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천댐 수상태양광발전 시설. ⓒ 윤성효
만담으로 전해지는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은 물이 공짜라는 생각을 밑바탕으로 합니다. 재미있고 풍자적인 이야기지만, 아쉽게도 물의 가치를 폄하하는 인식을 심어주었습니다. 물은 자연이 주는 선물이며, 모든 사람이 향유해야만 할 공공성이 강한 재화입니다. 그러나 산업발달, 인구증가, 도시화 등으로 물이 희소해졌고 물을 확보하고 공급하는 데 많은 돈이 들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수돗물 값은 전기나 가스, 통신에 비해 아주 싸며, 농업용수는 돈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물을 물 쓰듯' 하게 됩니다. 이렇듯 푸대접을 받는 물은 우리를 살리고 자연을 살리는 데 꼭 필요합니다. 물 없이 살 수 있는 생명은 없습니다. 이러한 물이 기후변화로 위기에 빠진 모든 생명체와 지구를 살리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생태계에 치명적 영향을 줍니다. 많은 생물이 사라지고 있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인간의 삶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우리는 일상에서 기후변화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참기 어려운 더위, 경험하지 못했던 폭우, 사라져가는 봄과 가을로 기후변화는 이미 우리에게 와있습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화석에너지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은 그 정책의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2024년 현재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의 비중은 전체 발전량의 약 32%를 차지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11%에 불과합니다. 세계의 재생에너지 신규투자중 태양광이 전체의 60%를 상회합니다. 이에 따라 발전량에서 태양광과 풍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년사이에 3%에서 13%로 증가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태양광중 육상태양광이 세계적으로 95%이상 차지할 만큼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육상태양광은 탄소저감을 위한 것인데 산림을 훼손하고, 농작물과 식생의 생산을 줄이며, 생태계를 교란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반면에 수상태양광은 수면을 이용하여 산림과 농지를 훼손시키지 않으며 녹조를 저감하고, 어류의 산란을 돕습니다.
또한 태양광 모듈의 온도를 5~10도가량 낮추어 발전효율을 10%이상 늘려줍니다. 수상태양광 설비가 수질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나, 한국환경연구원의 연구를 비롯한 여러 연구에서 수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수상태양광의 개발잠재력은 대단히 큽니다. 세계은행은 저수지의 10%에 수상태양광을 설치한다면 원자력발전소 4천개 이상을 설치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블룸버그는 한국과 중국이 수상태양광 운영 및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상태양광이 전체 신재생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극히 낮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경제적 장벽입니다. 수상태양광은 설치와 운영의 비용이 육상태양광에 비하여 상당히 높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여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중국, 대만등에서도 보다 많은 높은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주민의 반대를 극복하기 위해 이익공유형 사업모델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경제적 요인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정부와 규제 당국이 적극적인 경제적 인센티브를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제공하여야 수상태양광을 통한 에너지전환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수상태양광이 수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인식을 극복해야 합니다. 이미 여러 연구기관등에서 수상태양광이 수질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수상태양광이 설치되는 지역의 주민과 저수지의 물을 음용수로 사용하는 시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합니다. 정부와 수상태양광발전사업자는 환경시민단체와 인근지역주민, 일반시민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하여, 지속적 장기적으로 수상태양광의 환경영향을 조사하고 모니터링하며 그 결과를 발표한다면 수질오염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이며 가장 중요한 과제로는 지역주민의 동의를 구하는 일입니다. 지역주민들은 수상태양광의 환경오염과 더불어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강력하게 반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금년 6월에는 지난 2019년부터 추진해온 용담댐 수상태양광사업이 주민의 반대로 무산되었습니다.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고 발전사업허가까지 받았으나 주민의 반대를 극복하지 못하였습니다.
정부와 발전사업자는 이미 설치·운영 중인 사업을 통하여 환경에 대한 무해성을 시민과 함께 증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설치된 수상태양광의 경관가치와 환경가치를 높여 관광자원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댐저수지와 연계한 통합적 디자인을 적용하고, 수상태양광을 전망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고, 일정한 축제 또는 체험기간을 정하여 수상태양광체험, 어류 등 생태을 관찰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입니다.
이미 실시된 사업이 새로운 사업의 중요한 판단 근거입니다. 신규사업 예정지역의 주민들은 기왕에 실시된 사업을 보고 자신의 의견을 결정하게 됩니다. 신규사업 발전 이익의 공유를 확대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익공유의 범위를 늘리고, 대출 지원 등으로 이익공유의 가능성을 높이며, 주민고용확대를 통해 일자리를 늘려주는 것도 방법이 될 것입니다.
물은 그 자체로 생명을 공급합니다. 물은 그 수면으로 기후위기 극복의 기반을 제공합니다. 수상태양광은 에너지전환의 기회입니다. 주민의 우려 등을 슬기롭게 해결하여 우리와 우리의 후손, 모든 생명체를 보호할 수 있는 기틀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지속가능사회포럼 위원입니다. 이 기사는 굿모닝 충청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