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터프한 협상가(tough negotiator)'라는 극찬을 받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협상 결과에 대해 "개운치 않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4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업무보고 후 관세 담당 부처로서 몇 가지 소회를 말씀드리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참석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김 장관의 이름을 부르며 "내 사람들이 말하길 그는 매우 터프하다고 했다"고 칭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좀 덜 유능한 사람이 (대표로) 나오면 싶었는데,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우선 "대통령님께서 확고하게 중심을 잡아주시고 협상팀을 믿고 맡겨주신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을 비롯한 대통령실, 기재부,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에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협상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시작해서, 그 기울어진 정도를 제가 생각하기엔 약간 해소하는 데 그쳤다"고 아쉬워했다.
또 "많은 분들이 고생했다고 하지만, 저는 아직도 개운하지 않고 좀 씁쓸함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그러면서 "협상의 원칙이었던 국익 우선 원칙을 우리의 소중한 3500억 불이 실제 프로젝트의 선정과 집행되는 과정에서도 철저히 적용되고 우리나라와 기업에 도움이 되도록 더 긴장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네,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짧게 치하했다. 그러나, 모두발언에서는 "협상 실무자들을 표창할 방법을 강구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지난 3일 오후 중견기업 CEO 오찬 강연회에서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분에게 터프하다는 말을 처음 들었다.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에 앞서 한미 관세협상의 후속조치로 "관세 인하가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절한 시일 내에 전략적 투자 MOU를 서명하겠다"며 "또한 기재부와 공동으로 11월 중 MOU 이행을 위한 기금 조성 법안 발의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미 관세 인하를 위한 행정조치가 미측 관보에 게재되도록 협의해 자동차 관세의 경우 법안이 제출되는 달의 1일로 소급 발효되도록 협의하고, 비관세 관련 합의 사항 이행을 위한 한미FTA 공동위를 연내 개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