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5일 김해에서 열린 행사 때 방사되었던 황새가 폐사하자 김해환경운동연합이 23일 김해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발한다고 밝혔다.
15일 김해에서 열린 행사 때 방사되었던 황새가 폐사하자 김해환경운동연합이 23일 김해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발한다고 밝혔다. ⓒ 김해환경운동연합

김해시장과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행사에서 방사된 황새가 곧바로 죽자 환경단체와 변호사들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지자체장 등을 고발했다.

김해환경운동연합은 '동물의권리를옹호하는 변호사들'과 함께 23일 김해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사 동원 황새 폐사에 따른 고발을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홍태용 김해시장과 담당 공무원, 국가유산청장, 수의사·사육사를 야생생물보호및관리에관한법률과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변호사들이 다음 날인 24일 김해서부경찰서에 고발장을 내기로 했. 앞서 한 민간인이 개별적으로 같은 경찰서에 홍태용 시장과 담당공무원, 수의사·사육사를 고발한 바 있다.

AD
김해시는 지난 15일 화포천습지과학관 개관식을 열었고, 이때 황새 3마리를 방사했으며, 이 가운데 수컷 1마리가 폐사했다. 죽은 황새는 2024년 충북 예산에서 김해로 와 사육장에서 지내왔다. 황새는 천연기념물이면서 멸종위기종이다.

이날 황새들은 사육장에서 700m 떨어진 과학관 마당으로 데려와 행사 시작 전부터 약 1시간 40분가량 폭 30–40cm 목재 통(케이지)에 가둬져 있었다. 당시 외부 기온은 22℃ 정도였다.

김해환경운동연합과 변호사들은 "매우 황당하고도 황망한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묻고 재발을 막기 위한 요구를 한다"라며 "이번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공공의 안전·윤리·관리 의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엄중한 조사가 필요한 사안이다"라고 밝혔다.

당시 상황 관련해, 이들은 "햇볕이 따가워 행사 참석자들에게는 차양용 우산이 지급됐음에도 불구하고, 케이지에는 그늘막 같은 조치가 전혀 없어 직사광선·환기·스트레스 등으로 탈진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해시는 케이지를 국가유산청에서 대여받았을 뿐이고, 국가유산청은 적절한 장비가 제공됐다고 주장하는 등 기관 간 해명이 엇갈리며 책임을 회피하거나 서로 떠넘기며 사건을 봉합하려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고발과 관련해 이들은 "천연기념물·멸종위기종을 행사의 전시나 상징의식(퍼포먼스)으로 동원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안전조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관리·감독 의무를 위반했고, 행사 주최·관리 책임자들이 행사 설계·진행 단계에서 위험을 예견하거나 예방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한 과실·직무유기의 책임이 있으며, 사건 직후 대응 과정에서 기관 간 책임 떠넘기기 형태의 해명이 반복되고 있어 증거조작·은폐 우려까지 확인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야생동물·멸종위기종의 방사·이송 과정에서 관리 부실로 인한 폐사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2023년에는 방사 과정에서 복원·이송된 멸종위기 여우가 회귀 과정 중 사망한 사례가 있었고, 반달가슴곰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관리·증식 과정에서도 사망·방치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라고 언급했다.

이번 황새 폐사와 관련해 김해환경운동연합과 변호사들은 "수의학·조류학·동물복지 전문가, 시민·환경단체 대표가 참여하는 독립 조사단을 구성해 사망 원인 규명과 책임소재를 투명하게 밝혀야 하고, 김해시장과 담당 공무원·수의사·사육사, 국가유산청장 등 관련자에 대해 형사·행정 책임을 묻고 필요시 징계 조치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재발방지 등 관련해, 이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공공행사 동물 동원 모라토리엄'을 시행하고 명확한 안전·윤리 기준 수립과 사고방지책을 마련할 것", "복원·방사·이송시 사전·사후 검증·보고체계를 법제화하고, 운송·대기·방사 매뉴얼을 마련·공개하며, 상시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제시했다.

정진영 김해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비인간 생명에 대한 대상화가 아닌 생명체 동종으로서의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전환적 발상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이번 황새의 죽임처럼 비인간 생명에 대한 형식적인 보호로 비극은 계속될 것이다. 동물의 생명과 생태계 복원을 '전시'나 '볼거리'로 소비하는 관행을 더이상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지현 변호사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종인 황새를 공공행사에 동원하면서, 적정한 보호와 관리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법률상 허가 절차와 안전조치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동물보호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는 공공행정의 영역에서 발생한 명백한 동물학대 행위"라며 "피고발인들은 법이 정한 자신의 직무를 다하기는커녕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형법의 직무유기죄에도 해당한다"라고 지적했다.

황새 폐사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국가유산청과 김해시는 냉동 보관되고 있는 폐사한 황새의 숨진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부검하기로 했다.

 15일 열린 김해시 회포천습지과학관 개관식 때 황새 방사 행사.
15일 열린 김해시 회포천습지과학관 개관식 때 황새 방사 행사. ⓒ 김해시청

 15일 김해에서 열린 행사 때 방사되었던 황새가 폐사하자 김해환경운동연합이 23일 김해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발한다고 밝혔다.
15일 김해에서 열린 행사 때 방사되었던 황새가 폐사하자 김해환경운동연합이 23일 김해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발한다고 밝혔다. ⓒ 김해환경운동연합

 15일 김해에서 열린 행사 때 방사되었던 황새가 폐사하자 김해환경운동연합이 23일 김해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발한다고 밝혔다.
15일 김해에서 열린 행사 때 방사되었던 황새가 폐사하자 김해환경운동연합이 23일 김해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발한다고 밝혔다. ⓒ 김해환경운동연합

 15일 김해에서 열린 행사 때 방사되었던 황새가 폐사하자 김해환경운동연합이 23일 김해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발한다고 밝혔다.
15일 김해에서 열린 행사 때 방사되었던 황새가 폐사하자 김해환경운동연합이 23일 김해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발한다고 밝혔다. ⓒ 김해환경운동연합

#황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윤성효 (cjnews) 내방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0

연도별 콘텐츠 보기