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충남 태안기업도시 내 국제학교 설립이 다시 지역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시행사인 현대도시개발이 제시한 도시계획 구상도에는 ‘국제학교 부지’가 명시돼 있고, 최근 BIEK㈜(대표 최요셉)가 이를 기반으로 국제학교 유치사업을 본격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BIEK가 지난해 4월에 현대도시개발(주)와 맺은 MOU가 기간이 초과되었고, 기업 구조와 자본력, 외국계 학교와의 제휴 현실, 교육부 인가 절차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면, ‘국제학교 개교’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태안기업도시 국제학교 실현 가능성을 진단해 본다.
태안기업도시는 충남 서해안의 대표적 복합개발 프로젝트로, 현대도시개발이 시행사, 문화체육관광부, 충남도, 태안군이 행정 협력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당초 마스터플랜에는 주거·산업·관광이 조화를 이루는 자족형 신도시로서, 기업·산단 종사자와 외국인 근로자 가족을 위한 교육 인프라로 '국제학교'가 포함돼 있다.

 태안기업도시 전체 개발계획 조감도에 포함된 국제학교 예정지.
태안기업도시 전체 개발계획 조감도에 포함된 국제학교 예정지. ⓒ 신문웅(BIEK제공)

올해 7월 배포된 '태안기업도시 종합 리플릿(2025.07 Ver.)'에는 국제학교 예정부지가 명확히 표시되어 있으며, '약 1000~1200명 규모의 국제교육기관'으로 기재돼 있다.

그러나 현대도시개발은 직접 학교를 설립하거나 운영할 계획은 없으며, 외부 전문 교육법인 또는 민간사업자와의 협력을 통한 위탁형 유치 모델을 선호하고 있다. 이때 등장한 주체가 바로 BIEK(비이크)다.

BIEK, 국제학교 유치 추진 주체로 등장

AD
BIEK는 영국에 본사를 두고 한국지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지사 대표는 최요셉이며 외국교육기관 유치·설립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2023년 말 법인 전환 이후 충남 태안 및 수도권에서 국제교육 관련 프로젝트를 타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부터 BIEK는 영국의 유명 사립학교 '헤일리베리 칼리지(Haileybury College)'와의 제휴 이후 태안기업도시 국제학교를 '헤일리베리 한국 캠퍼스'형태로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지난 2월 '헤일리베리 칼리지' 이사장, 교장 등 본교 운영진 일행은 한국을 방문해 충남 서산태안 지역구 국회의원이자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의원 예방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또 BIEK 사무실에서 최병도 대표 등 태안기업도시 국제학교 추진 핵심들과 환담을 나누는 등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보여주었다.

세계 14위 명문학교, 태안으로 실현될까?

영국 하트퍼드셔에 본교를 둔 헤일리베리칼리지는 1862년 설립된 명문 보딩스쿨로, 'Rugby Group'(영국 명문 18개 사립학교 연합)의 회원교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러디어드 키플링,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영국 총리 애틀리 백작 등 걸출한 인재를 배출했으며, 2023년 IB(국제바칼로레아) 세계랭킹 14위·영국 4위라는 세계적 수준을 자랑한다.

 태안기업도시에 추진되고 있는 헤일리베리컬리지 조감 예정도.
태안기업도시에 추진되고 있는 헤일리베리컬리지 조감 예정도. ⓒ 신문웅(BIEK제공)

태안 분교는 본교의 커리큘럼을 그대로 도입해 유·초·중·고 통합형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IB와 A-Level 과정을 병행한다.

4만평 규모의 교지에는 수영장, 골프, 조정, 양궁, 펜싱 등 국제규격 스포츠시설이 들어서고, AI·로봇·드론·자율주행·메타버스 등 4차 산업 교과를 운영한다.

또한 K-POP·K-드라마·웹툰 등 한류 기반의 'K-Culture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차별화된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사업 추진의 최대 변수, 교육부 인가 절차와 외국학교 유치 기준

국제학교를 국내에 설립하기 위해서는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충남교육청 승인이 필수적이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에서 외국계 학교를 유치하려면 ▲ 외국학교 본교와의 정식 파트너십 ▲ 외국인 학생 비율 유지 ▲ 교사 자격 기준 ▲ 기숙사 및 교육시설 규격 등 엄격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태안은 국제적 접근성이 낮은 농어촌 지역으로 분류돼 있어, 외국인 학생 모집과 교사진 확보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한 인천 영종 신도시, 제주영어교육도시, 강원도 특별지치도, 전북특별자치도, 경기 평택시가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 핵심 공약으로 전국에서 10곳이 넘는 곳에서 추진되고 실제 전남 담양군은 내년 개교를 목표를 공사가 진척되며 신입새 공고를 내는 등 포화상태에 가까워, 학생 유치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BIEK가 제시하는 사업모델이 실제로 제일 중요한 교육부와 충남교육청의 인가 문턱을 넘어야 한다.

 지난 2월 헤일리베리컬리지 이사장, 교장 등 본교 운영진 일행이 한국 방문 시 국회 성일종 국방위원장을 예방해 국제학교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지난 2월 헤일리베리컬리지 이사장, 교장 등 본교 운영진 일행이 한국 방문 시 국회 성일종 국방위원장을 예방해 국제학교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 신문웅(BIEK제공)

지역과의 연계성·공공성 확보가 관건

태안군은 기업도시 활성화를 위해 국제학교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민간 주도 사업의 투명성·지속가능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태안군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도시개발과 BIEK 간의 MOU는 실제적 효과가 없어진 상황으로 최근 양측이 새로운 MOU안을 마련해 태안군의 참여를 요청해 와 국회의원, 충남도, 충남교육청 등 관계 기관들과 우선 MOU안을 검토해 참여할 예정"이라는 긍정적인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기획 취재 중 만난 다른 지역 관계자는 교육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가 BIEK 측에 "지역 학생 일부의 교육 참여 및 지역 교사 교류 프로그램 등 공공성 확보 방안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도 추가로 요구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현대도시개발 관계자는 "국제학교는 단순히 외국인 자녀를 위한 기관이 아니라, 국내 학생에게도 글로벌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정주형 교육 거점이 될 것"이라며 "기업도시의 자족성을 높이는 핵심축"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인근에는 드론산업특화단지, 해양레저산업지구, 관광리조트 개발이 진행 중이며, 국제학교 설립이 완료되면 교육·주거·관광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서해안형 복합도시로 발전할 전망이다.

국제학교가 현실화 될 경우, 태안은 단순한 해양관광지가 아니라 교육·문화 복합도시로 도약도 기대되는 대몫이다.

 지난 2월 서울 강남에 위치한 BIEK 사무실에서 헤일리베리컬리지 이사장, 교장 등 본교 운영진과의 환담 자리에서 최요셉 대표(사진 오른쪽 끝)가 국제학교 추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 강남에 위치한 BIEK 사무실에서 헤일리베리컬리지 이사장, 교장 등 본교 운영진과의 환담 자리에서 최요셉 대표(사진 오른쪽 끝)가 국제학교 추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 신문웅(BIEK제공)

BIEK "태안기업도시 국제학교, 1년 내 본계약 체결 목표"

태안기업도시 내 국제학교 설립을 추진 중인 BIEK㈜ 최요셉 대표는 전화와 질문지 인터뷰를 통해 "현대도시개발과의 협력을 통해 내년 초 토지 매매 계약 체결과 착공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라며 "현재 양사는 기존 MOU를 연장하고, 본계약(MOA) 체결을 위한 개발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또 최요셉 대표는 "헤일리베리 칼리지(Haileybury College)와 이미 MOU를 체결했으며, 현재는 본계약을 위한 구체 협의 단계에 있다"며 "연말까지 기본 설계를 마치고 내년 초 토지매매 계약과 착공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BIEK는 국내 주요 건축사 및 금융기관과 협력해 개발협의체를 구성했으며, 연말까지 설계 및 자금 구조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태안 현장 사무소도 마련하고 연말 개소와 상주 직원 근무도 준비 중이다.

가장 큰 과제는 1500억~2000억 원 규모의 초기 건축비 조달이다. 현대건설의 계열사인 현대도시개발이 일부 부담하는 구조로 검토되고 있으나, 정부 지원이 없는 태안의 재정 여건상 민간 주도 사업으로 한계가 있다. 반면 영종·평택·부산 등 타 지역은 지자체의 적극적 지원을 받고 있다.
최 대표는 "영종국제도시는 인천시와 경제청이 건축비 1500억 원을 지원하고, 평택시는 건축비 1,000억 원과 초기 운영비 600억 원을 투입한다"며 "부산도 LH가 직접 국제학교를 지어주는 방식으로 추진 중인데, 태안은 국비·지방비 모두 지원받을 수 없는 구조라서 현실적 제약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BIEK는 민간 주도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구조를 설계해, 개발사가 자금 조달을 주도하고 장기 상환하는 방식으로 학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최 대표는 "다른 지역의 국제학교들은 무부채 상태로 개교하지만, 태안은 건축이 성공하더라도 막대한 부채를 안고 시작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경쟁력 있는 명문학교를 만들어 학생 모집이 원활해야만 재정 구조를 안정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관계기관과 더불어 지역 살릴 대안 마련하겠다"

최 대표는 "태안국제학교는 단순한 사립학교가 아닌 외국인 투자기업과 글로벌 인재 유치를 위한 국제비즈니스형 교육기관"이라며 "학생의 70% 이상을 외국인으로 구성해 글로벌 교육환경을 구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앱섬(Apsom) 인터내셔널 스쿨보다 경쟁력 있는 헤일리베리 칼리지를 유치했으며, 정부의 국제도시 조성 취지에 부합하는 학교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태안은 국비 지원이 없는 지역이지만, 경제적 지속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충남도·태안군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충남도와 태안군, 충남교육청, 성일종 국회의원실 등이 각각의 역할을 조율 중이며, 내년 상반기 MOA 체결과 착공이 목표로 잡혀 있다. 최 대표는 "태안이 비록 재정적으로 열악하지만, 지역과 함께 지속 가능한 국제교육 도시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태안의 외국인 정주 여건에 대해서도 문제를 짚었다. "법적으로 외국인 학생 비율이 70%를 넘어야 하고, 교육감 재량으로 내국인 비율을 50%까지 올릴 수는 있지만, 수도권처럼 외국인 거주자가 많지 않은 태안의 현실을 고려하면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BIEK는 태안기업도시를 '부동산투자이민제 지역'으로 지정받을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최 대표는 "외국인 학생의 상당수가 부모와 함께 이주해 생활하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이민 혜택을 부여하면 외국인 학생 유치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며 "현재 태안기업도시는 공익형 투자이민지구로 지정되어 있으나 실제 투자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제주·인천 등 타 지역 사례를 참고해, 태안의 개발 여건에 맞는 투자이민제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투자이민지구 지정은 법무부가 담당하고, 신청은 시도지사가 하는 만큼 충남도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수"라며 "이 제도가 실행된다면 외국인 정주 기반이 마련되어 학생 모집과 지역경제 활성화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 대표는 "태안의 국제학교 설립은 단순히 교육기관 하나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충남의 글로벌 교육 경쟁력을 상징하는 일"이라며 "국회의원, 도지사, 군수, 교육감, 현대도시개발 등 모든 관계기관이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태안은 재정적으로 어려운 지역이지만, 인허가와 민원 문제가 거의 없어 사업 여건은 매우 양호하다. 지역사회와 정부, 민간이 힘을 모은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2028년 9월 개교 목표를 향해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BIEK는 올해 연말까지 금융구조를 완성하고, 내년 상반기 중 현대도시개발과의 본계약(MOA)을 체결할 계획이다. 최요셉 대표는 "태안국제학교는 외국인 투자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충남 최초의 명문 국제학교가 지역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태안기업도시를 총괄 개발하는 현대도시개발(주) 사무실
태안기업도시를 총괄 개발하는 현대도시개발(주) 사무실 ⓒ 신문웅

"비전은 분명, 실행은 아직"

태안기업도시 국제학교 구상은 지역 균형발전과 국제화의 상징적 사업으로서 충분한 의미가 있다. 그러나 BIEK의 사업 추진력과 행정기관의 실질적 협력체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구상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화려한 계획이 아니라, 법적·재정적 현실을 반영한 실행 전략과 책임 주체의 명확화다.

태안이 진정한 국제교육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선, 중앙정부·국회의원·지자체·교육청·민간사업자 등이 각자의 역할을 넘어 협력해야 한다.

"국제학교가 들어서면 태안이 달라진다"는 기대를 실현하기 위해, 이제는 구체적 로드맵이 진행되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태안기업도시#태안군#국제학교#현대도시개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0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