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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해 자리가 비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해 자리가 비어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정부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4일 오전 국회를 찾았지만 국민의힘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구속영장 청구'를 이유로 불참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들의 삶을 국가가 어떻게 책임질지에 대해 머리를 맞대기 시작하는 날"이라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시정연설을) 함께 듣지 못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두고 여야 간 온도차는 분명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 등은 본회의에 참석했다. 특히 여당은 기립과 박수 갈채를 보내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반대 쪽 국민의힘 107석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우원식, 국힘 향해 "어려운 일 있어도 참석 바란다" 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대통령 시정연설을 위해 우원식 국회의장의 영접을 받으며 국회 본청에 들어서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대통령 시정연설을 위해 우원식 국회의장의 영접을 받으며 국회 본청에 들어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 대통령 연설 전 우원식 국회의장은 아쉬움을 표했다. 우 의장은 "작년 시정연설 때는 연설을 하셔야 될 대통령(윤석열)께서 오지 않았다"라며 "제가 '당연히 보고 의무가 있는 대통령이 (국회에) 오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국민은 그 얘기를 들을 권리가 있는데 국민 권리를 무시한 일'이라고 비판했었다"라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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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만, 시정 연설은 내년도 국민들의 삶을 우리 국가가 어떻게 책임질지에 대해서 함께 머리를 맞대기 시작하는 날이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연설을) 함께 듣지 못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그는 "국회는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그 중심에는 국민이 있어야 한다. 국민들에게는 국민 삶을 어떻게 국가가 잘 책임질지가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라며 "국민의힘 의원들께서 여러 어려운 점이 있더라도 (지금이라도) 이 자리에 참석해 주셨으면 감사하겠다 하는 말씀을 다시 드린다"라고 말했으나, 국힘 의석은 연설 내내 결국 비어있었다.

연설 직전 로텐더홀 계단에서 검은 마스크를 쓰고 침묵 시위를 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마주한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 중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텅 빈 국민의힘 쪽 좌석들과 참석한 국회의원들을 번갈아 바라보며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 드린다" "초당적 협력을 부탁드린다"라고 반복해 강조했다.

장동혁 "이제는 전쟁"... 정청래 "시정연설도 A급"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명비어천가 야당파괴", "야당탄압 불법특검"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명비어천가 야당파괴", "야당탄압 불법특검"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4일 국회 본회의장 안팎의 온도차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에서 명징하게 드러났다. 장 대표는 시정연설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제는 전쟁"이라면서 "우리가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통령 입장부터 연설 그리고 본회의장을 떠날 때까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 대통령의 본회의장 입장 동선에 맞춰 도열해 악수를 나누는가 하면 연설 중에는 30여 차례 박수갈채가 터졌다.

"성장의 혜택을 국민께서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 "더는 (국민이) 일터에서 다치거나 목숨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인구 감소 지역 주민께는 월 15만 원의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등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 안전과 이익을 강조하자 좌중에선 박수가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에서 2026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에서 2026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또 이 대통령이 "저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는다. 그래서 자신이 있다"라며 "금 모으기 운동으로 IMF를 극복한 국민이 힘을 모은다면 못해낼 일이 뭐가 있겠나"라고 한 대목에서는 환호성도 터졌다. 연설이 끝나고 민주당 의원들은 길게 줄을 서서 악수하며 5분 가까이 박수 갈채를 보냈는데, 일부에선 "이재명! 이재명!"이라고 연호했다.

연설 종료 후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를 바로 떠나지 않고 국회의장실로 다시 향한 뒤 여당 국회의원들을 만났다. 취재진이 정청래 민주당 대표에게 대통령-여당 의원 간 만남 분위기를 묻자 정 대표는 "아주 좋았다"라며 "APEC 이야기도 하고, 서로 웃고 좋은 얘기만 했다" "덕담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연설 직후 소셜미디어에 "APEC도 A급이고, 시정연설도 A급"이라고 상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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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로텐더홀#국회#대통령시정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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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국회취재.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Hopefully find 'hope'

오마이뉴스 복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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