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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사법개혁안 발표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사법개혁안 발표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이 사법개혁안을 발표했다. 그중엔 대법관 숫자를 14명에서 26명으로 증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민주당이 발표한 사법개혁안에 대해 의견 들어보기 위해 지난 23일 서울 상암동의 한 커피숍에서 국민의힘 대변인 지낸 송영훈 변호사를 만났다. 다음은 송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대법관 증원이 개혁? 대법권 욱여넣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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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민주당이 사법개혁안을 발표했는데 총평해 주세요.

"일단 저는 이걸 개혁으로 부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우리가 흔히 대법관 증원이라고들 하는데, 사실 이것의 본질은 대법관 욱여넣기거든요. 대법관 증원이라는 표현이 굉장히 가치 중립적인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 민주당에서 대법관을 증원하겠다고 하는 건 결국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 재판들과 무관하지 않아요. 대법관을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면 이재명 대통령 임기 중에 이 대통령 본인이 대법관 22명 임명하게 됩니다. 그리고 본인이 퇴임하면 형사 재판 받을 거잖아요. 그러면 자기 사건의 상고심을 담당할 대법관들을 대거 밀어넣는 거예요. 그래서 대법관 욱여넣기라고 하는 겁니다."

- 그런데 대법관 증원은 이명박 정부 때도 추진했던 거로 아는데.

"오래전부터 일각에서 그런 것을 주장해 왔던 분들은 있습니다. 그런데 한 번도 된 적은 없어요. 지금 법원조직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대법관의 숫자가 사실상 헌법의 일부 같은 겁니다. 왜냐하면 87체제가 만들어지면서 법원조직법도 전부 개정이 되는데요. 1987년 법원조직법 이래로 대법관의 숫자는 항상 14명으로 일정하게 유지돼 왔어요. 딱 한 번 예외가 2005년에 지금 대법관이 겸직하고 있는 법원행정처장이 정무직으로 바꾸면서 대법관 숫자를 14명에서 13명으로 줄였던 적이 있어요. 그랬다가 2년 뒤인 2007년 다시 원상회복합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22대 국회에 들어와서 5월 1일 이전까지 한 번도 대법관을 증원하자는 법원조직법을 발의한 적이 없고요. 21대 국회 때 이탄희 의원이 대법관을 48명으로 늘리자는 법원조직법 개정안 발의한 적은 있어요. 근데 발의만 해놓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안소위도 넘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5월 1일에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이 나오고 갑자기 발의하기 시작합니다."

- 변호사님은 증원 자체를 반대하나요. 아니면 시기가 문제일까요?

"제가 증원 자체에 반드시 반대하는 건 아닌데요. 그러나 적어도 지금 민주당이 이렇게 하는 것은 의도·시기·공론화 과정·이해충돌이 다 문제 돼요. 예를 들면 우리 사회가 대법관이 정말로 더 늘어나야 되는가에 대해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사회적으로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친 다음에 국민 대다수가 대법관 늘리는 게 맞다고 하면, 다음 대통령부터 임명한다는 전제에서 하는 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 대통령은 본인이 5개의 형사재판의 피고인이에요. 그리고 5개의 사건이 결국은 대법원까지 다 가게 될 겁니다. 그러면 자기가 형사재판 받을 피고인 지위에 있으면서 대법관 정원을 늘려서 대법관을 대거 밀어 넣어 놓는다는 건 매우 근본적이고 심각한 이해충돌이죠."

- 민주당 주장은 대법관이 적어서 재판 병목현상이 벌어지니 증원해야 한다는 건데요.

"대법원만 놓고 사법 시스템을 생각하면 안 돼요. 모든 사건은 1심부터 시작하잖아요. 민주당에서는 2024년 기준으로 본안 사건 기준으로만 해서 대법원에 1년에 제출되는 사건이 4만 건이 넘는다고 얘기해요. 근데 실제로 1심에 접수되는 본안 사건은 해마다 110만 건이 넘어요. 최근 10년간의 통계를 보면 적을 때는 110만 건, 많을 때는 한 130만 건 왔다 갔다 하거든요. 그중에서 4만 건이 조금 넘는 사건들이 대법원에 가는 겁니다. 그러면 우리 국민들에게 훨씬 더 필요한 건 대법관 증원이 아니고 1·2심 판사를 늘리는 거죠.

그러면 좋은 사법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무엇보다도 국민들이 1심 판결이나 2심 판결에서 더 쉽게 승복해서 대법원까지 많이 안 가게 됩니다. 대법원은 본래의 법률심 기능에 충실해질 수 있는 거예요. 그런데 민주당은 그런 문제는 뒷전에 두고 대법관 얘기부터 먼저 합니다. 그것조차도 이 대통령에 대한 전원합의체 파기환송 판결이 있기 전까지는 자기들은 관심도 없었어요. 그러니까 잘못됐다고 하는 겁니다."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장 혼자 한 게 아니다"

국감장 들어서는 조희대 대법원장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국감장 들어서는 조희대 대법원장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 남소연

- 이 대통령 사건의 대법원 파기환송은 어떻게 보세요?

"저는 판결이 옳다고 봐요. 그리고 이 대통령 스스로가 그 판결에 대해서 별로 할 말이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지난 13일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했던 발언이 있잖아요. '국정감사에서 뻔뻔한 거짓말을 하는 것은 절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라고요. 이 대통령의 백현동 허위 발언, 국토교통부로부터 협박받아서 용도 변경했다고 하는 그 발언이 어디서 나왔던 거예요? 2021년 10월 20일 경기도 국정감사장에서 경기도지사 신분으로 했던 말입니다. 그러니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결국 이 대통령 본인이 지금 말하고 있는 바대로 판결한 거예요."

- 대법원 판결이 이례적인 건 맞지 않나요?

"당시의 상황을 보면 이런 게 있어요. 당시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은 1심이 이례적으로 심각하게 지연돼서 무려 799일이 걸렸습니다. 무엇보다도 지지난 대선에서 있었던 허위 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서 대선이 코앞에 와 있는데도 최종적인 결론이 나지 않아서 우리 국민들이 불확실한 상태에 놓여 있었어요. 즉, 국민들께서 알고 판단하시도록 하기 위해서는 1심에서 장기간 지연된 걸 대법원이 사법 자원을 적극적으로 동원해서 바로잡을 필요가 있었다고 보는 겁니다."

- 지금 민주당이 얘기하는 건 7만 쪽을 언제 봤냐는 거 같은데.

"그 부분도 저는 민주당의 법률가 출신 국회의원들이 굉장히 직업적 양심에서 벗어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대법원 상고심은 기본적으로 법률심이에요. 1·2심과 같은 사실심과 달라서 법리를 하급심 판결이 올바르게 적용했는지를 판단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1·2심 같은 사실심처럼 모든 기록을 한 글자 한 글자 다 빠뜨리지 않고 축자적으로 봐야 되는 게 아니에요. 민주당의 판·검사,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들도 그 사실을 잘 알아요. 다만 자기 당 소속 대통령에 대한 판결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트집 잡고 뒤집어야 된다고 생각해서 직업적 양심에 반하는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하고 있는 겁니다."

-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는 어떻게 보세요?

"그런 요구는 잘못된 거죠. 왜냐면 우리나라는 1993년 문민정부에서 김영삼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원장부터 그 누구도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임기를 못 채운 적이 없습니다. 대법원장이 헌법과 법률로 보장한 임기를 채우는 건 사법부의 독립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예요.

더군다나 이 대통령에 대한 선거법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조희대 대법원장 혼자 한 게 아니에요. 대법원 전원합의체잖아요. 대법관들은 각자 법조 경력이 한 30년 안팎씩 돼요. 그런 대법관들이, 가령 전원합의체에서 어느 한두 사람이 그 절차를 빠르게 가자고 주도한다고 한들, 그것이 정말 잘못됐거나 위법하거나 부당한 것이라면 나머지 대법관들이 평의에 들어오지도 않고 심지어 판결서에 도장도 안 찍었을 겁니다. 그 정도로 대법관 정도 되면 각자의 주관이 다 확실하고 강한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전원합의체 판결은 대법관 12명이 다 같이 했습니다. 그러면 적어도 거기에 절차적인 하자는 없는 거예요. 그걸 대법원장을 물러나라고 하는 건 대법원장 개인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대법원 전체에 대한 공격인 거라서 굉장히 위험한 거예요."

- 대선 개입이란 의견은 어떻게 보세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 측에서 1심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지연시키지 않았더라면 대법원이 대선 개입이라고 하는 오해를 받을 일도 없었을 것이고요. 무엇보다도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대법원에 대한 공격의 본질은 민주당의 재판 개입입니다. 왜냐면 이 대통령에 대한 선거법 위반 사건은 아직 끝난 게 아니에요. 종료되지 않은 사건에 대해 상급심인 대법원에서 판결한 것을 두고 '왜 이렇게 판결했냐. 대법원장 나와라. 우리가 절차를 다 들여다보겠다'라는 것이 재판 개입입니다."

"윤석열 면회 간 장동혁, 얻는 게 뭐가 있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 국감에서 쟁점 중 하나가 김현지 부속실장의 출석 여부인 것 같은데, 국민의힘에서 안 나오길 바란다는 주장도 있더라고요.

"나와야죠. 설마 안 나오기를 바라고 있지 않을 겁니다."

- 나오는 게 국민의힘엔 안 좋은 거 아닌가요?

"그렇지 않을 거예요. 안 나오는 게 국민의힘에 더 좋은지는 잘 모르겠고요. 국가적으로 김현지 실장 같은 문제는 방치하면 안 돼요. 왜냐면 하도 국감에 안 내보내려고 하니까 지금은 '애지중지 현지' 얘기하잖아요. 근데 이게 계속 국감에 안 내보내려고 노골적으로 감싸고 돌면 대통령실 안에서는 다 알아요. 정말 김현지 실장이 가장 힘이 센 사람이 맞구나라고요. 이른바 '비서실세'가 되는 겁니다. 그러면서 '애지중지 현지'를 넘어서서 '좌지우지 현지'가 됩니다."

- 그럼, 운영위로만 합의할 수 있나요?

"그건 제가 원내 전략을 담당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만약에 민주당에서 김현지 실장을 진정성 있게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한다면 여야 간에 협상이 가능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도 국정감사가 계속 진행되면서 시간이 가고 있잖아요. 그렇게 계속 시간을 끌면서 국감 막바지에 있는 대통령실 국감 운영위 하나만 출석시키겠다고 한다면 국민들께서 보시면서 꼼수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 17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김민수 최고위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게 알려지며 당내에서 논란이 있는 것 같아요.

"부적절하죠. 이건 어느 쪽으로부터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가 어려워요. 헌법을 존중하고 헌법정신을 내면화한 올바른 정신을 가지고 있는 보수부터 나아가서 중도까지, 지금 윤 전 대통령 면회한 것을 좋게 평가하겠어요?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서 일말의 인간적인 연민이 남아 있는 분들조차도 이 면회를 좋게 보지 않더라고요. 그러면 이걸 해서 얻은 게 뭐가 있죠?"

- 지금 이 타임에 왜 간 걸까요?

"저도 그걸 이해를 못 하겠어요. 왜냐하면 10.15 부동산 대책이 굉장히 문제가 많잖아요. 야당은 이런 잘못된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 국민을 대신해 정확하게 문제점을 짚고 따져 묻고 잘못된 정책이 철회되도록 하는 데 모든 역량을 다 집중해야 됩니다. 그게 가장 우선순위에 있어야 해요. 그런데 이렇게 지금 시점에 윤 전 대통령을 면회 감으로 그런 전선이 흐트러지잖아요. 나아가서 민주당이 역공할 수 있는 소지마저 제공해 줬어요. 그러면 이건 단순히 국민의힘이라고 하는 당이 손해 보고 말고의 문제를 넘어서서 국민들께도 해로운 일이에요."

- 김건희씨가 근정전에 가서 용상까지 앉았다던데 어떻게 보세요?

"부적절하죠.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 왜 그랬을까요? 아무도 그렇게 한 사람이 없잖아요.

"그분은 그거 말고도 상식적이지 않은 일을 워낙 많이 했잖아요.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해 봤을 때 대통령 배우자가 금거북이 받는 게 맞아요? 잘못된 거잖아요. 훨씬 더 비상식적이고 잘못된 일들을 많이 했고 경복궁 근정전에서 그런 행동들을 한 것도 새삼스럽지는 않아 보여요.

다만 김건희씨에 대한 비판에만 그쳐서는 우리 사회가 얻는 교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건희씨가 다시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위치를 되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즉 '반복 가능성'이 없어요. 그러나 제도는 반복 가능성을 수반합니다. 지난 정부 내내 특별감찰관이 공석이었는데, 제때 특별감찰관을 임명했더라면 대통령 배우자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좀 더 일찍 발견하고 부분적으로라도 제어하는 것이 가능했을 겁니다.

이재명 정부에서도 민주당은 금년 내로 특별감찰관을 추천할 계획이 없다고 하는데, 앞선 정부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서 여당은 빨리 국회의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에 앞장서고, 이 대통령도 신속히 특별감찰관을 임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송영훈 변호사
송영훈 변호사 ⓒ 송영훈 제공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송영훈#사법개혁#대법관증원#조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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