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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지 라이딕 트럼프 금관 선물은 미국에 도움이 안 된다고 일침을 가하고 있는 데지 라이딕
데지 라이딕트럼프 금관 선물은 미국에 도움이 안 된다고 일침을 가하고 있는 데지 라이딕 ⓒ 더데일리쇼캡쳐

미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신라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로 받았다. 금관 모형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한민국 최고 훈장인 무궁화 대훈장과 함께 전달되었다. 이는 미국의 수백만이 거리로 나와 트럼프를 향해 '노킹스(왕은 없다), 왕관도 없고, 왕좌도 없다!'를 외치며 대규모 반트럼프 시위를 한 지 11일만의 일이었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이 금관 선물의 적절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언론매체는 물론 심야 토크쇼 코미디언들까지 나서서 이에 대해 논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미 트럼프 대통령이 권위주의적 권력장악에 대해 불족종 시위를 하고 있는 미국의 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질타를, 일부는 한국이 트럼프를 조롱하는 고도의 전략적 선물을 선택했다며 트럼프에게 잘보여 자국의 이익을 챙기려는 실리적 외교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봐, 한국! "뭐하고 있는 것야? 지금?!"이라며 한국을 향해 할말을 하고 있는 데지 라이딕
이봐, 한국!"뭐하고 있는 것야? 지금?!"이라며 한국을 향해 할말을 하고 있는 데지 라이딕 ⓒ 더데일리쇼캡쳐본

더 데일리쇼의 데지 라이딕은 "한국 재빨리 내가 뭐 하나 말해줄까?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 우리는 대통령을 왕이라는 개념에서 부드럽게 벗어나게 하려고 정말 애썼는데,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님, 이 멋진 왕관 좀 보세요, 써보고 가져가세요!'라고 말하는 거냐고? 이건 정말 도움이 안 돼. 제발 다른 나라처럼 돈이나 줘라"며 다소 직설적인 쓴소리를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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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때문에 자신의 심야 토크쇼가 한 주간 폐지되며 언론 탄압의 쓴 맛을 봤던 투나잇쇼의 지미키멜은 "수많은 사람들이 이 왕을 원하지 않는다며 행진하는 모습을 본 한국은 '이봐, 멋진 선물 아이디어가 있어. 금관이야. 그가 조종하기 얼마나 쉬운지, 정말 부끄럽지'고 생각하는 것 같아. 마치 아이들에게 포켓몬 카드를 줘서 얌전히 있게 하는 것 같다"라며 "골프백, 퍼터, 메달 그리고 왕관까지. 어쩌면 그냥 그 자리에 남아서 한국의 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관객 환호) 아니, 그들도 그들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길 바라지는 않을 거야"라며 트럼프를 다룰 줄 안 한국이 그가 원하는 걸 주고 자신들의 이권을 챙겼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2025년 에미상에서 토크쇼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레이트 쇼의 스티븐 콜베어는 "한국인들이 트럼프에게 아첨을 했다고 말 못하겠지만 그들이 너무 멀리 가서 그의 편도선 하나를 코로 킁킁거렸을 거라고 확신한다. 왜냐면 그들은 그에게 없는 유일한 금관을 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의 오찬에는 케첩 뿌린 소고기 패티가 나왔는데, 그들은 말 그대로 그를 버거킹으로 만들고 있다"라고 풍자했다. 일부 보수 세력에서는 '노킹스 데이(왕은 없다, 반 트럼프 시위)'를 '노버거킹스 데이'라고 희화화 하는데 역으로 트럼프를 버거킹이라고 해버린 것이다.

레이트 나이트쇼 한국에서 트럼프는 그가 간절히 원하는 왕실 대우를 받았다고 전하고 있는 세스 마이어
레이트 나이트쇼한국에서 트럼프는 그가 간절히 원하는 왕실 대우를 받았다고 전하고 있는 세스 마이어 ⓒ 레이트나이트쇼캡쳐본

레이트 나이트의 세스 마이어는 "트럼프가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왕실 대우를 받았다. 그는 본국에 돌아와서도 똑같은 대접을 받기를 원한다. 예를 들면 중국 시진핑 주석이 즉시 승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자신은 2주 동안 기다려야 한다고 언급한 것처럼 말이다"며 반성할 줄 모르는 독재자 지망생의 야욕을 키워준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인들의 다양한 반응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금관 선물에 대한 설전이 오가고 있다. 해당 내용의 기사마다 수 만개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조지아 현대차 공장에 대한 ICE(이민세관단속국) 급습과 직원들의 구금을 경험한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지 않고 그의 비위를 맞추려 한 것은 다른 나라에서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최근 계엄령 폐지와 민주주의를 위한 한국의 노력을 봤을 때 도저히 이해가지 않는다", "그들이 군주제를 지지하는 줄 몰랐다"는 등 적절치 않은 선물이라는 다소 비판적인 반응들이 터져나왔다.

이와 반대로 "한국인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 "한국이 트롤링(의도적인 분란을 일으키는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 "불쾌하지만 훌륭한 외교적 수완이다", "트럼프의 관세 공격에 대한 영리한 대처다" 등 고도의 전략으로 분석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또 한 편으로는 "한국인들의 유머 너무 좋다. 외국인들도 다 알아 들었을 것이다", "아.. 유머감각, 타이밍, 너무해! 이건 트럼프 도서관의 전시회에 써야할 사진이야", "한국의 대통령이 '이거 진짜 웃기다'며 웃고 있는 듯해", "한국이 미국에 왕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 "어쩌면 아이러니일 수도", "틱톡 반응 보러 팝콘 챙겨야겠네", "자신이 놀림 받는 걸 깨닫지 못해", "한국인들이 풍자를 알고 있어", "트럼프가 입을 핼러윈 복장 선물했나봐"라며 한국인들의 유머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많았다.

트럼프는 노킹스 시위 다음 날 자신은 왕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왕관을 쓴 트럼프 왕이 폭격기를 몰고 시위군중들에게 오물을 투척하는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게재했다. 그는 국민들의 분노에 아랑곳않고 이를 그저 소셜미디어를 하는 데 사용할 뿐이었다. 어쩌면 금관은 트럼프를 의식한 맞춤형 선물일 수 있다. 그러나 한미 양국간의 문화적인 이해를 바탕에 두지 않고 왜 대통령에게만 집중했는지는 궁금한 대목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에서 명확히 의도를 밝히지 않는 한 우리는 알 수 없을 것이다.

한편으로 다행인 건 미국 내에선 미국 상황과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선물이라기보단 하나의 우스꽝스러운 이벤트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이다. 어쨌든 금관 선물은 트럼프 재임기간 동안 해외방문으로 받은 선물 중 가장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을 선물이 될 것임에는 분명하다.

#트럼프금관선물#트럼프대통령훈장#트럼프무궁화훈장#트럼프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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