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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서울 청계천 광통교 도로에 모인 800여 명의 특수교사와 시민들 앞에서 서권일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다음처럼 온몸으로 말하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 청계천 광통교 도로에 모인 800여 명의 특수교사와 시민들 앞에서 서권일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다음처럼 온몸으로 말하고 있다. ⓒ 윤근혁

"특수교육은 인권입니다. 특수교사는 세상이 우리를 포기했을 때 처음으로 손을 내밀어준 첫 번째 동료였습니다. 이런 특수교사의 죽음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함께 외칩시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25일 오후 3시 서울 청계천 광통교 주변에 800여 명의 특수교사와 시민들이 모였다. 그들 앞에서 서권일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이 온몸으로 말했다. 휠체어를 타고서다. 이날 집회는 위법 과밀학급에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다 1년 전에 사망한 인천 학산초 고 김동욱 교사를 추모하기 위해서다.

쥐어짜듯 온몸으로 외치는 서 소장의 구호 선창을 집회 참석자들은 어느 때 보다 더 큰 목소리로 따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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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육 방치하는 교육청 규탄한다!"
"교육은 권리다! 특수교육은 생존이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고 김동욱 교사 1주기 추모와 특수교사 여건 개선 요구 전국 집회'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 실천교육교사모임, 인천특수교사사망진상규명을위한비상대책위 등 4개 단체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이 자리엔 교사들은 물론 휠체어를 탄 장애인 5명도 끝까지 함께했다.

"특수교육은 인권인데, 특수교사 죽음이..."
 25일 오후 2시부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 실천교육교사모임, 인천특수교사사망진상규명을위한비상대책위 등 4개 단체 공동 주관으로 ‘고 김동욱 교사 1주기 추모와 특수교사 여건 개선 요구 전국 집회’가 열렸다.
25일 오후 2시부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 실천교육교사모임, 인천특수교사사망진상규명을위한비상대책위 등 4개 단체 공동 주관으로 ‘고 김동욱 교사 1주기 추모와 특수교사 여건 개선 요구 전국 집회’가 열렸다. ⓒ 윤근혁

이날 4개 단체는 성명서에서 "인천시교육청은 특수학급이 위법 상태에 이르게 하고, 불법적 임의 기준으로 위법 상태를 지속시켰다"라면서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통해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특수교육법을 준수하지 않는 관행과 구조적 문제를 즉각 시정하라"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어 "특수교사를 포함한 모든 교원은 과중한 행정업무로 인해 교육 본연의 임무를 과도하게 침해받고 있다"라면서 "교육청과 교육부는 특수교육법을 엄중하게 준수하고, 특수교사 법정 정원을 확충하여 과밀학급을 해소해야 한다. 중도중복장애학생 배치 학급에 특수교사를 추가 배치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정소영 인천 학익고 교사는 "2024년 10월, 김동욱 선생님은 특수교육법이 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온갖 악조건 속에서 애쓰시다 교육 당국의 무책임 벽에 부딪혀 돌아가셨다"라면서 "선생님의 죽음은 많은 교사와 시민의 마음을 흔들었다. 몸과 마음이 무너져가도 주 29시간 수업에 최선을 다한 선생님의 버팀이 너무나 안타까워서, 계속되는 증원 요청을 '법정 정원 3명 초과하여야만 해줄 수 있다'라며 거부한 교육청의 위법과 무책임에 너무나 화가 나서 마음이 끓었다"라고 말했다.

고 김동욱 교사 사망 진상조사위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시교육청은 특수교육법에서 규정한 '특수학급당 학생 제한 인원 6명 이하' 조항을 어긴 채, 고인이 8명의 학생을 가르치도록 방치했다. 고인과 학산초가 여러 차례 '특수학급 증설'을 건의했는데도 이를 무시했다. 한시적 기간제교사 95명이 정원으로 남아돌았는데도, 특수교사도 추가 배치하지 않았다. '특수학급 정원 9명이 되어야 교사 추가 배치'라는 자신들이 제멋대로 만든 위법 규정을 따른 결과였다.

"책임자 중징계하라" 구호 반복됐지만, 사망 1년 되도록 징계자 0명

 25일 오후, 고 김독욱 교사 어머니의 글을 인천 청인학교 최영수 교장이 대독하자, 참석자들 가운데 일부는 눈물을 흘렸다.
25일 오후, 고 김독욱 교사 어머니의 글을 인천 청인학교 최영수 교장이 대독하자, 참석자들 가운데 일부는 눈물을 흘렸다. ⓒ 윤근혁

고 김동욱 교사의 어머니는 이날 발표한 글에서 "나는 네가 하늘로 가고 난 뒤 (살아생전엔 들은 척도 않더니) 바로 신규 교사를 발령 내주고, 또 학급 증설을 해주는 교육청의 행동이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단다"라면서도 "그래도 순직이라는 것이 너의 명예를 지켜줘서 고맙고, 열심히 살아준 널 기억할 기회가 되어 다행이다. 그래도 간간이 너를 보고 싶어 엉덩이 두드리며 '아들, 힘내' 하고 싶은데, 옆에 없어 너무너무 아쉽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유족의 글을 인천 청인학교 최영수 교장이 대독하자, 참석자들 가운데 일부는 눈물을 흘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10여 차례 가까이 외쳤다.

"인천시교육청은 더 이상 책임 회피하지 말고 책임자를 중징계하라."

하지만, 인천시교육청은 고인이 사망한 지 1년이 흐르고, 고인이 위법한 과밀학급에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린 것이 사망의 원인으로 받아들여져 순직 인정까지 받았는데도 위법을 방치하고, 법규 위반 규정을 제멋대로 만든 교육청 특수교육팀 직원들을 단 한 명도 징계하지 않고 있다.

#특수교사사망#책임자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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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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