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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대학교에 다니는 나는 요즘 아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매일 한 과목씩 녹화 강의를 들어야만 수강 중인 6 과목을 일주일 안에 끝낼 수 있다. 출석 인정 기간은 2주일이지만 나는 하루에 한 과목씩 수강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워놓았다. 한 번도 강의가 밀린 적 없다.
사이버대는 라이브강의도 진행한다. 문예 창작학과이다 보니 교수님이 첨삭해 주는 글을 학우님들과 화면을 통해 배우기도 하고, 합평하며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기도 한다. 보통 일주일에 라이브 강의가 4과목 정도가 있다. 녹화 강의와 라이브 강의를 다 챙겨 들으려면 시간이 빠듯하다.
지난 5일에는 라이브 강의가 두 과목, 메타버스 강의가 한 과목 있었다. 메타버스 강의는 예술치료학과의 '이야기 독서 치료' 과목이다. 오후 4시에 강의가 진행되었다.
메타버스란 웹상에서 아바타를 이용하여 사회, 경제, 문화적 활동을 하는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강의는 아바타로 입장하는 거라 라이브 강의보다는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바타를 예쁘게 치장하고 폴짝폴짝 뛰어 교수님 바로 옆자리로 걸어서 이동했다. 지금은 몇 번 했다고 바로 쓱쓱 잘 하는데 처음 메타버스 강의 때는 땀이 삐질삐질 났다.
강의실에 어떻게 입장하는지, 아바타는 어떻게 치장하는지, 어떻게 걸어가서 의자에 앉는지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교수님께서 알려주셨지만 잘 몰라서 멍하게 입구에 서 있었던 적도 있다. 그때 학우님들이 친절하게 채팅으로 알려주신 덕분에 이제 메타버스 강의는 편하게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이번 메타버스 강의는 제미나이 인공지능을 이용해 그림책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수업이었다. 학우님들은 채팅창에 미드저니, 레오나르도를 이용한다고 써 놓았다. 제미나이는 어떤 기자님 글에서 봐서 들어본 적은 있으나 다른 것은 너무 생소했다.
나만 잘 모르는 것 같아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지만 보는 사람이 없으니 안심하고 집중했다. 인공지능을 이용해보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라 그동안 도전해 보질 못하였다. 그런데 교수님께서 그 강의를 해 주신다니 얼마나 좋던지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쫑긋 세우고 몸을 컴퓨터 쪽으로 바짝 당겨 앉았다.
제미나이 사이트를 먼저 알려주시고 사용 방법에 대해 차근차근 말씀해 주셨다. 교수님께서 제미나이에 들어가서 스토리북을 클릭한 후 무엇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잠시 후 정말 그림책이 한 권 만들어졌다.
이야기에 맞는 그림이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10쪽으로 만들어진 그림책은 '듣기'를 클릭하면 책을 읽어주기도 했다. 60이 넘은 내가 보기엔 너무 신기한 광경이었다. 보고 있으면서도 믿어지지 않아 입이 반은 벌어졌다.
하루가 지난 다음 날이었다. 나는 남편이 출근하고 난 오후 3시부터 공부를 시작한다. 조용하고 집중할 수 있는 그 시간이 좋다. 강의를 들으려고 학교 홈페이지에 접속하려다 갑자기 제미나이가 생각이 났다. '할 수 있을까?' '에이, 한번 해보자. 안 되면 말고'라는 생각으로 인터넷에 제미나이를 검색해봤다.
어제 교수님이 알려주신 사이트를 찾아서 클릭했다. 로그인하는 데만도 한참이나 걸렸다. 구글은 자주 사용하지 않다 보니 이메일 로그인이 안 되어 스마트폰 번호로 했다. 비밀번호도 생각나지 않아 새로 바꾸고서야 겨우 들어갔다. 교수님이 알려주신 대로 화면 왼쪽 세 개의 줄을 클릭하니 무언가 펼쳐졌다. 바로 아래에 있는 스토리북을 클릭하여 제미나이에게 글을 썼다.
"사이버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동화 작가가 되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만들어 줘."

▲그림책 표지제미나이가 만든 그림책 표지. ⓒ 황윤옥
제미나이가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1분 만에 그림책이 한 권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그림책 제목은 '아흔아홉 개의 주름 아래 빛나는 이야기'이었다. 그림책을 한쪽씩 펼쳐보니 정말 내가 쓴 내용 같은 이야기가 있었다. 등장인물을 말하지 않았는데도 이야기 속에는 내 손자 같은 아이가 나왔다. 아이 이름도 비슷했다. 실제로 이게 된다니 내가 하고도 정말 깜짝 놀랐다.

▲그림동화제미나이가 만든 그림책 중 한 장면. ⓒ 황윤옥
그동안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정말 궁금했었다. 메타버스 강의를 통해 제미나이로 그림책도 만들고 요즘 세대에 한 발 다가가게 되어 너무 뿌듯하다. 세상의 흐름에 뒤처지는 게 아닌가 걱정할 때도 있었다. 이렇게 한번 실행해 보니 어떤 배움이든 배움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학교 다니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