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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1.03 14:53최종 업데이트 25.11.03 14:53

이 개념으로 계산해보니... 서울은 '엄청난 적자'

[굿모닝 퓨처] 지구를 살릴 수 있는 도시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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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국정감사 지난 10월 15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 오세훈 서울시장이 답변을 하고 있다.
서울시청 국정감사지난 10월 15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 오세훈 서울시장이 답변을 하고 있다. ⓒ 이정민

전 세계 인류의 절반 이상, 우리나라 인구의 대다수가 이제 도시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인구가 증가하면서 도시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도시는 문명의 중심지 역할을 해 왔으며 지금도 여전히 생산과 소비, 경제 성장과 기술 혁신의 중심지입니다. 동시에 도시는 많은 자원을 소비하고 많은 폐기물을 배출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도시가 필요로 하는 물, 식량, 석유, 전기 등의 자원은 멀리 도시 바깥에서 오고 있고, 도시가 배출하는 오염물질과 폐기물도 바깥으로 버려집니다. 필요한 것들은 외부에서 가지고 오고, 필요 없어진 것들은 외부에 버리는 도시는 외부 배후지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생태발자국은 현재의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자원 생산과 폐기물 흡수에 필요한 토지 면적을 의미합니다. 자체적으로 필요한 것을 생산하거나 버려진 것을 흡수할 수 있는 토지 면적을 생태용량(biocapacity)이라고 하는데, 생태발자국이 생태용량보다 더 크면 '생태 적자(Ecological Deficit)' 상태라고 합니다.

미래 세대가 써야 할 자원 당겨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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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념을 가지고 서울의 생태발자국을 계산해 보면 서울은 엄청난 생태 적자 상태입니다. 서울 시민들이 소비하는 물과 산소, 식량과 에너지는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 곳곳의 농경지, 산림, 바다에서 오고 있습니다. 서울 시민들이 외부 의존 없이 현재처럼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금 서울 면적보다 약 1000배 더 넓은 토지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현재의 생산과 소비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경우 국토의 6배에 해당하는 면적이, 인류 전체로 보면 지구가 1.7개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미 인류는 지구 생태용량을 넘어서는 과잉 생산과 소비를 하고 있으며, 미래 세대가 써야 할 자원을 미리 끌어다 쓰고 있는 상태입니다.

결국 도시가 변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오늘날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 위기의 원인인 온실가스의 2/3 이상이 도시에서 배출됩니다. 도시가 변하지 않으면 지구 생태계와 그 속에서 공생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종, 그리고 인류 문명도 지속가능하지 못합니다. 프랑스의 문화생태학자 허버트 기라르데(Herbert Girardet) 교수는 이제 도시는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하는 단계에 머물러서는 안되고, 도시로 인하여 파괴되고 있는 지구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복원하고 재생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합니다. 그래서 많은 인재와 자본, 기술이 집중되어 있는 도시가 지구 생태계를 망치는 부정적 외부효과 대신 지구생태계를 되살리는 긍정적 외부효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어떻게 하면 도시를 이러한 생태복원 도시(Regenerative City)로 만들 수 있을까요? 기라드데 교수와 그의 동료들은 도시가 외부에서 각종 자원을 끌어와서 사용하고 발생한 폐기물을 다시 외부에 배출하는 일방통행식 방식 대신, 도시 안에서 자원과 폐기물을 재활용, 재사용하는 순환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행동들을 제안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출발점은 도시가 사용하는 화석연료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일입니다. 태양광과 풍력, 지열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도시가 사용하는 에너지를 자체 충당합니다. 건물의 단열 효율을 높이고 지붕과 마당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액티브 건물을 지원하고, 도로변이나 자투리 공간에서도 에너지를 생산하여 이를 스마트그리드로 공유함으로써 에너지 자립을 추구합니다.

또한 자원 재활용과 폐기물 제로(Zero Waste)를 지향합니다. 종이, 플라스틱, 금속, 가전제품은 물론 사용한 물과 폐열도 재활용하는 자원 순환 체제를 구축합니다. 도시에서 발생하는 유기성 폐기물은 퇴비로 전환하고, 이 퇴비로 도시 농업을 육성하여 도시민들의 식량을 생산합니다. 도시 숲과 녹지 공간을 확충해 탄소를 흡수하고 물 관리에서도 빗물 수집과 폐수 재활용을 강화합니다.

도시의 물리적 형태와 교통체계도 중요합니다. 고밀도, 대중교통, 보행과 자전거 중심 도시는 넓게 분산된 저밀도의 자동차 중심 도시보다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외부 녹지를 개발해 시가지를 넓히기보다 기존 시가지의 밀도와 효율성을 높이고 도시 내 주요 시설들을 서로 가깝게 배치하여 불필요한 이동을 줄입니다.

이러한 방법들은 현재 기술 수준에서 불가능한 것들이 아닙니다. 이미 세계 곳곳의 도시에서 실천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속도와 의지입니다. 지구 온난화를 넘어 지구 열대화로 접어드는 기후 변화 속도가 워낙 빨라서, 이에 대응하는 우리의 실천 속도도 더 빨라져야 합니다. 도시는 더 이상 지구의 파괴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지구를 살리는 도시가 되어야 합니다. 곧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지구를 살리는 도시를 만드는 시장과 시의원들이 많이 당선되기를 기대합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중부대학교 교수, 전 국토연구원장입니다. 이 기사는 굿모닝 충청에도 실립니다.


#지속가능도시#자원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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