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 이영광
지난 15일 이재명 정부의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었다. 10·15 대책은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것은 물론 대출 규제도 포함돼 있다. 이에 강력하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강력하다는 데 동의 못하는 전문가도 있다. 바로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이다.
최 소장이 이번 대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들어보기 위해 지난 28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10.15 부동산 대책이 나왔는데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잖아요. 현재 상황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굉장히 센 대책이라는 평가가 많잖아요. 저는 그 평가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이재명 정부의 주거 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종합대책이라고 보기도 어렵고요. 지금 시장이 너무 달궈지고 있으니까, 얼음땡 놀이에서 얼음 하면 멈춰 서는 것처럼 일단 '좀 쉬었다 가자'라는 정도의 시간을 벌어주는 대책이라고 생각해요. 토지 거래 허가 구역이 실거주자에겐 아무런 문제가 안 되거든요. 특히 서울 강남에 실거주 목적의 거래로 제한해도 주택 가격이 오른다는 건 이미 우리가 알고 있잖아요. 이번에 토지거래 허가 구역을 확대했지만, 강남 3구와 용산구는 원래부터 토지거래 허가 구역이라 이번 대책의 영향은 없거든요."
- 10.15 부동산 대책에서 중요한 게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건데요. 일부에선 너무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와요.
"최근 실거래가 자료로 분석 해보면 서울 강남만 가격이 상승한 게 아니라 마·용·성이라는 지역부터 서울 외곽 지역까지 다 상승 중이었어요. 특히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상황이죠. 토지거래 허가 구역은 실거주 목적이면 거래에 아무 제약이 없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기 어려워요. 그건 10·15 대책 전에 이미 지정되어 있었던 강남 3구와 용산구 사례에서 잘 나타나죠.
대출 규제가 추가로 있죠. 대출 규제도 이번보다 더 센 적이 있었죠. 문재인 정부 때는 15억 원 이상에 대해서는 대출을 0원으로 했었어요. 빚 내서 고가 주택 사지는 못하게 하겠다는 거죠. 저는 이번 대책이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지 못할 것 같거든요. 세고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죠."
-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수억 빚내 집 사는 게 맞나"라고 해서 비판받았어요.
"저는 무리하게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이 문제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가계부채가 박근혜 정부 때 1000조에서 1400조로 늘어났잖아요. 그리고 문재인 정부 때 1400조에서 1800조로 늘어났고요. 윤석열 정부는 반 정도밖에 안 했는데 1800조에서 2000조로 200조 늘었죠. 이렇게 부채 기반으로 주택 가격이 올라갔거든요. 무리하게 빚 내서 하는 걸 정책적으로 허용한 것은 굉장히 문제라고 생각해요."
- 현금 부자가 아닌데 어떻게 빚 안 내고 사냐는 건데.
"전체 100%를 다 현금 들고 집 사라고 얘기 하는 게 아니잖아요. 10억짜리 집에 대한 최대 대출금액이 LTV 70%는 7억 원, LTV가 40%면 4억이죠. LTV 70일 때 10억짜리 집에 7억까지 빌려줬어요. 금리 낮을 때는 상관없는데 금리가 6%로 올라갈 경우 연 이자만 4200만 원이에요. 이걸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어요. 무리해서 빚 내면 이자가 올라갈 경우에 정말 견디지 못하는 상황이 되죠. 본인 소득에서 30~40%를 이자와 상환금으로 쓰는 것 정도가 적정한 거죠. 그래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라는 게 있는 거고요. 우리가 소득으로 집을 살 수 있는 가격은 얼마가 적당할까요? 15억짜리 집을 현재 최대한도인 6억까지 대출받아서, 원리금을 갚아 나갈 수 있는 소득이 있는 가구는 많지 않아요. 소득 대비 너무 높은 주택 가격을 떠받치고 있는 게 빚이라는 게 문제죠."
- 공급 확대 없이 집값 못 잡는다는 주장도 있어요.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세금 인상하지 말고, 공급 확대하자고 얘기 하잖아요. 서울에 공급할 땅이 있나요? 재개발 재건축이라는 건 시작해도 10년이 넘게 걸려요. 지금 당장의 주택 가격 상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요? 지금의 가격 상승은 공급이 부족해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과수요가 붙었기 때문이거든요. 자산 가격 폭등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문제이니 수요 억제 정책을 해야 하는 건데, 공급 대책으로 이걸 어떻게 다 해결할 수 있을까요?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8·4 대책에 공급이 포함돼 있었는데, 지금 당 대표인 정청래 의원부터 앞장서서 마포구에는 주택 공급 못한다고 반대했잖아요(당시 정 의원은 "주민들과 마포구청, 지역구 국회의원과 단 한마디 사전 협의 없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게 어디 있는가"라며 "이런 방식은 찬성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 편집자 말). 과천 지역구의 이소영 의원도 주택 공급 반대했고요. 그랬던 민주당 의원들이 지금 주택 공급하고 보유세는 안 올리겠다고 하고 있거든요. 그때는 주택 공급 반대하고 지금은 찬성한다는 건가요? 주택 공급은 그렇게 어려워요. 문재인 정부 때 안 하려고 안 한 게 아니라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주민들과 함께한다'며 나서서 반대한다니까요.
남의 동네 주택 공급은 되고 우리 동네는 안 돼, 뭐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주택 공급을 어떻게 하겠다는 거예요?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역구 주택 공급에 온갖 핑계를 대며 반대했던 과거부터 진정성 있게 사과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주택 공급을 주장하셨으면 좋겠어요. 2021년 말부터 2022년, 문재인 정부 말부터 윤석열 정부 초기에 주택 공급이 많아서 주택 가격이 안정됐나요? 주택 가격이 떨어질 거라는 시장에서의 믿음이 더 가격에 영향을 많이 미쳐요."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전까지 기준으로 올해 들어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7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성동ㆍ광진 등 아파트 단지. ⓒ 연합뉴스
- 10·15 대책이 주거 사다리를 끊는 거라고 했는데.
"끊은 주거 사다리라는 게 정확하게 얘기하면 15억 넘는 주택을 얘기하는 거죠. 15억 넘는 고가 주택에 무리하게 빚내서 집을 사지 못하게 하는 건 주거 안정 책임이 있는 정부가 당연히 해야죠. 자기 돈으로 하는 건 정책으로 못 막잖아요. 토지거래허가구역도 실수요자에게는 장애물이 안되니까요. 정부로서 쓸 수 있는 수단은 결국 돈 빌려서 무리하게 집사는 건 못 하게 하겠다는 거잖아요. 이런 조치도 안 하고 주택 가격을 어떻게 안정시켜요? 주거 사다리를 정말 끊는 건 이렇게 폭등하는 집값에 대해서 아무 조치도 안 하는 거예요."
- 민주당 정부 아래서 부동산 가격 폭등이 이뤄진다는 지적이 나와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전임 정부나 국민의힘 계열 정부에서 투기 막을 장치를 다 풀어버린 상태에서 정권을 이어받게 되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아요. 노무현 정부는 김대중 정부 때 모든 규제를 풀었고,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모든 투기 장치를 해제시켜 버렸죠. 윤석열 정부도 모든 투기 규제 장치를 다 풀었어요. 주택 시장이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게 된단 말이에요.
언론도 문제입니다. 지금 언론에서 굉장히 심하게 주택 가격 문제를 제기하잖아요. 문재인 시즌 2라고 얘기하는데 저는 언론이 또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언론이 민주당 정부가 집권할 때마다 주택 가격에 대해서 굉장히 이슈화를 시키죠. 문재인 정부 때 봤던 일이 똑같이 벌어지고 있거든요. 문재인 정부 때도 2021년부터 정권 마지막에는 가격이 떨어졌거든요 그때는 언론이 기사를 안 쓰죠.
민주당 정부 때마다 경제가 좋아졌거든요. 이런 상황이 주택 가격 상승하고 연결이 될 수밖에 없어요. 더더군다나 문재인 정부하고 이재명 정부는 다 인수위도 없이 시작했어요. 준비를 미리 할 수가 없잖아요. 근데 투기의 규제 장치는 다 풀어놨어요. 윤석열 정부 때도 2023년 하반기부터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무지막지하게 올라가기 시작했거든요. 무책임하게 모든 규제 장치를 풀어놓은 상태에서 민주당 정부가 집권하게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해요."
- 이상경 국토부 1차관이 구설에 휘말려서 사퇴했잖아요. 이 차관 사퇴와 함께 10.15 부동산 대책은 폐기된 거라는 주장도 있던데.
"차관은 엄격하게 얘기하면 실무자죠. 지금 그래서 그건 굉장히 무리한 주장이라고 생각해요. 장관이 물러났으면 그런 주장을 조금이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차관이 물러난 걸 가지고 대책이 폐기된 거라고 주장하는 건 무리라고 봐요."
- 집값 잡으려면 거래세 낮추고 보유세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요.
"보유세는 주택 가격 안정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공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장치예요. 우리가 노동에 대한 대가로 받는 임금에 대해선 소득세를 내는데 자산 가격 상승에 대해서는 거의 돈(세금)을 안 내고 있잖아요. 시장에서 2억 정도에 거래되는 주택 재산세가 연간 10만 원 전후거든요.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당연히 부동산 투기로 돈이 몰릴 수밖에 없단 말이에요. 그래서 보유세는 주택 가격 안정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공정을 위해서도 꼭 강화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거래세는요?
"지금 거래세에 자꾸 양도소득세를 포함시키는데요. 취득세에 관련 취득세 취·등록세 정도가 거래세죠. 양도소득세를 낮춘다는 논의는 주택 가격 안정하고는 거리가 먼 얘기라고 생각해요. 양도소득세는 소득세니까요. 그걸 거래세라고 우기는 분들이 많은 건 알고 있지만 보유세와 양도세를 바꿔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보유세와 취·등록세를 어떻게 할 것인지는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이재명 정부에서 주택 가격 안정시키겠다는 확실한 믿음을 주는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내년 되면 바로 흔들릴 거예요. 지금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착각하고 있는 게 세금 때문에 선거에서 진다는 건데 내년 들어서 주택 가격이 흔들리면 그게 더 큰 악재가 될 거거든요. 그래서 주택 가격 안정을 다가온 선거하고만 연결 지어 생각하지 말았으면 해요. 저는 그게 지금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이런 상황이 상당히 위험하다는 걸 민주당이 본인들의 경험을 통해서 당연히 알고 있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근데 똑같이 반복하고 있는 게 굉장히 안타깝고요. 민주당 국회의원들에게 주택 가격이 계속 폭등하면 어떡할 건지 정말 물어보고 싶어요. 이 대책으로만은 안 될 텐데 이걸로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주택 가격이 안정되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걱정스러운데요.
재건축은 안 그래도 이익이 많이 돼서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데 개발 이익 환수도 안 한다고 해요. 그러면 주택 가격은 오를까요? 내릴까요? 그건 너무 쉬운 얘기잖아요.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까지 하는 일부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지금 가장 큰 리스크 중에 하나죠. 국토부 관료들 문제는 시간이 다 가면 해결될 거잖아요. 인사를 하면 되는 거니까요. 지금 이 문제에 관해서는 정부가 중심을 잡고 가는 수밖에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