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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만 가는 K-POP 산업 속에서 외면받는 아동청소년의 노동과 인권에 대해 4차례에 걸친 연속기고입니다. 세 번째 글은 문화연대 이종임 집행위원(경희대 강사)의 글입니다.
합숙생활 인권침해 문제와 구체적 규제의 필요성

국내의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소속 아이돌/연습생들은 합숙생활을 통해 데뷔 준비를 할뿐만 아니라 데뷔 이후의 활동을 이어나간다. 글로벌 팬덤을 형성하는 케이팝 아이돌의 특징은 집단군무가 보여주는 스펙타클과 멤버들 간의 친밀감이 특히 큰 인기 요인이다. 따라서 여러 명의 구성원이 합을 맞춰 무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연습에 투자해야 한다.

멤버들이 함께 연습을 해야 하고, 최근 국내 지원자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아이돌이 되기 위해 한국을 선택하는 경우도 늘면서 합숙생활은 필수사항이 되었다. 큰 화제를 모았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합숙생활이 등장하면서, 대중 역시 합숙생활은 아이돌 데뷔를 위한 필수적인 단계로 인식하게 되었다. 하지만 방송에서 보여준 합숙생활은 여러 요소들이 생략된 채 방송된다는 한계를 지닌다. 또한 방송사 관계자가 관리하는 합숙생활이기 때문에 기획사가 운영하는 합숙생활과 같다고 보기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사생활 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획사에 소속된 아이돌/연습생들은 함께 생활한다는 것에 대한 구체적 조항이 합의되지 않은채 시작되고, 당사자들은 장소가 제공된다는 것에 만족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안하기 어렵게 되면서 '관리'라는 명목하에 '감시'가 비일비재하게 이뤄진다는 문제를 지닌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일부 공개된 한 걸그룹의 숙소 모습 2015년에 방영된 MBC MUSIC 예능프로그램에서 걸그룹 여자친구의 숙소가 나오는 장면. 4명의 멤버가 지내는 방에 2층 침대 2개가 놓여져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일부 공개된 한 걸그룹의 숙소 모습2015년에 방영된 MBC MUSIC 예능프로그램에서 걸그룹 여자친구의 숙소가 나오는 장면. 4명의 멤버가 지내는 방에 2층 침대 2개가 놓여져 있다. ⓒ MBC

최근 많은 아이돌들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기획사의 아이돌 육성방식 문제를 폭로하는 콘텐츠를 많이 제작하고 있다. 지난 9월, 아이돌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걸그룹 멤버들은 기획사의 합숙생활 운영을 논하였는데, 데뷔 초 합숙소에 CCTV가 집앞에도, 주방에도 있었던 사례, 휴대폰 사용금지로 인해 이메일로 소통을 하거나 공용 패드를 사용했으며, 다이어트 관리 명목으로 숙소에 아무도 없을 때 매니저가 들어와 몰래 먹는 음식을 적발하기 위해 숙소를 뒤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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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이 연습생 시절과 데뷔 활동 당시 경험했던 어려움을 얘기할 수 있는 기회는 대중적 인지도를 획득한 이후에나 주어진다. 과거 많은 방송 토크쇼에서도 기획사의 과도한 관리와 생계가 보장되지 않아 겪었던 경제적 어려움을 이야기했지만, 결국 성공을 위해 거쳐야만 하는 준비단계로만 결론지어지곤 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합숙생활을 시작하는 아이돌/연습생들이 미성년자인 10대가 주를 이룬다는 점이다. 학교 기숙사처럼 공식적으로 합의된 규범이 존재하지 않는다. 기획사 소속 매니저가 미성년자를 관리하게 되는데, 관리자의 역할에 대해 어떤 사전 합의나 교육도 이뤄지지 않는다.

문제는, 아이돌/연습생들의 경우, 부모나 또래들과의 소통이 어려워지고, 무대를 위한 연습시간이 늘어나면서 기획사 관계자들과만 소통하게 되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자신의 요구사항을 기획사에 요구하기 어렵고 가족이나 또래 친구들에게 상의할 수도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

전속계약이 부과하는 과도한 의무와 최저생계 보장 필요

작년 9월 30일 국회에서 진행된 <아이돌 분야 아동·청소년 인권 실태 조명 국회 토론회>에서는 아아이돌 데뷔 후 7년 계약 기간 동안 '정산'이 투명하지 않은 점, 7년 계약 이후 지원이 부재한 문제들이 주요 어젠다로 논의되었다. 전속계약기간동안 사생활의 부재뿐 아니라, 투명한 정산이 이뤄지지 않는 점, 아이돌 외모기준에 부합하는 과도한 다이어트 강요 등 아이돌이 수행해야 하는 의무만 있을 뿐 생계보장에 대한 지원은 부재한다는 것이다. JTBC <슈가맨>에 출연한 가수들 역시 "정산을 꼭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만큼 가수 활동에 대한 임금지급, 정산 등이 투명하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최근 대형기획사를 중심으로 해외 현지화 아이돌 육성도 이뤄지고 있는데, 국내 육성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멤버들이 낮은 임금지급과 과도한 연습시간과 다이어트 강요 문제를 폭로하고 탈퇴를 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10대와 20대가 주를 이루는 케이팝 산업은 한류문화의 주요 동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현재의 한류문화의 인기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이돌 분야 아동·청소년 인권 실태 조명 국회 토론회 2024년 9월 30일, 아동·청소년미디어인권네트워크에서 주최한 토론회 <국회에 간 아이돌, K-POP의 성공 뒤에 가려진 아동·청소년의 노동과 인권>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되었다.
아이돌 분야 아동·청소년 인권 실태 조명 국회 토론회2024년 9월 30일, 아동·청소년미디어인권네트워크에서 주최한 토론회 <국회에 간 아이돌, K-POP의 성공 뒤에 가려진 아동·청소년의 노동과 인권>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되었다. ⓒ 아동·청소년미디어인권네트워크

과도한 사생활 침해 문제 개선을 위한 정부의 관리가 필요

아이돌 육성방식이 갖는 특수성이 존재한다면, 이에 걸맞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 권익보호를 위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이 마련되어 있지만, 노동시간을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는 드라마, 영화, 뮤지컬과 달리 케이팝 산업 영역은 노동시간과 연습시간의 구분이 쉽지 않고, 이동시간, 준비시간, 리허설 시간 등 무대를 선보이기 위한 사전 준비과정을 고려해야 하는 특징을 지닌다. 미성년 아이돌 멤버가 해외 공연에 참여하기도 하는데, 공연이 저녁까지 이어지는 야간노동의 문제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아이돌은 데뷔 이후 대중적 인지도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퍼포먼스를 수행해야 하는데, 소셜 미디어 라이브 방송, 챌린지 영상, 팬덤 플랫폼을 이용한 소통 업무까지 수행해야 한다. 일종의 '과노동'의 상황에 놓이는데, 이러한 과정은 노동이라기 보다 아티스트의 팬들과의 소통으로 인식된다. 또한 기획사 관계자의 관리는 활동과 사생활을 구분하기 어렵게 만든다.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은 기획사가 숙소를 운영을 할 경우, 젠더성을 고려해 관리자를 배치해야 한다. 여성 아이돌의 경우 여성관리자가, 남성아이돌의 경우 남성 관리자가 관리를 해야 한다. 관리자를 대상으로 정부기관에서 미성년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과 협업을 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사전교육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둘째, 계약서에 기반한 투명한 정산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의 감독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최근 정산에 대한 정보 제공 의무화를 담은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시행되었다. 개정된 법 취지가 현장에서 온전히 작동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국내외 미성년자 연습생 지원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대중문화예술기획업에 대한 관리가 보다 구체화되어야 한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제26조에 따라 "기획업을 하기 위해서는 대중문화예술기획업자로 등록해야하며, 관련 법에 따른 각종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되어있다. 하지만 등록된 기획사가 소속된 미성년 예술인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후속 방안도 필요하다.

정기적으로 발표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실태조사 보고서에는 기획사에 소속된 미성년 예술인의 경우 천여 명 내외로 알려져 있는데, 등록 또는 미등록된 기획사에서 관리하는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 특히 미성년 연습생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최근에는 케이팝 아카데미 기획사라는 형태로 해외 미성년자들을 등록시키고 합숙시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기획업들은 미등록된 회사이거나 학원형식을 띠고 있어 정부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한류산업의 성장과 케이팝 문화의 확산이 아이돌 개인의 노력이나 좌절, 성공신화로만 논의되어온 기존의 담론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기획사와 아이돌의 계약관계, 투명한 정산, 아이돌을 관리하는 매니저에 대한 명확한 역할과 정부의 관리, 정보의 기획사 관리, 아이돌·연습생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와 분석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민협력 플랫폼 빠띠에도 실립니다. 아동청소년미디어인권네트워크는 언론, 방송, 노동, 법률, 인권 영역 등에서 활동하는 11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 중인 연대체입니다. 지난 활동은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hanbit.center/popup2


#케이팝#연습생#엔터사#연예기획사#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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