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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기자들이 취재 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롭게 쓰는 코너입니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4차장, 최재훈 반부패2부장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무혐의 처분했던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4차장, 최재훈 반부패2부장에 대한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이 지난 2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4차장, 최재훈 반부패2부장이 입장하고 있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4차장, 최재훈 반부패2부장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무혐의 처분했던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4차장, 최재훈 반부패2부장에 대한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이 지난 2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4차장, 최재훈 반부패2부장이 입장하고 있다. ⓒ 이정민

"주식 투자를 많이 했고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했다. 근데 다 소개 받고, 추천 받아서 했다. 그건 전문성으로 보기 어렵다."

지난해 10월 17일 최재훈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2부장검사의 말이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무려 4시간 동안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의혹 사건 무혐의·불기소 처분 이유를 취재진에게 설명했다.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김씨의 '주식 관련 지식·경험 부족'이었다.

과거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BW 거래를 하고 이듬해 사모펀드에 되판 전력까지 공개됐지만 검찰은 요지부동이었다. 취재진이 이를 언급하며 "주식 모르는 사람으로 볼 수 있느냐"고 지적하자 최재훈 부장검사는 "그 정도로는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답했다. 당시 검찰 설명자료에도 "피의자는 주식 관련 지식, 전문성, 경험 등이 부족하다"라는 표현이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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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효과, BW으로 인한 주가 하락, 공리공매도 등 잘 아는 걸로 보이는데 김씨에게 상당한 전문성이 있었던 것 아닌가?"

지난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열린 김씨의 6차 공판기일에서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당시 김씨의 미래에셋증권 계좌를 담당했던 증권사 전 직원 박아무개씨에게 김씨의 '주식 투자 전문성'을 물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전, 김씨가 비상장회사 BW를 매매했던 증거를 들고 나왔다.

사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았다. 김씨 주식 투자 방식은 남달랐다는 사실 말이다. 과거 검찰이 김씨에게 '주식 초보자' 딱지를 붙인 게 그에게 모욕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물론 과거 검찰이 말한대로, 전문성은 스펙트럼이 넓다. 김씨에게 '전문가' 칭호를 붙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그가 일반적인 매매뿐 아니라 이색 거래를 하며 '개미(일반 투자자)'를 뛰어넘는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었다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① BW 매매] 워런트, 감자, 공매도... 쏟아진 전문용어들

 김건희씨가 지난 8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남부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김건희씨가 지난 8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남부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내가 하나 크게 할 게 있다. 내가 '워런트'를 갖고 있는데 시장에 팔고 싶다. 이게 또 감자(자본금 감소)라고 한다." - 2009년 9월

김건희 "오늘 (권리)공매도 하는 걸로 저만 혼자 받았다. 일단 12만 주이고 이후 물량이 300만 주씩 풀리는 상황이다. 지금 3배 정도까지 생각하는데 그렇게까지는 안 될 것 같다." - 2009년 10월

김씨가 현재는 상장폐지된 비상장사 '네오세미테크' BW를 매매하는 과정에서 박씨와 나눈 통화 녹취다. 지난 5일 법정에서 공개됐다.

BW, 워런트, 감자, 권리공매도까지. 김씨는 두 번의 통화에서 쉴 새 없이 증권업계 고급 용어를 쏟아낸다. 누군가의 말을 듣고 따라 말한다기에는 단어들이 꽤 수준급이다. 최근 국내 증시 활황으로 증권가 용어가 상식이 된 지금이지만, 2009년 당시 김씨 말을 단번에 이해할 개인 투자자는 많지 않으리라 본다.

참고로, BW는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워런트)가 붙은 채권이다. 또 권리공매도는 신주인수권을 가진 투자자가 권리 행사로 주식을 받기 전, 자신 몫의 주식을 시장에 미리 매도하는 행위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회사 자금 사정에 따른 주가 방향도 예측할 수 있었다. 김씨가 말한 "감자"가 주주 보상 목적의 '호재' 유상감자인지, 자본금을 감소시키는 '악재' 무상감자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최소한 그는 감자가 주가 향방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다수의 주식이 시장에 풀리면 주가가 하락한다는 것도 알았다. 그렇게 네오세미테크가 상장을 이틀 앞둔 시점 BW 워런트를 매도해 약 8억 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애초에 2009년 당시 비상장 BW, 그것도 워런트와 채권이 분리되는 분리형 BW는 시장에서 살 수 없는 '특수 관계인 전용' 채권인 경우가 대다수였다. 개인 투자자로서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오죽했으면 법정에 선 증권 전문가 박씨조차 "일반적인 거래가 아니"라며 "저도 상식적으로만 알고 있다. 매매 사실이 없다"라고 말할 정도다.

김씨는 2012년 또다시 BW 매매를 감행한다.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 BW를 사들여 사모펀드에 되판 것이다. 한 번이면 '소개 받고 추천 받아' 할 수 있다 치더라도, 두 번이면 이야기가 다르다.

한편 분리형 BW는 지배주주나 지인이, 회사 BW를 저가로 사들여 회사 주가가 급등할 때 팔아 수익을 내는 식으로 특수관계인들의 손쉬운 돈벌이 수단이 됐다. 그 부작용으로 2013년부터는 발행이 금지됐다.

[② 블록딜 매도] 그에게는 대주주·기관 투자자 전유물 아니었다

김건희 "오늘 블록으로 좀 팔고 다시 그리로 옮길 거예요. (중략) 블록으로. 이거 지금 너무 물량이 많으니까. 바로 팔았다가 바로 다시 옮길 거니까요, 지금 이걸 11시 50분까지 해야된대요." - 2011년 1월 10일

이게 끝이 아니다. '투자에 미숙했던' 김씨는 2011년 1월 블록딜을 시도한다. 김씨 육성 파일은 지난달 15일 법정에서 공개됐다. 블록딜은 대량 주식을 장외에서 한꺼번에 사고파는 거래 방식이다. 주식시장에서 빈번하게 벌어지는 일이지만, 대량 매매가 전제된 만큼 일반적으로는 개인이 아니라 회사 최대주주나 특수관계인, 연기금 등 기관이 주식을 매매할 때 활용한다.

개인이 원한다고 바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증권사를 찾아 블록딜 의사를 타진하면, 이 증권사가 매도할 주식을 한꺼번에 사줄 기관투자자를 찾고, 가격과 수량이 정해지면 장외 거래를 시도하는 식이다. 대량 매매하는 만큼 3~10% 할인율도 적용된다. 과거 검찰 주장에 따르면 김씨는 '초보자'로서 그 어려운 걸 해낸다.

물론 녹취에 따르면, 그는 누군가와 함께 블록딜을 했다. 할인율 이외에 추가로 12% 수수료를 누군가에게 추가 납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요청을 받은 듯 "11시 50분까지 (블록딜을) 해야 된다고 했다"라는 말도 덧붙인다. 하지만 김씨 역시 블록딜 거래가 이뤄지던 당일, 스스로 미래에셋증권에 있던 도이치모터스 주식 전부를 직접 토러스 증권으로 옮기는 등 그들과 손발을 맞췄다. '경험'으로서는 손색이 없다.

심지어 법적으로도 김씨는 원한다면 언제든 '보호 규제' 없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개인 전문 투자자' 자격을 갖출 수도 있었다. 2011년 전후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융투자상품 잔액이 5억 원 이상이거나 총 재산이 10억 원 이상 등 자산 요건과 투자 계좌 1년 이상 보유 등 경험 요건을 갖추면 개인 전문 투자자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김씨는 이미 2009년부터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투자해 왔고, 2차 주가조작 시기 20억 원이라는 거금까지 투입한 경험이 있다. 그런데도 과거 검찰 판단은 김씨가 주식 관련 지식도 경험도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다시 시계를 현재로 돌려보자. 코스피가 연일 4200포인트를 넘나드는 등 역대 최대 활황을 맞이한 우리 증시이지만, 개인 투자자 중 비상장주식 BW를 두 차례 매매하고 블록딜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다행스러운 건 검찰에 의해 김씨에게 씌워졌던 '주식 초보자' 불명예가 최근 특검의 노력 덕에 벗겨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정도면 김씨는 초짜가 아니다. 베테랑이다.

 지난해 10월 17일 서울중앙지검 조상원 4차장 검사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대통령 배우자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17일 서울중앙지검 조상원 4차장 검사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대통령 배우자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한다고 발표했다. ⓒ 권우성


#김건희#주가조작#도이치모터스#블록딜#신주인수권부사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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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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