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공주읍사무소에서 열린 ‘아주 보통의 하루 제민천 1925’ 전시를 찾은 시민들이 100년 전 제민천의 삶과 이야기가 담긴 전시물을 둘러보며 공주의 지난 시간을 함께 느끼고 있다. ⓒ 서준석
충남 공주시의 하천 제민천을 따라 걷다 보면, 물소리 사이로 오래된 기억이 되살아난다.
국립공주대학교 공주학연구원이 6일 오전 (옛)공주읍사무소에서 연 전시 '아주 보통의 하루 제민천 1925'는 바로 그 기억을 꺼내는 자리였다.
이번 전시는 2025년 공주학아카이브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시민의 일상 속에 깃든 제민천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민천, 공주의 삶이 흐르던 자리

▲최창석 공주향토문화회장이 ‘아주 보통의 하루 제민천 1925’ 전시 현장에서 제민천의 역사와 추억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며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서준석
전시 제목처럼 제민천은 공주의 '아주 보통의 하루'를 품고 있는 공간이었다. 버드나무가 늘어서던 하천가에서는 왕에게 올리던 세공품이 만들어졌고, 다리와 학교가 생기며 마을의 생활권이 형성됐다.
이날 행사에서 '제민천과 사람들'을 주제로 강연한 최창석 공주향토문화회장은 "제민천은 단순한 하천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던 길이자 공주의 근대사를 품은 시간의 통로였다"고 설명했다.
강연에 이어 윤석조 단군성조봉양회장과 한종동 전 충남도 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장이 제민천에 얽힌 어린 시절의 추억과 지역사 이야기를 들려주자, 참석자들은 공감 어린 박수를 보냈다.
기록으로 되살린 '공주의 보통날'

▲일제강점기 공주의 생활상을 담은 ‘공주회통신’이 전시된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100년 전 제민천과 공주의 모습을 기록한 자료들을 살펴봤다. ⓒ 서준석
이번 전시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공주회통신'이다. 이는 일제강점기 공주에서 살던 일본인들이 해방 후 귀국해 만든 소식지로, 어린 시절 공주의 기억과 제민천의 풍경이 담겨 있다.
1965년 창간 이후 50년간 68호가 발간됐고, 2016년 공주학연구원에 기증되며 귀중한 지역 아카이브로 남았다.
전시장 한편에는 '제민천이 품은 장소', '보통의 하루 속 이야기', '공주에서의 시간, 남겨진 마음'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당시의 사진엽서, 지도, 통신 기록이 전시돼 있다.
특히, 소노다 쓰네아키의 회고문(공주회 통신 제10호/2000년 10월 발행)에는 "제민천 둔치에서 병아리 울음소리를 들으며 낚시하던 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져 있어, 100년 전 공주의 일상이 따뜻하게 되살아난다.
"흘러가는 것들의 소중함을 마주하는 시간"

▲장동호 국립공주대학교 공주학연구원장이 ‘아주 보통의 하루 제민천 1925’ 전시회 개막식에서 환영사를 하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서준석
장동호 공주학연구원장(공주대 교수)은 환영사에서 "1925년 제민천은 자연경관을 넘어 삶의 터전이자 공동체의 중심이었다"며 "이 전시는 흘러가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고 지역의 정체성을 새롭게 발견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주의 문화적 깊이를 시민들과 함께 기록하고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안경림 공주시 교육체육과장은 축사에서 "공주학연구원이 시민의 일상과 역사를 꾸준히 기록해온 것이 지역의 큰 자산"이라며 "시에서도 이런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민이 만드는 '기억의 도시'

▲공주시의회 권경운 의원이 ‘아주 보통의 하루 제민천 1925’ 전시회 개막행사에 참석해 특강을 경청하고 있다. 권 의원은 각종 문화행사에 꾸준히 참여하며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공주의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 서준석
'아주 보통의 하루 제민천 1925'는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공주 시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의 기억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시민 아카이브 운동의 한 장면이다.
과거의 사진과 기록 속에서 자신의 일상과 닮은 풍경을 발견한 시민들은 "우리의 하루도 누군가에게는 역사가 된다"는 사실을 느꼈다.
지역학자와 시민, 행정이 함께 만들어가는 이런 기록 활동은 앞으로 공주가 '기억의 도시'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아주 보통의 하루 제민천 1925’ 전시가 열리고 있는 옛 공주읍사무소는 1923년에 지어진 근대 건축물로, 국가등록문화재 제443호다. 1층에는 공주의 근대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 공간이 마련돼 있다. ⓒ 서준석
'아주 보통의 하루 제민천 1925' 전시는 옛 공주읍사무소 2층에서 11월 30일까지 열린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공주의 옛 사진, 생활사 자료, 그리고 100년 전 사람들의 편지를 통해 '보통의 하루가 쌓여 만든 공주의 시간'을 만나볼 수 있다.

▲아주 보통의 하루 제민천 1925’ 행사에서 진행과 안내를 맡은 공주학연구원 이아름 전문연구원이 시민과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전시 현장을 세심하게 살폈다. ⓒ 서준석

▲‘아주 보통의 하루 제민천 1925’ 전시회를 찾은 시민들이 전시 공간을 둘러보며 100년 전 제민천의 모습과 공주의 일상을 담은 자료들을 관심 있게 관람하고 있다. ⓒ 서준석

▲‘아주 보통의 하루 제민천 1925’ 전시회 개막 행사에는 김정섭 전 공주시장과 이준원 전 공주시장이 함께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 서준석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논산포커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