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오전 충남 영명고 학생이 학교 안에 붙인 대자보. ⓒ 제보자
불법 '우열반'을 운영하며 성적 우수 학생들에게 기출문제를 빼준 뒤, 이 문제를 무더기로 본 시험에 출제하고, 학교생활기록부(아래 생기부)를 조작한 사실이 충남교육청 감사 결과 드러난 충남 공주 영명고에 울분의 대자보가 붙었다.
이 학교 관계자들은 "학생들이 붙인 것"이라고 <오마이뉴스>에 밝혔다.
학생들 "생기부 조작 선생님과 (수혜) 학생들이 누구인지 밝히라"
31일 오전, 영명고 건물 2~3학년 복도 게시판 등 최소한 4곳 이상에 학생들이 손으로 쓴 대자보가 일제히 붙었다.
학생들은 이 대자보에서 "언론에 보도된 '생기부 조작에 앞장선 선생님'과 '해당 학생들'이 누구인지 밝히라"라면서 "정기고사 수학 시험문제를 기출문제와 동일하게 출제했고, 사전에 특정 학생에게 문제를 풀게 해 준 사실' 있는지 해명하라"라고 요구했다.
이어 학생들은 "소수 학생에게 유리한 반 편성으로 차별과 피해를 입은 모든 학생에게 해당 선생님들은 사과하라"라면서 "이런 사항에 관련된 선생님들에 대해 학생들에게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할 것을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이 학생들은 대자보 제목으로 "대한민국 헌법 제21조 1항"이라고 적은 뒤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강조했다. 자신들이 이 대자보를 헌법에 근거해 붙인 것이라고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10월 12일자 기사 <[단독]
"우등생만 미리 봐"... 같은 문제 무더기 출제한 막장 고교 https://omn.kr/2fltv>에서 "충남교육청은 공주 영명고 감사 결과서에서 'B교사가 2024학년도 2학년 2학기 1회 고사 실시 일에 임박하여 '2021학년도 수학Ⅱ 1, 2회고사 출제 원안과 정답지 복사본'을 소망반(성적 우수반) 학생들에게 배부하고, 이 기출문제 중에서 1회 고사 20문항 중 7문항, 2회 고사 20문항 중 8문항을 동일(유사)하게 출제한 사실이 있다'라면서 '이는 결과적으로 특정 학생들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오마이뉴스>는 같은 기사에서 "충남교육청은 B교사가 소망반 학생들의 학생부 86개 항목의 수정을 교사들에게 요청해 실제 수정된 사실도 확인했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충남교육청은 해당 B교사와 소망반 총괄 담당 교사 C에 대해 '정직' 처분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국회 교육위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국감에서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31일 학생들의 대자보가 일제히 학교 안에 붙자, 일부 교사는 해당 대자보를 떼어내기도 했다고 한다. 이 학교 교감은 학생회 임원과 학급 회장들을 이날 오후 1시 30분 교무실로 소집한 상태다.
영명고 학부모도 "참으로 참담, 이 학교 믿을 수 없어"
영명고 한 학부모는 <오마이뉴스>에 "공교육은 공정하게 교육해야 하는데 성적 우수 학생들에게만 시험문제를 유출하고, 생기부를 조작해 줬다니 참으로 참담하다"라면서 "학생들의 대자보 내용이 이해된다. 나도 이 학교가 정상화되더라도 이 학교를 믿고 내 자녀를 보낼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