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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서 난개발과 반환경 정책으로 생명의 터전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곳마다 ‘생명의 편에 선 사람들’이 있습니다. <생명의 편에 선 당신에게>는 이들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연대하고자 하는 또 다른 당신과 연결하고자 하는 새알미디어의 연속 기획입니다. 기후·환경 위기의 최전선에서 생명을 지키는 이들의 기록. 그 여섯여섯 번째는 낙동강 하구의 생명터전인 가덕도를 신공항 건설로부터 지켜내고자 싸워온 김현욱 활동가입니다.
생명의 편에 선 당신에게(6) 가덕도신공항 반대 시민행동 김현욱 집행위원
생명의 편에 선 당신에게(6)가덕도신공항 반대 시민행동 김현욱 집행위원 ⓒ 새알미디어

정부는 '동남권 관문공항'이라 부르지만, 가덕도는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 숨 쉬는 섬이다. 신공항 건설은 부산을 살리는 일이 아니라, 뭇 생명들을 죽이는 일임을 알리기 위해 7년 넘게 싸워온 김현욱 활동가를 가덕도에서 만났다.

낙동강 하구, 백년숲과 철새의 터전

가덕도는 낙동강 하구와 맞닿은 생명의 섬이다. '백년숲'을 품은 곳이고, 천연기념물 제179호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의 일부다. 가덕도 신공항은 생명이 숨쉬는 산을 깎아 활주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천연기념물 제179호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 김현욱 집행위원이 낙동강 하구를 바라보며 가덕도와 낙동강 하구의 생태적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179호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김현욱 집행위원이 낙동강 하구를 바라보며 가덕도와 낙동강 하구의 생태적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 장영식

"가덕도 그 자체만으로도 생태적 가치가 아주 높은 곳이고, 더불어서 낙동강 하구와 철새 도래지이기 때문에 더 중요한 곳이거든요. 우리가 말하는 '백년숲', 동백 군락지와 소사나무 군락지가 가덕도의 국수봉에 있어요. 이 국수봉을 다 잘라서 나온 흙으로, 낙동강 하구 앞쪽을 매립해 활주로를 건설할 예정입니다. 매립해서 활주로로 만드는 구역은 낙동강 하구 철새도래지이고 문화재보호구역입니다. 연대봉과 국수봉 사이에 쑥 들어간 부분 있죠. 그쪽에서부터 을숙도까지가 다 문화재보호구역, 천연기념물 179호 낙동강 하류 철새 도래지예요."

두부 같은 땅 위에 공항을? 초연약 지반에다 활주로의 위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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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는 초연약 지반이다. 60m 뻘층과 깊은 수심, 높은 활주로 표고가 겹치며 안전 위험이 커졌고, 시공사조차 위험을 이유로 물러섰다.

"국토부는 뻘층이 50m 정도라고 했는데 현대건설이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현장 조사를 해보니 60m라는 거예요. 그냥 연약지반이 아니라 초연약 지반이라는 거죠. 바닥이 그냥 모래도 아니고 뻘층이래요. 어떤 언론에서는 '두부와 같은 성질'이라고 했어요. 두부를 누르면 쑥 꺼지잖아요. 그 정도로 연약한 초연약 지반인데 뻘층이 60미터 정도 있으면 그 위로 바닷물(수심)이 있겠죠. 수심이 25미터, 그 위로 활주로 높이를 5미터, 총 116.5m를 매립해야 합니다. 부등침하(여러 지반이 서로 다르게 가라앉는 현상)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말한 부지조성 공사 기간 84개월은 위험하다. 그래서 108개월로 연장해야 된다'라고 현대건설이 요청했어요. 그런데 국토부는 '연장은 불가하다'고 했고, 그래서 현대건설은 '이 위험성을 안고는 추진하지 않겠다'며 공사 계약을 포기한 거죠.

게다가 여기 앞 신항 수로를 드나드는 선박의 최대 높이가 60~70m라서, 그 선박의 높이가 이렇게 높으니까 항공기가 부딪치지 않도록 활주로 표고를 더 높여야 해요. 그런데 조종사분들의 말에 의하면 활주로가 높으면 높을수록 바다인지 활주로인지 구분이 안 돼서 야간비행이나 악천후 때는 더 위험하다고 해요. 가덕도는 연약지반에 수심과 활주로 높이 문제까지 생각한다면 어마무시한 위험도를 안고 있는 거죠."

7조 5천 억이 16조로… 현대건설도 포기한 신공항 사업

입찰 네 번 유찰 끝에 수의계약까지 갔지만, 현대건설은 6개월 조사 뒤 포기했다. 사업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예타는 특별법으로 면제됐다.

생명편 인터뷰 김현욱 집행위원과의 인터뷰
생명편 인터뷰김현욱 집행위원과의 인터뷰 ⓒ 장영식

"현대건설이 6개월간 조사한 후 지난 5월 30일 포기 선언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대형 건설사 3곳 중 2곳이 빠졌고, 지금 대우 하나만 남아 있는 거예요. 부지조성공사 업체를 정하지 못해서 지금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사실상 중단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2023년 12월 29일 기본계획을 확정 고시했고, 그때 사업비가 13조 5천 억 원이라고 했어요. 하지만 토지보상비가 이미 2천 억 올랐고, 접근 교통망(철도·도로) 비용도 상승했습니다. 현대건설은 공사기간을 108개월로 연장할 경우 1조 원 이상 증액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게다가 예비타당성조사(예타)도 특별법으로 면제됐습니다. 7조 5천 억이라던 사업이 16조로 커졌다면, 예타를 했다면 통과가 어려웠을 거에요."

상괭이와 172종 물살이의 서식지 가덕도

활주로 예정 해역은 상괭이의 서식지이자 해식동굴이 발달한 해양생태 1등급 지역이다. 바다와 숲 모두 1등급 생태계가 공존한다.

"멸종위기종 상괭이가 이 앞바다를 헤엄치면서 노닐고 있어요. 물이 깨끗하고 바다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이곳에 많습니다. 상괭이 별명이 '수줍은 돌고래'잖아요. 그래서 평소에는 잘 안 보여 주는데도 몇 번을 봤어요. 낙동강 하구와 가덕도의 해식애가 연결되어서 서식 공간으로 해서 상괭이가 더 많이 살 수 있고, 여기 또 172종의 물살이도 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가덕도 해안 절벽은 해식애와 해식동굴이 발달한 해양생태 1등급 지역입니다. 해양생태 1등급, 육상 자연생태 1등급이 공존하는 곳인데, 많은 사람들이 이 가치를 모르죠."

조류 충돌 위험은 김해공항의 8배, 무안공항의 353배

가덕도는 국제적 조류 이동 경로의 길목이자 철새도래지다. 맹금류가 모이는 지형 탓에 항공 안전 위험이 커진다.

"가덕도는 낙동강 하구와 더불어 있기 때문에 철새들이 많이 오는 곳이에요. 대마도가 가깝기 때문에 맹금류들이 가덕도까지 오는 게 최단 거리거든요. 국제적 조류 이동 경로의 길목입니다. 저희가 가덕도 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했을 때, 무안공항 대비 최대 353배의 조류 충돌 확률을 확인했어요. 김해공항보다도 8배 높습니다."

가덕도 신공항은 예견된 중대재해

그는 '부산의 염원'이라는 정치적 구호 뒤에 위험이 가려졌다고 말한다.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하는 이들은 용산 대통령실 앞과 부산시청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폐지하라'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특별법 폐지 촉구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폐지하라'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특별법 폐지 촉구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현대건설이 포기한 이유는 단순한 사업성 문제가 아닙니다. 예견된 재난을 안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만큼 위험하다는 걸 입증하는 건데도 그동안 정치권에서 부산 시민의 염원이라고 하면서 계속 공약들을 내고 있었어요. 사실은 부산 시민의 염원이 아니잖아요. 일부 정치인들과 이권이 연결된 사람들의 생각이죠. 언론의 등을 입어 가지고 부각된 건데 저는 언론이 부산 시민들을 가스라이팅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이재명 대통령도 '국가의 존재 행위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대통령을 만나서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부산에서 올라가 용산대통령실 앞에서 100일 동안 농성을 했어요. 가덕도 신공항은 위험천만한 예견된 중대재해예요. 반드시 멈춰야 해요. 강행한다면 미필적 고의의 살인 행위와 마찬가지예요."

"주민들은 의견조차 못 냈어요, 생계 대책도 없고요"

보상과 이주 대책이 미비한 가운데 고향을 떠나야 할지 모르는 주민들은 갈등과 무력감에 놓였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한다' '안 한다'가 반복됐지만 실제로 주민 의견을 물어 본 적이 없어요. 특별법을 발의할 당시에도 '곧 통과될 것'만 알렸지, 실질적 의견을 듣진 않았어요. 지금은 보상금이 일부 확정·지급되기도 했고, 해안가 주민들 중엔 '생계대책이 되지 않는다, 이주비도 부족하다'며 끝까지 반대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보상 산정(특히 상가, 어업권 등)에 대한 불만이 많고, 원주민보다 외부 투자자 유입도 갈등의 요인이 됐습니다. 원주민들 대부분은 어촌 주민들이기 때문에 바다에서 고기를 잡고 사시는 분들이잖아요. 그다음에 그 주변에 상가분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보상금이 산정이 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여기에서 계속 있으면 이걸로 충분히 먹고 사는데 이주했을 때 우리가 지금까지 먹고 사는 거랑 같을 수 있겠느냐 하면서 투쟁하시는 분들이 계시고요. '국가와 싸울 수 있는 우리가 힘이 없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나는 여기서 살고 싶다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가덕도의 자연, 동등하게 바라봐 주길

김현욱 활동가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폐지를 위한 소송과 서명운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가덕도는 낙동강이고, 생명 그 자체"라고 말한다.

생명편 인터뷰 중 김현욱 집행위원과 새알미디어 남태제 감독
생명편 인터뷰 중김현욱 집행위원과 새알미디어 남태제 감독 ⓒ 장영식

"지금 기본계획 취소 소송을 하고 있고, 11월 19일 4차 재판을 앞두고 있어요. 이제 특별법 폐지를 위한 서명운동과 헌법소원으로 싸울 겁니다. 이런 국가의 폭력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요. 꼭 한번씩 오셔서 가덕도의 이 아름다움과 평화로움, 생태적인 가치를 보셨으면 좋겠어요. 가덕도는 낙동강 하구고 낙동강의 중요성을 여러분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생명은 다 똑같아요. 사람이 차별당하면 속상한 것처럼, 저는 가덕도가 차별받는 것도 속상해요. 자연을 동등하게 봐주셨으면, 너무나 아름다운 이 가덕도를, 공항으로부터 지켜주기를 바라는 게 저의 간절한 바람입니다."

*<생명의 편에선 당신에게> 가덕도 편은 새알미디어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생명의 편에선 당신에게는 <숲과 나눔>재단의 풀씨 12기 지원사업으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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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언주 (skfkqhwk) 내방

새알미디어 공동대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이사 생태, 환경, 기후정의를 위한 활동을 하며, 사람들을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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