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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피고인(권성동)이 김건희·전성배와 함께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이나 경제적 이익을 공여받은 후, 통일교의 청탁을 실현하기 위해 대통령(윤석열) 등 담당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국정에 개입한 사건"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통일교 1억 원 수수' 의혹을 이렇게 규정하자, 덤덤한 표정을 짓던 권 의원은 기가 차다는 듯 "하"라고 내뱉었다. 권 의원은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는 물론, 본인을 '정교유착'의 핵심 인물로 규정한 특검 측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현역 국회의원으로 지난달 2일 처음 구속기소된 권 의원이 3일 오전 11시 2분, 왼쪽 가슴에 수용 번호 '2961'을 달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의 첫 번째 공판에 출두했다. 이날 특검팀에서는 박상진·김경호 특검보, 조도준·남도현·권영우 검사가 참석했고, 권 의원의 변호인으로는 임성근·임재훈(법무법인 해광), 김주선·김숙정·홍세욱 변호사가 참석했다.

법정에 입정한 재판부가 "피고인 들어오시라"라고 말하자 권 의원은 다소 흐트러진 머리와 수척해진 얼굴을 한 채, 하얀 와이셔츠와 남색 정장을 입고 들어왔다. 권 의원은 입정하자마자 재판부에 고개 숙여 인사한 후, 가족·친인척 5명이 앉아 있는 재판 방청석에 눈인사를 보냈다. 권 의원의 아내 김진희씨는 눈물을 쏟아내며 초록색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았다. 권 의원은 직업을 묻는 재판장에게 "국회의원입니다"라고 답한 후, 피고인석에 착석했다.

"통일교 1억 원", 권성동의 표정이 달라진 순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권 의원 측은 이날 공판의 핵심 쟁점이었던 '통일교 1억 원 수수' 의혹에 대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만난 건 맞지만, 1억 원은 받지 않았다"는 기존 주장을 고수했다. 공판 내내 전반적으로 덤덤한 표정을 유지한 권 의원은, 특검팀이 '통일교 1억 원'을 언급하자 입술을 뜯거나 어이없다는 듯이 웃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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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법 위반 관련한 공소사실 요지는 통일교 윤영호로부터 정권이 통일교 정책을 지원해 주면, 통일교 신도들의 조직적인 투표 등으로 윤석열 후보의 대선을 도와줄 수 있다는 취지의 제안을 받고, 정치자금 1억 원을 수수한 행위"

특검팀이 이같이 공소사실을 언급하자, 권 의원은 그의 옆에 앉은 김주선 변호사에게 말을 걸었고, 이에 변호사들은 그를 향해 진정하라는 듯 손짓했다. 또, 특검팀이 "이 사건은 헌법상 청렴 의무를 위반해 피고인이 국회의원 신분으로 현금 1억 원을 수수한 중대한 사안"이라고 짚자, 권 의원은 얼굴을 찡그렸다.

이어 특검팀이 모니터에 PPT를 띄워 이에 대한 증거로 '윤 전 본부장이 1억 원을 권 의원에게 교부한 직후, 그에게 발송한 카카오톡 메시지'를 언급하자, 권 의원은 모니터에서 시선을 돌렸다. 특검팀이 "그 당시에 있었던 내용에 대해서는 윤영호의 진술뿐만 아니라 객관적 입증이 다 가능한 부분"이라고 하자, 권 의원은 입술이 마른 듯 혀로 입술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특검팀은 이날 권 의원을 "정치권력인 국민의힘과 종교권력인 통일교와의 유착 관계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라고 짚었다. 특검팀이 '통일교 1억 원 수수' 혐의에서 나아가 그를 정교 유착의 핵심 인물로 꼽자, 권 의원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재판부, '한 총재 원정도박 수사' 건은 공소장에서 빼라 지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한편, 권 의원 측 임 변호사는 공소장에 1억 원 수수 혐의 외에 기재된 내용이 있다며, 재판부에 특검팀의 공소장 변경을 요청했다. 그는 '통일교의 2022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개입' 의혹과 '권 의원의 한학자 통일교 총재 원정도박 수사정보 유출' 의혹 등을 예시로 들었다. 이에 특검팀은 "(해당 내용이 기재된 건) 범행의 동기와 경위 그리고 수수한 자금의 성격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범행을 부인하는 주장에 가까워 보인다"라며 아래처럼 말했다.

"이 사건은 단순히 현금 1억 원을 전달받았다는 행위만으로 규정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다. 피고인(권성동) 및 유력 대선 후보자(윤석열)인 정치권력이 거대한 권력을 가진 종교단체(통일교)와 결탁한 사건이고, 그 시발점이 됐던 사건으로서 이후에 범행이 이루어질 수 있는 여러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특검팀이 '한 총재 원정도박 수사 정보 유출' 의혹과 관련해 권 의원을 기소할 계획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해당 의혹은 공소장에서 생략하도록 지시했다. 재판부는 다른 의혹에 대해서는 공소장 변경이 필요한지 추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특검팀은 "피고인(권성동)의 의도적인 절차 지연이 우려된다"라며 "신속한 절차 진행을 위해 협조 요청을 드린다"라고 밝혔다. 권 의원 측은 "황당한 주장"이라며 "우리도 신속한 재판 진행을 원한다"라고 맞받아쳤다.

김주선 변호사는 윤 전 본부장이 지난 8월 18일 구속기소된 이후에, 특검팀이 권 의원을 지난 8월 27일 소환한 것을 문제 삼기도 했다. 그는 '검사는 편견·선입견 없이 수사해야 한다'는 내용의 형사소송법(제195조)을 제시하며 "다른 피의자(윤영호)의 일방적인 진술을 갖고 선입견이 섞인 수사 및 기소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증인으로는 윤 전 본부장, 윤 전 본부장의 아내이자 통일교 재정국장이었던 이아무개씨, 한 총재의 비서실장이었던 정아무개씨가 출석할 예정이다. 권 의원의 다음 공판은 오는 21일 오전 10시 10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에서 열린다.

 통일교 측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통일교 측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권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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