냐'는 청년의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불안과 혼란을 견디며 하루하루 버티는 청년들에게 그는 위로와 공감을 전했다. 조용하지만 단단한 목소리였다.

청년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조인성 배우 조인성은 청년들이 직접 질문을 적은 포스트잇을 하나씩 확인해 가며 솔직한 대화를 이어갔다.
청년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조인성배우 조인성은 청년들이 직접 질문을 적은 포스트잇을 하나씩 확인해 가며 솔직한 대화를 이어갔다. ⓒ 이준길

9일 서울 서초구 정토사회문화회관. 지난 3일 동안 이어진 청년페스타의 마지막 날, 회관 앞은 이른 아침부터 길게 늘어선 청년들로 붐볐다. 마지막 메인 강연자, 배우 조인성 때문이었다. 청년들은 "오픈런 해야 한다"는 말까지 주고받으며 일찌감치 줄을 서기 시작했다.

3일간 이어진 청년페스타의 마지막 날 청년들은 “오픈런 해야 한다”는 말까지 주고받으며 일찌감치 줄을 서기 시작했다.
3일간 이어진 청년페스타의 마지막 날청년들은 “오픈런 해야 한다”는 말까지 주고받으며 일찌감치 줄을 서기 시작했다. ⓒ 이준길

건물 내부로 들어서면 청년페스타의 열기가 곧장 느껴졌다. 지하 3층부터 11층, 그리고 루프탑까지 전 층이 청년들을 위한 체험·상담·전시 공간으로 꾸며졌다.

11층에는 명상 체험, 10층에는 평화세움 특강, 9층에는 사회 세미나와 NGO 활동가 토크, 7층에는 마음편지 정류장·바느질 놀이터·되살림 장터, 6층에는 에코시네마 상영, 5층에는 마음 차담, 4층에는 방탈출 게임, 3층에는 절수행·법복입기·염주 만들기, 2층에는 페이스페인팅, 지하 1층에는 채식 또띠아·김밥·주먹밥 등 먹거리 부스, 지하 3층에는 JTS 사진전이 펼쳐졌다. 15층 규모의 회관은 말 그대로 '청년들의 하루 쉼표'를 위한 거대한 놀이터가 되었다.

‘청년들의 하루 쉼표’를 위한 거대한 놀이터, 청년페스타 정토사회문화회관은 지하 3층부터 11층, 그리고 루프탑까지 전 층이 청년들을 위한 체험·상담·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청년들의 하루 쉼표’를 위한 거대한 놀이터, 청년페스타정토사회문화회관은 지하 3층부터 11층, 그리고 루프탑까지 전 층이 청년들을 위한 체험·상담·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 이준길

500명 강당 터지게 만든 조인성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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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대강당의 500석은 순식간에 가득 찼다. 조인성이 등장하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는 특유의 장난스러운 농담으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열었다.

"이광수, 도경수, 김우빈 오는 줄 알고 오신 분은 왼쪽으로 나가주시면 되겠습니다."

강당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다. 본격적인 대화는 '삶의 길을 함께 찾다'라는 주제로 이어졌다. 사회자는 조인성의 청년 시절, 수행을 시작하게 된 이유, 대중의 평가, 일과 수행의 균형, 봉사의 의미 등 깊이 있는 질문을 던졌다. 청년들은 직접 질문을 적은 포스트잇을 통해 조인성과 솔직한 대화를 이어갔다. 조인성은 배우로서의 내면, 인간으로서의 불안, 수행자로서의 길을 감추지 않고 털어놓았다.

"후배들이 고민 상담을 하면 저는 그런 얘기를 해요. 너도 고민 있고, 나도 고민 있다. 누구 고민이 더 무겁다, 가볍다 말할 수 없다. 그래서 각자 고민을 꺼내놓고 조금 더 발전적으로 생각해보자고 해요. 고민이 꼭 나쁜 건 아니거든요. 어쩌면 필연적인 거죠. 저는 지금도 계속 고민하면서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그의 말은 꾸밈이 없었고, 청년들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청년페스타에 조인성이 등장하자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배우 조인성이 ‘삶의 길을 함께 찾다’라는 주제로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년페스타에 조인성이 등장하자 환호성이 터져나왔다배우 조인성이 ‘삶의 길을 함께 찾다’라는 주제로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이준길

한 청년이 "타인의 평가와 시선이 두려워 눈치를 보게 되어 힘들다"라고 묻자 그는 눈치를 부정적으로만 받아들이는 시선에 문제를 짚었다.

"눈치, 저도 봅니다. 어떻게 안 볼 수 있겠어요? 눈치는 감각이에요. 분위기를 읽고 상대를 이해하는 능력이죠. 저도 지금 무대에서 청중의 표정과 호흡을 살피고 있어요. 눈치를 보는 건 배려이고 소통의 기술입니다. 세간의 평가, 저도 무섭습니다.

하지만 그건 제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에요.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그 초심을 다시 떠올리는 일입니다. 태풍에 나무가 흔들리는 건 당연하죠. 중요한 건 흔들리더라도 다시 가운데로 돌아오는 겁니다. '지금 내가 흔들리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게 더 중요해요."

영화감독을 준비하며 매 현장마다 두려움이 엄습한다는 청년, 직장에서 폭언과 성희롱 사이에서 참아야 할지 맞서야 할지 갈등 중인 직장인, 그리고 이별의 상처로 하루하루를 버틴다는 군 장병까지 무대 위 질문들은 날것 그대로였다. 그중 군복을 입은 청년이 조심스럽게 마이크를 들었다.

"충성! 강의 너무 잘 들었습니다. 저는… 이별을 겪고 있는데, 구체적인 해결 방법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강당 곳곳에서 작은 탄식이 퍼졌다. 조인성은 몸을 앞으로 숙이며 부드럽게 물었다.

"아, 너무 안아주고 싶네요. 몇 년이나 만났어요?"

"2년 정도 만났습니다."

"그럼 그 두 배인 4년 정도는 슬퍼해야죠. 너무 빨리 잊으려는 건, 내가 그 정도밖에 사랑하지 않았다는 뜻일 수도 있으니까요. 아플 수밖에 없습니다. 이별에는 약이 없어요."

잠시 조용해진 강당에 그가 다시 웃음을 띤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런데 한편으로 축하드리고 싶네요. 곧 괜찮은 사람 만날 것 같은데요?"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이제 조금 자유로워졌잖아요. 생각해 보면 좋은 점도 있을 겁니다."

"좋은 점이 있긴 합니다."

조인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막 조언을 건넸다.

"사실 헤어짐 자체와 슬픔은 직접 연결되지 않습니다. 너무 싫었던 사람과 헤어지면 안도하기도 하잖아요. 지금 힘든 건 '이별' 때문이라기보다, 마음속 집착을 놓지 못해서 그래요. 그러니 헤어짐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고, 그 안에서 좋은 점도 찾아보세요. 분명 있습니다. 자유로워진 걸 축하합니다."

잠시 전까지 울음이 섞였던 장병의 목소리에는 어느새 웃음기가 배어 있었다. 청중들은 따뜻한 박수로 그를 응원했다.

"할 수 있어!" 500명 청년의 합창이 강당을 가득 채우다

사회자가 "오늘 이 자리에 계신 청년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한마디는요?" 하고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조인성은 고민 없이 말했다.

"저는 요즘 '할 수 있어!' 하고 자주 말합니다. 여러분도 힘들 때 스스로에게 한번 말해보세요. 피해갈 수 없다면, 하는 게 나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자 사회자가 "그럼 우리 다 같이 외쳐볼까요? 하나, 둘, 셋!" 하고 외쳤다. 조인성이 "할 수 있어!" 하고 말하자 강당 전체가 울렸다.

"할 수 있어!"

그 짧은 구호는 묘하게 오래 남았다. 환호와 웃음, 뜨거운 응원 같은 기운이 강당을 채웠다.

마지막 강연은 법륜스님이 마무리… "위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각성이 필요합니다"

청년페스타의 대미는 법륜스님의 강연이 장식했다. 스님은 "이번 페스타의 목표는 '청년 격려'였지만, 결국 희망은 여러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각성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힘을 합치면 희망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청년페스타에서 마지막 연사로 나선 법륜스님 법륜스님은 청년페스타 행사가 “100% 자원봉사로 만들어진 실험적 축제”였음을 강조하며, 청년들에게도 앞으로 직접 참여하는 주체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청년페스타에서 마지막 연사로 나선 법륜스님법륜스님은 청년페스타 행사가 “100% 자원봉사로 만들어진 실험적 축제”였음을 강조하며, 청년들에게도 앞으로 직접 참여하는 주체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 이준길

또한 법륜스님은 이번 행사가 "100% 자원봉사로 만들어진 실험적 축제"였음을 강조하며, 청년들에게도 앞으로 직접 참여하는 주체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 순서는 청년 서포터즈들의 공연이었다. '청춘만화' 음악에 맞춰 다 함께 노래하고 춤을 추며 청년페스타의 마지막을 즐겼다.

청년페스타의 마지막 순서, 청년 서포터즈들의 공연 행사를 준비한 청년 서포터즈들은 ‘청춘만화’ 음악에 맞춰 다 함께 노래하고 춤을 추며 청년페스타의 마지막을 즐겼다.
청년페스타의 마지막 순서, 청년 서포터즈들의 공연행사를 준비한 청년 서포터즈들은 ‘청춘만화’ 음악에 맞춰 다 함께 노래하고 춤을 추며 청년페스타의 마지막을 즐겼다. ⓒ 이준길

사회자가 "2025 청년페스타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하고 외치자 청년들도 마지막 구호를 외쳤다.

"세상을 향한 우리들의 움직임!"

폐막 선언과 함께 울려 퍼진 청년들의 구호는 3일 동안 서로에게 기대고 위로해 준 마음의 총합 같았다. 2025 청년페스타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외로움과 불안이 일상이 된 시대 속에서, 청년들은 이곳에서 잠시 안심하고 살아 있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할 수 있어"라는 작은 문장을 가슴에 품고 집으로 돌아갔다.

#조인성#청년페스타#법륜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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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자. 오연호의 기자 만들기 42기 수료. 마음공부, 환경실천, 빈곤퇴치, 한반도 평화에 관심이 많아요. 푸른별 지구의 희망을 만들어 가는 기자를 꿈꿉니다. 현장에서 발로 뛰며 생생한 소식 전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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