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서울대학교 학생과 시각장애인이 함께한 미술관 체험지난 10월 23일 서울대학교 교양과목 ‘베리타스 실천: 눈과 마음’ 수업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렸다. ⓒ 조현대
서울대학교 학생 33명과 시각장애인 16명이 함께 참여하는 미술관 감상 워크숍이 지난 23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됐다.
서울대학교 교양과목인 '베리타스 실천 : 눈과 마음' 수업은 시각 이외의 감각을 통해 세상을 경험하는 커리큘럼으로 구성됐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학생 1~2명과 시각장애인 1명이 조를 꾸려 함께 작품을 감상하고 시각 이외의 감각을 중심으로 느낀 점을 공유했다. 참여한 시각장애인은 전맹과 저시력을 비롯해 성별과 연령대가 고르게 구성돼 있었다.
필자는 조혜민, 최재호 학생과 함께 조를 이뤄 3개의 작품을 감상했다. 학생들은 사전에 미술관에 방문해 시각장애인에게 어떤 작품을 설명할지 기획한 상태였다.

▲시각장애인의 미술관 관람필자(사진 맨 오른쪽)가 최재호 학생의 설명을 통해 미술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 조현대
학생들과 함께 진행한 미술 감상
처음 시각장애인을 대한다는 학생들은 이날 워크숍 초반만 해도 다소 긴장한 듯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작품을 소개할 때부터는 필자를 비롯한 시각장애인들에게 열정적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이들은 시각 중심의 감상에서 벗어나 촉각, 후각, 타인의 언어적 묘사를 통해 작품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고자 했다.
일반적으로 시각장애인에게 미술이란 다소 관련 없는 예술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맹학교를 졸업한 필자 역시 그간 미술 수업을 듣긴 했으나 시각 중심의 설명이었기에 큰 흥미로 다가오지 못했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필자는 미술이 단순히 보는 것에만 머무르지 않으며 시각장애인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예술 영역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작품의 촉감을 느끼고 후각을 통해 재료들의 쓰임새를 떠올리는 것으로도 충분히 미술 감상이 이뤄질 수 있었다.

▲시각장애인의 미술관 관람기시각장애인의 미술관 관람 필자(사진 중앙)가 최재호 학생(맨 오른쪽)과 조혜민 학생(맨 왼쪽) 설명을 통해 미술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 조현대
'베리타스 실천 : 눈과 마음' 과목을 듣고 있는 학생들도 해부학적·사회복지학적 관점에서 시각장애를 탐구하고 관련 연구 방법을 논의하고 있었다.
필자와 감상을 함께한 최재호 학생은 "이 수업을 통해 시각장애인과 접목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며 포부를 밝혔다. 재호 학생은 물론 혜민 학생도 상당한 열의를 갖고 이번 워크숍에 참여하며 필자의 감상평에 귀를 기울였다.
서울대학교는 이번 교양 과목을 통해 시각 예술 감상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한다는 계획이다. 수업을 담당한 교수진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감각 경험을 통해 시각 중심 사회에 새로운 인식 전환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