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회 대구지부와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가 공동 주최한 대구형무소 순국 독립운동가 추모식이 2일 오후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열렸다. ⓒ 조정훈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벌이다 대구형무소에 투옥돼 옥고를 치르다 숨진 순국 독립운동가 추모식이 2일 오후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열렸다.
대구형무소는 독립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삼남(경상도·전라도·충청도) 지역 독립운동가들이 투옥되고 순국한 한강 이남에서 가장 큰 감옥이다. 이곳에는 서훈 독립운동가 2386명이 투옥되었으며 이 가운데 216명이 순국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순국한 독립운동가 216명 중 212명이 서훈을 받았다. 이는 서대문형무소에서 숨진 애국지사(195명, 서훈 175명))보다 더 많다.
대구형무소에 투옥된 독립운동가 중에는 경북 안동 출신의 이육사(본명 이원록)가 대표적이다. 그는 대구형무소에서 수인번호 264를 자신의 호 '육사'로 삼았다. 또 대한광복회 총사령인 박상진 의사는 이곳에서 순국했고 심산 김창숙 선생, 전수용(전해산) 의병장, 안규홍 의병장 등 수많은 독립지사들이 고초를 겪었다.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와 광복회 대구시지부가 주최한 제5회 추모식에는 강윤진 국가보훈부 차관,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 이인선 의원(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 허소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 등과 전국에서 독립운동가 후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대구에 국립 독립운동역사관 복원해야" 한 목소리

▲광복회 대구지부와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가 공동 주최한 대구형무소 순국 독립운동가 추모식이 2일 오후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열렸다. ⓒ 조정훈
행사는 추모사와 추모시 낭송, 2.8독립선언서 낭독, 추모공연 등으로 진행됐고 추모사에 나선 인사들은 독립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대구에 대구형무소 터 복원과 독립운동역사관을 건립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익현 독립운동기념사업회 상임대표는 "대구형무소에서 사형 당하신 애국지사들 중 약 40%가 전라남북도와 제주도의 애국지사들"이라며 "그분들은 모두 스스로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오직 조국의 광복을 위해 기꺼이 죽음을 맞이하셨다"고 했다.
장 대표는 "그럼에도 우리는 너무 오랜 세월 동안 이 사실을 잊고 살아왔고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추모식조차 지난 2021년에 이르러서야 처음 열렸다는 사실에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면서 "오늘 이 자리가 단지 과거를 추모하는 자리가 아니라 순국선열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이어가겠다고 다짐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윤진 보훈부 차관은 "서대문형무소는 복원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데 이곳 대구형무소는 터만 남아서 국민들이 기억하고 뜻을 이어가는 데 좀 아쉬움이 있다"며"앞으로 대구에도 그분들의 소중한 뜻이 잘 이어질 수 있는 독립유공자들의 성지가 조성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강 차관은 특히 대구독립운동역사관과 관련 "이재명 정부 들어 국정기획위원회에서 123개의 국정과제를 발표하고 지역 공약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며 "대구에도 7대 공약 15개 계획에 독립운동역사관도 들어 있다"고 힘을 실었다.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오늘 이 자리는 독립운동을 계승하고 후손들에게 뜻깊은 장소로 남을 수 있는 기념관이라든지 역사관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라며 "정부의 공약사항이기도 한 이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대구시도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대현 광복회 대구지부장은 "대구형무소 순국 애국지사들 가운데는 영호남은 물론 제주도, 충청도, 강원도 출신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면서 "대구형무소가 선열의 순국 현장이었음을 말해주는 역사의 생생한 증언"이라고 강조했다.
우 지부장은 "우리는 역사의 망각 속에 묻히고 잊힌 선열을 세상에 드러내 밝히는 일을 계속할 것을 다짐한다"며 "국립 대구독립역사관이 미래 세대에게 아픈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교육 공간으로 역할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대구형무소역사관을 갖추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2일 오후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열린 대구형무소 순국 독립운동가 추모식에서 장익현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상임대표,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 허소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 조정훈
정치권도 독립운동역사관 건립에 함께 힘을 합치겠다고 약속했다. 독립유공자 후손이기도 한 이인선 의원은 "여야가 함께 독립기념관 사업에 힘을 보태도록 노력하겠다"고 했고 역시 독립운동가 후손인 허소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도 "진정한 독립운동 정신을 우리가 잘 계승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지극 시인은 자신의 시를 통해 "대구형무소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 흔한 독립기념관 하나 없다"며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결심하노니 대구형무소 역사관을 재현하고 대구독립운동기념관을 반드시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대구가 배출한 216분의 순국 독립유공자들을 모실 보금자리를 세우는 등 더 이상 부끄럽지 않은 대구를 만들겠다"면서 "독립운동의 청정한 정신이 후손에게까지 가슴마다 새겨지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윤진 보훈부 차관 "대구형무소 터 보존 못해 아쉬워... 독립운동역사관 건립 동의"

▲강윤진 보훈부 차관이 2일 오후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열린 대구형무소 순국 독립운동가 추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조정훈
추모식에 앞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강윤진 차관은 "대구는 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이고 대한광복회도 달성공원에서 만들어졌다"며 "대구가 상징적인 곳임에도 불구하고 대구형무소 터를 보존한다든지 역사관이 들어서지 못해 좀 아쉽다. 독립운동역사관이 필요하다는 걸 공감한다"고 말했다.
강 차관은 "지난 2024년에 예비타당성 검토에서 떨어졌는데 대구시와 지역 정치권에서 더 관심을 갖고 컨텐츠를 어떻게 넣을지 등을 전략적으로 해 추진해 줬으면 한다"면서 "저희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대구독립운동역사관 건립에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그는 "대구시의 7대 공약에 들어갈 정도면 우선순위가 높다는 것"이라며 "다만 윤석열 정부에서 떨어졌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지역에서도 좀 더 준비를 확실히 하고 힘을 합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